• 민주노총 쇠고기 투쟁 수위 고심 중
        2008년 05월 19일 02:59 오후

    Print Friendly

    정부가 검역주권 명문화 등 한미 추가협상을 추진하며 쇠고기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이 19일 오후 임원 및 산별대표자 합동 회의를 열고 쇠고기 투쟁에 대한 구체적 방침을 확정짓는다. 하지만 쇠고기 국면과 관련된 총파업 선언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지난 16일 오후 중앙집행회의를 열고 총파업이 포함된 쇠고기 총력투쟁에 대한 전술을 최종 조율키로 했으나, 각 산별연맹의 내부 논의 부족 및 투쟁 동력에 대한 우려로 결정을 유보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체로 총파업에 대한 당위성에 공감하며 ‘하루 총파업’ 등 투쟁의 상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구체적인 현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기의 적합성’ 과 ‘현장의 준비’ 정도 등으로 인해 신중하게 접근해야된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에 ‘결사항전’할 것을 밝히고 있는 민주노총.
     

    "잘 모르겠다"

    허영구 민주노총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저지 대책팀장은 "지난 중집에서는 민주노총 지도부가 갑자기 총파업에 대한 안건을 처음으로 제시하고 각 산별 연맹 차원의 충분한 내부 논의없이 진행돼 총파업 선언 결정이 유보됐다"면서 "결국 각 산별 연맹의 논의 결과에 따라 총파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지금으로서는 총파업 선언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민주노총 총파업 선언의 열쇠를 쥐고있는 주요 산별연맹은 대체적으로 ‘유보적’이었으며, 19일 예정된 회의에 대해서도 ‘총파업 선언’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노총 내 주력부대인 금속노조 측의 남택규 수석부위원장은 "당위성과 명분은 충분히 공감하고, 금속은 언제든 선봉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하지만 일회성으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전체적인 정세와 장기적 전술 속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속노조는 쇠고기 투쟁과 관련해 향후 중집 등을 통해 계속 심도있는 내부 논의를 벌일 계획"이라며, 이날 산별대표자회의 전망과 관련해 "오늘 회의에서도 무언가 뚜렷한 결론을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공공운수연맹은 지난 16일 중집에서 오는 25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가 강행될 경우 ‘범국민 결의대회’ 주최를 총연맹에게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공공운수 연맹도 총파업 선언에 대해서는 정교하게 접근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당위성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공공운수연맹의 박용석 사무처장은 "총파업의 실효성이나 당위성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면서 "일단은 운수 노조와 민주노총이 운송 거부 저지 투쟁에 전조직적으로 총력을 다하고 현장 동력을 점검해 그 다음 단계에서 총파업을 신중하게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 노조 홍명옥 위원장은 "총연맹 차원의 종합적인 투쟁 기조를 판단해야 한다. 각 연맹별의 입장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화학섬유연맹, 서비스연맹, 전교조, 공무원노조 측도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현실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화학섬유연맹 이상진 위원장은 "하고 싶어도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동력이 안된다"면서 "향후 쇠고기 뿐 아니라 비정규법, 정부의 규제 완화 로드맵 등 다른 이슈들을 함께 묶어 일정한 시점이 되면 그때 제대로 된 실질적인 총파업을 만들어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연맹 강규혁 사무처장도 "현 사태에 대해 민주노총이 적극 복무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지만, 일부 조직만이 참여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이고 전면적인 총파업을 끌어내는 것이 가능할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황호영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쇠고기 문제를 짊어지고 나가야 되고, 17일 촛불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민주노총뿐 아니라 다른 시민사회단체들도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교조도 현 내부 동력으로는 파업을 할 수 없다. 파업이 가능한 산별 사업장들이 결정을 하면 그를 존중해 전교조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행동으로 동조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개입에 부정적 의견도

    공무원노조 손영태 위원장도 "민주노총 차원의 결의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지만, 향후 투쟁 수위에 대해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강행시 총력으로 저지하고, 그 외 물 사유화, 공공부문 민영화 등과 함께 묶어 파업을 논의하는 정도로 투쟁 수위가 논의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사무금융연맹의 경우는 민주노총의 조직적 개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사무금융연맹의 정용건 위원장은 "국민들의 자발성으로 만들어진 현 국면에 민주노총이 인위적으로 개입해 보수 언론 진영에 공연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