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미친 소’에 밟히나?
    By mywank
        2008년 05월 02일 11: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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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이후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이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이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다. 인터넷 공간의 탄핵 발의에 동참하는 네티즌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연예인들도 쇠고기 협상 반대 여론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이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 국정 지지도 급락

    이와 함께 MBC의 인기 오락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이명박 대통령 출연 방침을 취소하는 등 쇠고기와 대운하 정책을 놓고 반이명박 여론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35.1%를 기록하는 등 급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55.1%를 기록했다. 집권 초기에 이처럼 낮은 국정 지지율을 보여주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이같은 온라인상의 움직임이 길거리 집회로 이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일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는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 주최로 "미친 소 너나 처먹어라"라는 제목의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 동안의 촛불집회가 주로 정치적 요구와 관련된 경우가 많았던 것에 비해, 이번 집회에서는 ‘쇠고기 수입 반대’라는 국민 건강과 연관된 민생 문제라는 점과 미국이 걸려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인터넷의 탄핵 여론은 지난 29일 MBC <PD 수첩>에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뒤로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디어 다음> 청원란에는 2일 오전 11시 반 현재, 515,938명의 네티즌들이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위한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MBC <PD 수첩>은 29일 방송에서, ‘광우병 소’ 동영상을 제작했던 미국의 동물보호단체인 휴먼소사이어티(‘Humane Society)를 찾아 동영상을 폭로한 배경과, 광우병으로 사망했다고 의심되는 아레사 빈슨의 장례식과 가족들을 취재했다.

    또 일본과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한미쇠고기협상 타결에 대한 반응을 들어보고, 광우병의 위험성을 의학적으로 검증해봤다.

    ‘안단테’라는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이 지난 6일 <미디어 다음> 아고라 청원방에 마련한 ‘국회에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 합니다’란 제목의 글에는 2일 오전 11시 반 현재 515,938명이 서명한 상태이다.

    서명에 동참한 네티즌들이 다음과 같은 의견들도 남겼다. 아이디가 ‘lollapalooza’인 네티즌은 “일본도 중국도 모두 쇠고기 수입에 제한을 두고 있다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넙죽 받아들여야 되는지 모르겠다. 소뼈 우려먹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이디가 ‘For me’인 네티즌은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걱정하는 국민들에게 ‘그럼 조금만 먹으면 되지 않겠나’고 말하는 대통령, 대운하 건설로 국토를 초토화시키겠다는 대통령, 국민들의 질병 기록과 개인 정보를 삼성생명에 제공하겠다는 대통령, 이런 사람이 바로 우리나라의 대통령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음 카페>에 마련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에도 2일 오전 11시 반 현재 65,205명의 네티즌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상태이며 23,788명이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위한 서명에 동참했다.

    뿐만 아니라 <디씨인사이드>의 ‘합성-시사 갤러리’에는 영화 <파송송 계란탁>의 포스터를 패러디 한 ‘뇌송송 구멍탁’과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 합니다>를 패러디한 ‘미친소’ 등 각종 패러디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또 광우병의 위험성을 만화로 그린 ‘미친 소 이야기’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미친 소 시리즈 인기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풍자한 패러디 포스터. (사진=디씨인사이드) 
     

    또 탤런트 김민선 씨는 지난 1일 새벽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이명박 정부의 쇠고기 협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남겨,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민선 씨는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 채로 수입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라며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비판했다.

    이어“나랏 님은 국민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행복을 지켜주어야 한다”며 “나랏님이 자신의 나라를 존경하지 않고, 자신을 뽑아준 국민을 존경하지 않는 그런 불상사는 제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MBC 오락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은 어린이날을 맞아 청와대를 찾아 이명박 대통령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무한도전> 게시판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출연을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이어졌다.

    아이디가 ‘CHOIMIRY’인 네티즌은 “무한도전은 시청자가 준 사랑을 무시하는 거냐”며 “지금 한쪽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한다고 47만 명의 국민들이 서명운동에, 탄핵집회까지 하고 있는데, 청와대 가서 뭘 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아이디가 ‘HUSKY5’인 네티즌 역시 “어린이날이라고 가서 MB랑 얼굴 마주보고 웃을 수 있겠나”며 “‘썩소’와 독설을 날려주러 가는 경우나, 대형 피켓을 들고 가서 민심을 전달하러 가는 경우라면 모를까”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무한도전> 제작진은 2일 이명박 대통령을 방송에 출연시킬 계획을 취소했다.

    무한도전, 이대통령 출연 계획 취소

    한편 쇠고기 전면 수입에 대한 네티즌의 반발 움직임이 커가자,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이를 진화하는데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오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정부 뿐 아니라 당에서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실상을 정확히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며 "이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주무부처 장관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등도 2일 오후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광우병의 실상을 알리고 국민에게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어 6일에는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광우병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을 갖고 있다.

    보수 신문들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발여론을 촉발한 MBC <PD 수첩>의 내용에 대해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조선일보>는 2일자 신문 1면에 ‘광우병 괴담’ 듣고만 있는 정부라는 기사를 싣고, "광우병 위험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이 인터넷에 떠돌아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현재의 발생하고 있는 혼란은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광우병 안전성 논란을 방송한 이후 특히 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2일 자 <조선일보> 1면 기사 캡쳐 사진.
     

    청와대-보수언론 반격 시작

    이어 "이 프로그램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개방되면 광우병 위험이 커질 수 있고 ‘우리 민족은 광우병에 약한 유전자형을 가진 비율이 90%가 넘어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에 비해 광우병에 걸리기 쉽다’는 식으로 보도했다는 전혀 근거 없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역시 2일자 사설을 통해 “일부 방송사들이 미국산 쇠고기 재개방을 앞두고 광우병 공포를 자극하는 프로그램들을 내보내고 있다"며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TV 프로그램들이 이렇게 무방비로 쏟아지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일환으로 미국 쇠고기 개방을 반대하는 정치적 선동"이라며 "이러니 방송이 욕을 먹는다"고 비판했다.

    이번 쇠고기 전면 수입에 대한 일반 국민들과 네티즌들의 강도 높은 항의는 새 정권 출범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당면 과제 중에 하나로 급부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나타난 청와대와 정부의 대응은 재협상 불가라는 대원칙 아래, 쇠고기를 정치 문제화시켜 이를 정치적 반대파들의 공세로 돌리며 ‘물타기’를 하는 것과 정부와 보수 언론이 앞장 선 안전성 홍보라는 두 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정치적 반대 행위로 몰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며, 위험성에 대한 정부의 대국민 설득도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 쇠고기가 들어오는 오는 5월 하순까지 이 문제는 지속적인 이슈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과 사안 자체가 비정치적인 민생문제라는 점에서 쇠고기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철학도 없고, 실용적이지도 않은 실용파 이명박 대통령이 갈지자로 몰고 가는 ‘불도저’가 쇠고기 협상에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을 어떻게 상대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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