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금 바꾸면 대통령 바꾸겠다"
        2008년 05월 03일 09: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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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연금법 개정 및 강제퇴출에 맞선 공무원들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됐다. 지난 달 26일 공무원노총이(위원장 김찬균) 광화문에서 공무원연금개정 저지 총궐기대회를 갖은데 이어 3일에는 민주공무원노조(위원장 정헌재)가 여의도 공원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악 저지를 위한 100만 공무원 노동자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최대 규모 집회

    이날 행사는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가족 단위로 올라온 조합원 2만 4천여명이 모여 공무원노조 설립 이래 가장 큰 규모이자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열린 최대 규모의 집회가 됐다.

       
      ▲사진=김은성 기자
     

    공무원들을 거리로 나서게 만든 투쟁의 ‘핵’은 올 6월 국회에 상정될 예정인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 중인 개정안에 따르면 33년 만기 가입자의 연금 지급률이 76%에서 45%로 약 30% 가 줄어든다.

    연금개혁 논의기구 구성 촉구

    그러나 총소득의 5.25%였던 공무원연금의 보험료율은 7%로 올라간다. 또 연금을 처음 받는 시기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늦춰지고 가입기간도 33년에서 40년으로 늘어나 ‘더 내고 덜 받는 것’이 된다. 

    또 국가공무원 정원 3,427명에 대한 강제퇴출에 이어 노동절인 1일 1만 명 이상의 지방공무원을 감축하는  조직개편 계획이 발표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선것이다.

    이들은 공무원 및 교원노동자 대표체가 노사동수로 참여하는 공정한 연금개혁 논의기구 구성을 촉구하고, 일방적인 연금개악 단행 시 강력히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이들은 "공무원연금 개악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전반적인 후퇴로 이어져 국가가 사회부양으로 책임져야할 국민의 안정된 노후 생활이 사보험 시장에 내몰려 향후 심각한 노후 양극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국가행정의 역할을 약육강식의 법칙에만 맞춰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기본생활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지지 않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국민들이라고 경고했다.

    연금 바꾸면 대통령을  바꾸겠다

    김찬균 공무원노총 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공무원 연금은 국가와 공무원 간의 약속으로 공공연금을 제대로 받는 것은 우리들의 아주 기본적이고 평범한 소망"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5년 계약직 근무이다. 연금을 바꾸면 공무원이 뭉쳐 대통령도 바꾸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초대위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말문을 연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연대사를 통해 "이제 우리들은 누르면 누른 대로하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하는 그런 공무원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공무원을 우습게보고 연금을 개악하고 구조조정하면 큰 코 다친다"면서 "정부는 공무원수만 줄이면 개혁이 되는 줄 하는데, 민주노동당은 사회 공공성을 강화하고 민영화를 저지하는데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식경제부공무원노동조합 임종환 위원장은 "머슴에게도 부양할 가족이 있고 희망이 있고 영혼이 있다는 것을 강력한 투쟁으로 깨우쳐줘야 한다"면서 "(공공부문 민영화는) 정부가 공약으로 내건 감세정책으로 인한 손실을 이른바 ‘돈 되는 공공부문’을 재벌기업이나 외국자본에 팔아 한시적으로 메우려는 한심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나라 공무원 1인당 국민 수는 53.6 명으로 일본의 28.9, 영국의 15.3 명, 미국의 13.3 명, 덴마크의 7.5 명에 비해 부족하다"면서 "국민의 손발이 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공무원은 뽑아야할 전봇대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킬 복지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창원에서 남편과 함께 올라온 윤미향(41)씨는 "잘하는 사람도 못하는 사람도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 모든 것을 경쟁의 논리로 보는 공공부문 민영화 등으로 인해 앞으로는 저소득층이나 서민들이 국민으로서 기본적으로 받아야 할 공적인 서비스에서 배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주최측이 시민 교통 불편을 감안해 시가지 행진을 하지 않기로 결정해 행사장 주변의 교통혼잡 없이 여의도 공원에서 대동놀이를 하며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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