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양갑 단일화 평가 논쟁 중
        2008년 05월 06일 07: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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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 심상정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4.9 총선 당시 한평석 통합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제안을 수용한 것을 두고 당내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5일 심 대표 측이 단일화에 대한 평가서가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 

    찬반 양론 팽팽

    이 평가서는 5일 올라온 이후 6일 9시 30분 현재 조회수 1700회를 기록 평균 조회수를 크게 넘어섰다. 댓글의 경우 100개 가까이 올라왔으나, 실제 논쟁에 참여하고 있는 당원 수는 상대적으로 소수에 불과해, 찬반 양론의 대표 논쟁의 양상을 띠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레디앙 자료사진
     

    심상정 대표는 4월 1일 한평석 후보에게 ‘대운하 반대’를 중심으로 한 후보단일화를 제안받았다. 심 대표 측은 2일 단일화제안을 수용하고 곧바로 실무접촉에 들어갔지만, 4일 한평석 후보의 제안 철회로 단일화는 무산됐다. 

    단일화는 무산되었으나 심상정 선본의 단일화 수용에 대한 당내외의 비판이 제기됐다. 비판하는 측은 ‘보수 세력과 선거연대를 하는 것은 선거 승리를 위해 진보의 가치를 훼손시킨 일’이라며 심 대표 측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측은 ‘한평석이 시민단체 등의 압력으로 먼저 심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는 점, 단일화 논의 자체가 한평석에 의해 제안됐다가 철회되었다 하며 심 대표의 의중과 무관하게 전개된 점’ 등을 들어 심상정 선본 측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5일 심 대표측은 당 홈페이지를 통해 “이 제의는 대운하 반대 외에는 아무런 실질적 조건이 없었기 때문에 정당 간의 연합도, 권력분점형 연합도 아니었고 굳이 확대 해석하자면 ‘대운하 반대’의 부분 정책연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단일화 제안은)한평석의 마지막 승부수였다고 보는 쪽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단일화의 타당성에 대한 여론도 좋은 편이어서 단일화가 됐을 경우 승리자가 얻는 추가 표가 많아 최종적으로 당선될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심 선본 "정체성 문제 발생하지 않아"

    심 선본 측은 또 “전부 아니면 전무인 상황에서 정체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민주당을 신자유주의로 규정한다 하더라도 생태주의의 입장에서 (대운하는)함께 반대할 수 있는 사항이며 일부 좌파를 제외하고는 (누구도)대운하 반대를 위한 광범위한 전선에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 “민주적 의사결정이 결여되었다는 것은 2~3일의 여유밖에 없었기 때문에 중앙당에서 지역으로 내려와 협의하는 절차로 대체되었고 강한 불확실성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경우 최종 판단은 당사자(후보)가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전술적 오류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퇴의 수순이든, 아니면 필승 전략이든 한평석의 제의를 거부하거나 묵살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여론조사 2위, 인지도 1위의 심상정이 평상시의 지역 활동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는데 이런 상황에서 시민사회와 일반인이 찬성하는 단일화 제의를 거부하는 것은 대단히 오만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기존 유시민 의원이 전국적 정치행위에 주력하면서 지역을 돌보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오만한 선택은 자살행위에 가깝다”며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로 한평석의 일관된 사기극이었다고 할지라도 후보는 (단일화 제안을)찬성해야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심 후보 측의 입장이 이와 같이 밝혀지자 진보신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는 이 문제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오가고 있다.

    보수정당과 연대해서야 vs 유권자 눈높이 맞춰야

    아이디 ‘백승민’은 “선본에서 전부 아니면 전무의 예로 들었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는 연대의 의미가 조금도 없었나”라며 “과연 전부 아니면 전무 성격의 단일화라면 덕양갑 단일화 대상이 한나라당이나 친박연대 소속이었다 해도 국민들이나 당원들이 이해하고 인정할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집권을 위한 의회정당이라고 해서 보수정당과 연대까지 해서 집권해야 하는가”라며 “선거에서의 승리가 절박하고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더라도 원칙있는 정당이라면 상대방 가려가면서 논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반면에 아이디 ‘빠블리또’는 “정작 덕양갑의 일반 유권자들 가운데 단일화 수용결정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진보신당 당원들인데 그 가운데 몇몇은 시민들이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심상정 홈페이지에 거창한 계급투쟁과 사회주의 선언으로 시작되는 격문으로 단일화 수용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빈축을 샀다”고 말했다.

    이어 “한 시민은 저런 낡은 용어를 구사하는 시대착오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이들 때문에 진보신당에 가입하려 해도 가입할 수가 없다고 일갈했다”며 “덕양갑 단일화 제안 수용 비판론자 가운데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단일화 제안 수용이 가져온 효과가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라”고 반박했다.

    한편 총선평가, 당 조직 정비, 제2창당, 재정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9일 열린 진보신당 확대운영위원회에서는 심상정 선본 측에서 제출한 평가서 내용을 원안 그대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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