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진보는 젊어야 한다"
        2008년 05월 09일 10: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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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인권과 권리신장에 대한 문제도 진보 안에서 목소리를 내면 ‘진보의 분열’로 매도당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과연 여성의 권리와 진보가 함께 갈 수 있는 것인가요?”

    “진보라 해도 보수사회의 일원이죠, 성폭력 문제들이 나타날 수는 있어요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어떻게 이 문제를 취급하는가 하는 것이죠, 오랜 기간 성적인 피해를 당한 사람이 있어도 조직의 논리로 은폐되기 마련이죠.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죄에 대해선 단호하게 맞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심상정 대표가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한양대학교 제2공학관 302호는 늦은 시간까지 불이 밝혀 있었다. 한총련에서 빠진 한양대 총학이 한총련 행사에 강의실을 내줬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면서 강의실도 어렵게 구하고 홍보 포스터조차 붙이지 못했지만 약 50여 명의 학생들이 이 강의실에서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진보인사잖아요, 마침 학교에 오신다길래, 시간을 내서 오게 되었어요. 역시 말씀도 잘하시고 어려운 문제도 쉽게 설명해주시네요” 이름 밝히기가 민망했던(?) 한 여학생은 강의를 들으러 온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이날 강연회에서 ‘새로운 진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심 대표는 “진보는 젊어야 한다. 여기 계신 학생 여러분들이 진보의 주체가 되어야 진보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진보정치에 관심을 가질 것을 호소했다. 이어 “새로운 진보정치를 대학생들과 바꿔나가고자 하는 것”이라며 강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현 정부 비판도 빼 놓을 수 없었다. 심 대표는 “지금 정부는 마라톤에 비유하자면 선두그룹을 더 앞으로 밀어놓겠다는 것이며, 진보는 중간그룹과 후미그룹을 어떻게든 선두그룹과 좁혀 놓는가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정부가 국민 건강권까지 내주며 시행하려는 한미FTA는 마라톤 종점을 두배로 늘리고 5층짜리 100만개 대신 100층 건물을 짓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시간여의 강연시간 후 이어진 질의응답은 약 1시간 30여분 동안 계속되었다. 질문은 “심 대표의 대학생활”부터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중고등학생들의 정치참여”와 같은 현안에 대한 문제와 “386세대에 대한 비판” 등 정치적인 것까지 다양했다.

    학생들은 심 대표가 “대학 땐 생머리에 7cm 구두신고 치마입고 시위현장을 뛰어다녔다”는 회고에 웃고 “10대들이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 이루어지는 소통으로 시위를 이끌어나가는 걸 보면 그들의 정치판단력이 약하다는 근거가 없고 충분히 나올수 있다”는데 수긍했다. “정치인 386은 직장인 386의 문제의식을 대변하지 않고 경력을 장사해 뺏지를 얻은 것”이라는 비판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양대 학생은 아니지만 찾아왔다는 한 대학생이 심상정 대표에게 질문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한양대 새로운 진보정치를 지지하는 모임 허 건씨는 “이명박 정부가 단지 경제성장률이라는 숫자를 바탕으로 정치를 하려는 이 시점에 사람을 근본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진보정치를 고민하는 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자리를 만들었다”며, “한양대에는 7~8명의 진보신당 당원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는 ‘후배들과의 만남이 어떠냐’고 묻자 “좋죠, 늘 좋죠”라고 짧게 말했다. 심 대표는 “한양대 학내 문제로 학생들이 조금 왔는데 고려대같은 경우는 200명이 넘게 와 민노당 탈당 등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고 말했다.

    10시가 되어서야 강연을 끝낸 그는 집에 갈 생각 않고 끝까지 자리에 남아 강연을 들은 학생들의 사인공세에 일일이 답해 주었다. 쭈뼛쭈뼛 다가오는 학생들에게 인사를 나누던 그는 이어 학생들과 뒷풀이 자리에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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