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유학생 근육폭력 < 한국언론 언어폭력
    2008년 04월 30일 11: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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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의 폭력에 대한 비판을 더하지는 않겠다. 그들의 광신적 중화주의에 대한 비판 이외에 짚을 대목 몇 가지를 살피겠다.

평소의 논조 차이를 떠나 모든 언론은 중국을 격렬하게 또는 점잖게 꾸짖는 기사와 논평을 내보냈다. 그 중에서도 <뷰스 앤 뉴스> 박태견 편집국장의 “이게 나라냐. 4.27은 국치일이었다”는 기사가 단연 돋보인다. 이 기사는 경찰청 홈페이지에 오른 열한 개의 글을 소개한다.

“자국민 두들겨 맞고, 폭력시위인데 구경만 하시고, 총은 뭐하러 들고 다닙니까”, “도대체 어느 주권국가에서 외국인들이 타국의 수도에서 떼지어 몰려다니며 갖은 폭행과 악행을 일삼을 수 있단 말입니까?”, “미국이었다면 곤봉으로 폭도들을 강하게 진압 제압하여 해산시켰을 겁니다. 실망했습니다. 무능력한 국가, 무능력한 공권력, 무능력한 사대주의”, “이거 무슨 실용정부가 아니라 굴욕정부인 듯”

   
  ▲왼쪽부터 <뷰스 앤 뉴스>, <한국일보>, <국민일보> 4월 29일자
 

언론의 중국 난타

첫째, 위 기사가 특정한 견해를 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용 소개한 글들이 하나 같이 자극적인 의견이고 ‘국치’라는 제목을 단 것을 의도 없는 객관적 기사라고 봐주긴 어렵다. 이 기사 외에도 여러 언론의 적지 않은 기사가 온라인의 감정적 의견을 거르지 않고 소개하여 반중국(反中國)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여 인터넷에는 중국 유학생들의 개인 신상이 공개된 ‘살생부’가 돌아다니게 되었고, 경찰청은 “끝까지 추적해 엄중처벌하겠다”고, 외교부는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중국 유학생들의 근육 폭력을 한국 언론의 언어 폭력이 물량으로 압도한 셈이다.

둘째, 중국 유학생들의 폭력을 경찰이 강경 진압했어야 했을까? 중국 청년들에게 맞은 사람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억울할 테고, 우국지사들이야 억장이 무너지겠지만, ‘폭력을 행사하는 타국인’이라 하여 경찰이 공격적으로 진압하는 것이 올바른지는 의문이다.

여기에 “등록금 인하 데모한 학생들은 잘 진압하더니…”라는 비교나 “역시 사대주의적인 이명박 정권”이라는 비아냥을 들이대는 것도 옳지 않은 듯하다.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에게 물리력을 행사해야 한다면 그 주체는 경찰이 아니라 군대다.

중국 유학생들을 두들겨 패지 못한 것이 아니라, 평소 시위자들을 두들겨 패는 한국 경찰의 진압 행태가 비판받아야 하는 것이다. 티벳 시위자들에 대한 중국 공안의 폭력이 옳지 않다면,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한국 경찰의 폭력도 옳지 않아야 한다. 그들이 설사 ‘중화 광신도’일지라도 국가 폭력에 의해 진압되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곤란하다.

광신도는 패야 한다?

셋째, 중국 유학생들의 반대편에 섰던 한국 사람들 중 몇몇이 마치 희생자인양 설쳐대는 것이 마뜩잖다. 한국 시위대에는 티벳 독립을 위해 힘써온 사람들도 있지만, 또 몇몇은 그런 데는 전혀 아랑곳 않고 반북이나 반중국에만 열을 올리던 면면이다.

그들 중 몇은 중국령 ‘장백산’에 올라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동북3성의 조선족 ‘독립운동’ 따위를 펼치기도 했다. 그들의 중국 무시에 비교해보면, 중국 유학생들의 이번 ‘한국 주권 유린’은 말 그대로 아이들 장난 수준이다.

언론은 그리고 식자들은 이웃 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일본 군국주의’니 ‘중화 팽창주의’니 하며 민족주의에 대한 개탄과 우려를 표한다. 독도 문제가 나오거나 일본이 무기를 사들이면 민족주의는 나쁜 것이라고 비판한다. 티벳과 위구르, 남중국해 섬들의 영유권 분쟁 때에도 그런 민족주의는 구시대의 유물이라 질타한다.

그런데 얄궂게도 그 대안이라는 것이 더 센 한국 민족주의로 흐르는 것이 우리네 지성이다. 독도가 광주도 아닌데 민노당은 독도에 공수부대 보내자 했고, <경향신문>은 ‘간도 회복운동’을 펼쳤다.

나는 <가디언>이, 500년 전까지 프랑스에 남아 있던 영국령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거나 스웨덴 사민당이, 러시아에 빼앗긴 페테르스부르크로 군대 보내자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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