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잃은 2mB, 추락의 끝은 없다
By mywank
    2008년 05월 19일 05: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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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한 지 3개월도 안 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하향곡선을 그리며, 극심한 민심이반 및 지지층 이탈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이후인 지난 5일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그동안 30%대를 유지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8.5%로 떨어지며 ‘위기의 징조’를 나타냈다.

이어 지난 9일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발표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5.4%로 떨어졌고, 지난 16일 발표한 <CBS>의 여론조사에서는 23.3%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수준을 보였다.

   
▲ 5.18기념식에서 분향하는 이명박 대통령 (사진=청와대)
 

취임 석 달도 되지 않은 대통령의 지지도가 20%대로 급격히 추락한 것은 전례가 없는 경우로, 이 같은 기록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각종 추문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최저선으로 유지해왔던 35% 지지율에도 밑도는 것이다.

조선일보식 해석

한편 대표적인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는 「MB의 불통(不通) 왜?」라는 제목의 19일자 기사에서 보수성향의 교수들의 입을 빌어, △국민의 마음이 상한 걸 모른다 △우군만 주로 만난다 △잘 듣지 않는다 △말할 때 선택과 취합이 부족하다 △소통시스템이 부족하다 등을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주요원인으로 진단했다.

<조선일보> 기사에서 손영준 국민대 교수(언론학)는 "취임 초 인선 기준에 관해 이 대통령이 국민들의 여론과 달리 좀 일방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며 "국민들에게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몸을 낮추는 겸손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기관 간부는 “대통령이 국민의 의견을 잘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고 주로 자신의 생각만 전달하려고 한다”며 “그 이유는 바로 대통령 스스로 다 알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분석은 표피적이고, 이 대통령의 개인적인 성격이나 스타일 문제로 지지율 추락의 원인을 찾고 있다는데 한계가 있다. 이명박의 실수나 잘못 때문에 이 같은 지지율 하락 현상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의 성공과 성취가 국민을 배신할 수밖에 없는 이해 관계의 상충이 보다 본질적인 것일 수 있다. 

이명박, 대책이 없다

서강대 손호철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은 ‘강부자 내각’으로 일컬어지는 일련의 잘못된 장관 인선, 한반도대운하, 영어몰입 교육,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국민들의 정서와 괴리감이 있는 정책의 무리한 추진 때문"이라며 “경제를 살릴 거라 믿고 이명박을 찍었던 지지층들도 현재 경제적 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으니까,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더 이상 ‘깜짝쇼’로는 등 돌린 국민들의 마음을 되찾기는 힘들 것”이라며 “민생문제 해결이란 실질적 방법밖에 지지율 하락을 반전시킬 카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교수는 “양극화로 초래된 민생문제는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규제완화 등 신자유주의적인 해결책으로는 먹혀들기 어렵다”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추세는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톨릭대 조돈문 사회학과 교수는 “새 정부 초기에는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기 때문에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이 보통”이라며 “지지율이 일찌감치 추락한 것은 인수위 시절부터 내놓은 정책들이 ‘특권소수층만’을 대변한다는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심어졌고, 이후 정부관료들의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런 이미지들이 국민들의 머릿속에 고착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추진하는 정책 자체가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이유는 부처 간의 업무조율이 미숙해서가 아니라, 정책의 방향 자체가 상황에 따라 바뀌고 있다는 점”이라며 “총선과정에서 한반도대운하 추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뒤로는 추진하고 있고,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의사을 피력했다가 여론이 나빠지자 철회하는 일들이 반복되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20%대의 지지율은 그의 주 지지층인 보수세력이 이탈한 상태이며, 이명박 정부는 주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키기 위해 더욱 보수특권층 색깔이 강한 정책들을 추진해 상황을 반전시킬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위험한 시도고, 국민 대다수의 바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조 교수는 덛붙였다.

이명박 정책 자체가 문제

성공회대 조현연 교수(정치학)는 “‘강부자 내각’이라고 불리는 새 정부의 인사문제 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려 있는 사안인데, ‘먹기 싫으면 사지말라’는 식의 악수를 두며 악화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원인을 진단했다.

조 교수는 또 “이 대통령은 계속 민심을 잃어갈 가능성이 커 보이고, ‘한반도 대운하’란 카드를 통해 국면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한반도 대운하 카드는 얼마 가지 못할 것이고 국면을 전환시킬 근본적 대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결국 고도의 ‘시간끌기’ 전략으로 악화된 민심을 가라앉힐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후마니타스 박상훈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보통사람들 눈에는 이해하기 힘든 ‘특권층의 프레임’을 갖고 국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평범한 서민들에게 이 기준을 맞추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이를 맞추기 힘들고, 자신들의 바람을 수용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대대수 국민들은 현재 욕구불만에 걸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앞으로 이명박 정부는 대다수 국민들의 욕구불만을 채우려고 하지 않는 이상, 지지율의 하락도 멈추기 힘들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정서적으로 공감대를 얻을 만한 카드 역시 준비하고 있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통합민주당·민노당 등 야권은 부랴부랴 국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전선’을 구축하며, 이명박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반등해야 할 야권 지지율 역시 하락추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CBS>가 리얼미터를 통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통합민주당은 지난 9일보다 8.3%p 떨어진 16.9%를 기록했고, 민주노동당은 7.7%(1.5%p 하락), 진보신당 1.8%(3.8%p 하락)를 보이며, 국민들은 야권을 ‘이명박 정부’의 대항마로 평가하지 않았다.

야당들도 지지부진

이에 대해 진보성향의 학자들은 한 목소리로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강대 손호철 교수는 “국민들이 아직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가시지 않은 상태고, 현재 진보진영 역시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차별화를 하는 데,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며 “앞으로 진보진영이 국민들에게 다시 신뢰를 얻으려면, ‘진보적 대안’을 대중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때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대 조돈문 교수는 “야권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며 “보수야당인 통합민주당은 한미 FTA 추진 등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경제노선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차별성이 없고, 민노당은 능력 있는 의원들이 많이 떨어져서 역량이 부족한 상태이며, 진보신당 역시 의정활동이 막혀 있어 국민들이 대안세력을 선택하기 힘든 상태”라고 지적했다.

성공회대 조현연 교수 역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에 ‘실망의 틈새’를 치고 나올 역량이 진보세력에서 부족한 상태”라며 “진보세력이 국민들의 요구에 귀기울이고 분발하지 않는 이상 이명박 정부의 대한 실망이 대안세력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후마니타스 박상훈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등에 대해 야권에서 이명박 정부에 비판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 진보진영이 주도적으로 나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라 촛불문화제 등 국민들의 요구에 못이겨 수동적으로 끌려나온 것”이라며 “야권에서 조직 기반을 다지고 이슈를 선점해 나서지 않는 이상 지금의 상황을 주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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