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 '6.4 결전' 치열…노동 현장은 고민중
        2008년 05월 15일 01: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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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수요일 저녁 7시 창원시 대방동 성원3차 상가에 진보신당 노회찬 상임대표와 단병호 전 의원이 나타났다. 퇴근하는 노동자들과 산책나온 주부 등 지역주민들은 "어?" 하다가 이내 "아~!" 했다. 진보신당 경남도 의원 이승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선대위 출범식이 열리는 날이다. 

    창원시 4선거구인 이 지역은 노동자 가족 밀집 지역으로 사파, 가음정, 성주동을 포괄하고 있다. 이승필 후보는 지난 2006년 민노당 후보로 출마해 37%라는 높은 득표로 차점 낙선한 곳이기도 하다.

       
      ▲사진 가운데가 이승필 후보.
     

    노회찬-심상정 등 공동선대위원장

    이승필 선대위 위원장으로는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대표와 송정문, 최재기 경남도당 공동대표, 임수태 경남도당 고문이 위촉되었고, 선대본부장은 김창근 전국금속노조 전 위원장이 맡았다.

    이와 함께 마창지역에서 오랫 동안 노동자들과 글쓰기 등을 함께 해온 소설가 김하경씨와, 박호철 노동사회교육원 고문, 거제 김해연 도의원, 김해 장유 이영철 시의원 후보 등이 참석했다. 또한, 지역의 노동조합 활동가들과 상인들, 주부들, 주민들 수백명으로 사무실 안팎은 발 디딜 틈이 없는 성황을 이뤘다.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 진보신당 노회찬 상임대표는 “이만큼 검증된 후보가 대한민국에 어디 있겠습니까? 노동자, 서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도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노원병에서는 떨어졌지만, 창원 이승필 선거 반드시 여러분과 함께 저 노회찬이 당선시키겠습니다.”라며 전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민노당을 탈당하고 진보신당에는 동참하지 않고 있는 단병호 전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단병호 전 의원과 이승필 후보는 전노협 위원장과 마창노련 의장, 민주금속연맹 위원장과 직무대행, 금속연맹 위원장과 금속연맹 경남본부 본부장을 같은 시기에 맡아서 각별한 ‘동지애’가 통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단병호 전 의원은 이승필 후보 선대위원장을직은 고사했지만, 후보와의 인연으로 인해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각별한 ‘지원사격’을 약속했다. 

    그는 “공개적인 자리에 얼굴을 비친 건 지난 총선, 진보신당 거제 백순환 선거사무소 개소식 이후 처음”이라며 “이승필과 백순환 동지는 제가 가장 아끼고 신뢰하는 동료이자 동지입니다. 20년 동안 수배와 징역 생활을 같이 했습니다. 이 후보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원칙을 포기하는 것을 못봤습니다”라며 지지를 부탁했다.  

       
      ▲단병호 전 의원이 이승필 후보 지지를 부탁하고 있는 모습.
     

    단병호 전 의원 ‘지원 약속’ 눈길

    그는 또 “민노당을 통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완전히 실패”했으며 “창원 제4선거구에서부터 이승필 후보를 당선시켜 새롭게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병호 전 의원은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여 선거운동을 함께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단병호 전 의원은 “승필이 필승, 단병호”라고 글을 남겼으며, 노회찬 상임대표는 이승필 후보의 이름으로 “이제 승리는 필연적입니다.”라는 삼행시를 남겼다.

    참석자들의 연호와 박수 속에 등장한 이승필 후보는 “여태껏 힘들고 어려운 길을 마다 않고 걸어왔다. 정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시대에 진보신당 후보로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 민노당이 잘못 걸어온 길을 바로잡아 진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 새로운 진보의 길에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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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4선거구에는 민주노동당에서 지난 지방선거 때 창원시장 후보였던 손석형 후보를 출마시켜 맞불을 놓아 선거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지역구(창원을)라는 점과 함께 민노당이 이승필 후보 출마 결정 이후 창원갑 지역위원장 출신의 후보를 지역을 옮기면서까지 대항마로 출마시켰다는 점에서 두 당 사이의 치열한 ‘전투’가 예상된다.  

    권영길 지역구에서 맞붙는 양당 후보

    이와 관련 민노당은 탈당했으나 진보신당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는 노동계 지도급 한 인사는 "민주노동당은 총선 이후 노동 현장에서 진보신당 고사 전략을 쓰고 있다. 이번 창원 4선거구에서 손 후보를 뒤늦게 배치시킨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권 의원의 경우도 자신의 지역구에 두 후보가 맞붙는 것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4선거구의 ‘경쟁’이 단순한 지역 선거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조직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이 지역에서 민주노조 운동의 지도적 역할을 담당해왔던 두 당의 후보가 본격적으로 맞붙는 상황이 만들어져 지역 노동 현장은 혼란과 고민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 손석형 후보는 두산중공업 출신으로 전직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을 지냈다. 이승필 후보는 대림자동차 해고자로서 마창 노동운동과 금속산업 노동운동 과정에서 4번이나 구속된 경력이 있고, 마창 노동운동의 중요한 축인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의 초대위원장이자 현 지도위원이다. 

    현재 이 지역에 있는 단위 사업장별 노조 지부나 산별 지역조직들은 운영위나 대의원회의 등 각급 논의 단위에서 보궐선거에서 정치적 입장을 결정하기 위해 고심에 찬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고뇌에 찬 논의 진행 중

    이와 관련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방침에 대한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의 경우 이 같은 방침이 형식적으로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돼 있으나, 보수정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제어하기 위한 이 방침이 진보정당 사이의 경쟁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또한 지난 총선에서 배타적 지지 방침은 사실상 그 의미를 상실한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민주노총 충북본부의 경우 배타적 지지 방침을 철회한 바가 있다.

    현재 창원 4선거구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주자들은 이승필, 손석형 후보 이외에 한나라당 후보가 3명으로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석수근 후보, 경남체육회 이사 이양재 후보, 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직능특보를 지낸 안소동 후보 등 모두 5명이다.

    한편 진보신당 경남도당은 창원 외에 거제 1선거구에 고영주 후보, 김해시의회 의원 다선거구에 이영철 후보를 출마시키기로 했다. 김해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오는 17일 저녁 6시에 열리며, 거제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21일 저녁 7시에 열린다. 두 곳 모두 심상정 상임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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