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미국산 쇠고기 수입시 결사항전"
        2008년 05월 13일 01: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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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이 13일 미국산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위해 개별 시민으로 참가하는 것을 넘어 파업에 준하는 전조직적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 및 보건, 금속 등 산별대표자들은 이날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의 투쟁은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고 축산농가의 생존권을 지키는 투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잇따라 열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집회를 문화행사의 범위를 벗어난 미신고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주최자를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혀 향후 충돌도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 참가단체로서 미국산 쇠고기 협상 무효화, 협상 책임자 파면, 대국민 공개사과, 광우병 예방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4대 공동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오는 15일로 예정된 수입위생조건고시를 강행할 경우 ‘결사항전’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들은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특별법, 통상절차법 마련을 위한 전 조직적 서명운동에 돌입하고, 오는 24일로 예정된 중앙집행회의를 16일로 앞당겨 각 산하 대표자들과 함께 긴급 회의를 갖고 구체적 투쟁 방침을 확정키로 했다.

    ‘어륀지’ 정권이 영어 번역도 못하나

    민주노총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이 정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운수노조의 운송 금지, 서비스연맹의 유통과 판매 금지, 보건·금속 등 각 산별 단체협약 등을 통한 사업장 내 미국산 쇠고기 사용 금지, 주 부처 장관들의 구내 식당 이용실태 점검, 대국민 선전전 등을 통한 범국민적 저항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정부가 ‘어륀지’를 부르짓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영어 번역을 잘못했다는 게 안타깝다"면서 "그간 민주노총이 자칫 정치적 의도를 갖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촛불집회에 개별 시민으로 참석했으나 이제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대로 가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 농성을 포함한 파업까지 고민하는 구체적 투쟁 계획을 16일 중집에서 확정하겠다"면서 현실 가능성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과연 실천이 가능하겠는가에 대해 우려를 하시는데, 그러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번 투쟁을 통해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씻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허영구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대책팀장은 "실질적으로 정부가 미국과 재협상을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 쇠고기 고시 이후 결국 무방비 상태가 됐을 때 이를 막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구체적 힘은 민주노총과 산하 사업장이 갖고 있다"면서 "재협상을 이끌어 내기 위해 다른 산하 조직들과 집중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구체적 실천 계획을 민주노총이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인 운수노조 위원장은 "운송 반대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용하려 한다든가, 혹은 하지도 못하면서 선언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다"면서 "광우병 쇠고기를 막아  정부와 공범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많은 분들이 정부가 탄압할 텐데 어떻게 할 거냐, 조합원이라도 모르고 운반할 수 있지 않느냐, 비조합원들의 운반은 어떻게 막느냐고 물어온다"면서 "탄압은 감수하면 되고, 또 많은 비조합원들도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만약, 비조합원이나 정부가 동원한 인력이 쇠고기를 운반하면 그 앞에 누워서라도 저지할 것이며, 또 잘못 운반할 가능성에 대비해 집중적으로 정보 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대책위도 구성

    한편, 노동계에 이어 학계 및 대학생 단체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대열에 합류해 저지 투쟁에 나섰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등의 교수 단체들도 이날 오전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정부의 수입중단권, 미국 내 도축장에 대한 조사권, 전수검사권이 없는 이번 협정 사태는 한국의 주권 양도적 협상과 미국의 주권 약탈적이고 신뢰할 수 없는 행동이 합쳐진 결과"라며 협상책임자 처벌 및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 파기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전국 30개 대학 총학생회,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한총련 등 57개 대학생단체도 중앙대에서 시국회의를 열고 ‘광우병 위험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저지와 검역주권 회복을 위한 전국 대학생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오는 16일 전국동시다발 ‘대학생 행동의 날’을 열고, 각 대학 식당에서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막는 ‘광우병 안전지대’ 선언운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최근의 촛불 집회는 대체로 집시법상 신고가 필요하지 않은 문화행사의 범위를 벗어난 미신고 불법집회로 판단된다"면서 "촛불만 든다고 문화제로 간주돼 집회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집시법상으로도 예외적으로 특별한 상황에는 질서 유지인을 두는 등 조건을 달아 야간에도 집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이 있다"면서 "다만 야간에는 다중이 모였을 때 질서 유지나 위험 방지가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는 대부분 금지 통고가 된다"고 말해 향후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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