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학교는 군대, 선생님은 상사?
    By mywank
        2008년 04월 30일 04: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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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는 4월 30일 오후 2시 인권위 10층 배움터에서 ‘학생인권 내용과 증진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의무규정인 ‘초중등교육법 제 18조의 4(학생의 인권보장)’ 신설에 따라,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초중등교육법 제 18조의 4(학생의 인권보장)의 ‘학교의 설립자·경영자와 학교의 장은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 조항은 학생인권 규정의 명문화 요구에 따라, 2007년 12월에 신설되었고 2008년 3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30일 인권위 10층 배움터에서는 인권위,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가족부, 전교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주최로 ‘학생인권 내용과 증진방안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토론회는 교육과학기술부·보건복지가족부 등 관련 정부 부처,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대한민국청소년의회·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등 청소년 단체,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인간교육 실현 학부모연대 등 학부모 단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좋은 교사운동 등 교원 단체, 흥사단교육운동본부·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등 교육 단체, 한국아동단체협의회·인권교육센터 ‘들’ 등 아동·인권교육 단체 등이 참석했다.

    최순영, "학생인권 물고 트는 역할할 것"

    토론에 앞서 안경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사회 인권상황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그리고 소외계층이 누려야 할 권리 인식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매우 부족하다”며 “그 대표적인 것이 학생인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하지만 작년 12월 14일에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있었는데, 초중등교육법에 ‘학교의 설립자·경영자와 학교의 장은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새겨졌기 때문”이라며 “이 조항은 교육주체와 여러 기관·단체 모두의 눈물과 땀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것으로, 학생 인권 발전사의 희망탑”이라고 말했다.

    학생인권법안의 국회 입법과정에 참여한 민노당 최순영 의원은 “사실 학생인권 법안이 준비되는 데까지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과정에서 논란도 되었다”며 “법안이 완전히 통과되기를 바랬지만, 당시 교육위 상임위원장이 강력하게 몇 가지는 빼고 통과해 달라고 호소해서, 그렇지 못해 조금은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이번 법안은 학생들의 인권개선을 위해 물고를 트는 데는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 본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김종민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간사, 김무곤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대표, 안경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대해 김무곤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대표도 인사말에서 “우리는 축하만 하고 있을 수 없다”며 “이 법이 신설되었다는 것을 알리고 더 이상 학생의 인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월 1일 시행된 이 법이 아직 학교에서는 시행 안 되고 있으며, 3월 한 고등학교에서는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바리깡’으로 머리를 강제로 깍이고 집단체벌을 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아직도 학교에서는 ‘바리깡’이

    이어서 학생인권문제에 관해, 참석자들이 준비한 발표가 이어졌다. 인권교육단체 측에서 나온 배경내 인권교육센터 ‘들’ 대표는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15가지 권리 지침’을 발표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 강제된 학습금지와 언어폭력 금지 등 ‘학생의 존엄과 의사 존중’ △ 성적차별 금지 학년에 따른 차별 등‘차별금지’ △ 교육과정 수립 참여 등 ‘교육에 대한 권리’ △ 학교장 등과의 면담권과 동아리 설립·가입 허가제 금지 등 ‘학생 자치와 참여’ △ 체벌 및 강제 이발 금지 등 ‘신체의 자유’ △양심에 반하는 서약 금지 등 ‘사상·양식·종교의 자유’ △ 두발 복장의 자유 및 매체활동 지원 등 ‘학생의 표현’.

    △ 일기장 검사의 대안마련 등 ‘사생활과 개인정보’ △ 열람권 등 정보접근 △ 적절한 학교시설과 물품 등 ‘건강’ △ 안전을 위한 설비 등 ‘안전’ △ 쉬는 시간 활용의 자율성 등 ‘쉼 ·놀이·문화’ △ 징계권 남용 금지 등 ‘사건조사와 징계’ △ 일시보호 등 구제조치 등 ‘특별한 상황에 놓인 학생’ △ 이의 제기 및 불이익 금지 등 ‘권리를 지킬 권리’ 등이다.

    청소년단체 측에서 나온 김종민 21세기청소년 공동체 ‘희망’ 간사는 “우선 입시 및 교육선택권을 청소년이 할 수 있도록 하고, 두발 및 체벌을 학생인권의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청소년 단체들은 학교 안에 민주적 의사를 정착시켜, 학생 스스로가 인권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에서 학생회 및 동아리 활동이라도 보장이 좀 된다면, 학교는 학생들에게 지금보다 더욱 다닐만한 곳이 될 것”이라며 “청소년단체들이 학교 안에 학생회 및 동아리 등의 자치활동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학생회 전문 강사가 학생회 활동의 노하우를, 동아리 전문 강사가 풍물·영상 등 매체의 전문적인 것을 알려주는 활동들 역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청소년의회 김무곤 대표 역시 “아직도 학교를 회사·군대·교도소로 비유하고, 선생님을 상사·교도관·선임으로 부르며, 복종만을 강요당하면 안 될 것”이라며 “어른들에 의해 복종을 요구받고 공부만 하는 게 과연 인간인가”라고 반문했다.

    "학교는 교도소"

    이어 “11월 3일 학생의 날을 공휴일로 제정해, 학생들의 인권과 인격을 존중하자는 의미를 되새겼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은 절대 미숙한 존재가 아니며, 3.1운동, 4.19혁명 역시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학생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인권교육센터 ‘들’ 배경내 씨, 권혜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천희완 전교조 참교육실장. (사진=손기영 기자)
     

    교육단체 측에서 나온 권혜진 흥사단교육본부 사무처장은 “어느 한쪽에서는 학생인권문제는 입시 중심의 학교정책에서 생기는 문제이기에 학벌사회를 개혁하고 대학평준화 운동이 유일한 대안이라 생각해, 나머지 운동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가져오지 못할 거라 생각 한다”며 “또 한쪽에서는 학생인권의 침해가 심각한 학교현장의 고발을 통해, 인권을 신장시켜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 사무처장은 “두 가지 다 맞는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지 않는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는다”며 “처음부터 그 고민들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단체 측에서 나온 전은자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사소하게는 소지품조차 맘대로 갖고 다닐 수 없으며, 머리를 어떻게 할지 또는 어떤 옷을 입을지조차도 결정할 권리가 없다”며 “억울한 사정이 있어도 의사소통구조가 없다보니, 학생의 인권은 보호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고 이에 따라 학부모의 고통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육자치위원장은 “학교현장에서 학교장에게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어 학교장의 ‘인권의식’의 정도에 따라 학교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며 “학교장제도의 변화와 학교구성원의 권한 분산”을 요구했다. 이어 “관련한 법 등에서 학생의 인권존중이 명시되어 있고, 학교의 규정과 규율에도 이런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정작 시행과정에서 해석에 따른 각 주체의 입장에 따라 달리 해석되고 있다”며 “교육주체의 인권의식의 결여와 체계적인 인권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 분위기는 학교장이 좌우

    전 교육자치위원장은 또 “학생인권을 담은 법과 제도가 정비되고, 특히 학교장 권한이 학교 구성원에게 골고루 분산되어 학생인권교육이 각 주체별로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이를 전담하는 기구가 있어야 한다”며 “전담기구가 만들어지기까지 과도기적으로 학부모단체나 교사단체 청소년단체가 이를 나누어 인권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원단체 측에서 나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천희완 참교육 실장은 ‘학생인권보장을 위한 사회협약’을 제안했다. 사회협약의 실천과정을 살펴보면, △ 첫째로 활동력이 높은 중앙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하면서, 학교를 관할하는 시도 교육청 단위 개별학교 단위로 점차 확산시킴 △ 둘째로 법 조항 신설이라는 계기로 조성된 분위기가 가라앉기 전에, 관련 정부기관과 자발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교육 당사자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하는 사회 협약을 맺고 참여 단체를 점차 확대시킴.

    △ 셋째로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서 명시한 학생 인권을 중심으로 서로 합의하는 내용으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협약 내용의 수준을 높여나감. △ 넷째로 협약이 일회성으로 마감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사회 현실 속에서 실천이 점검되기 위해 ‘협약당사자 간의 협의체’ 운영 △ 다섯째로 이러한 협약이 학생인권보장의 학교 환경 혹은 사회 환경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협약 당사자들이 학교와 교육기관 그리고 청소년단체 등에 그 내용의 공표를 거쳐야한다고 했다.

       
      ▲왼쪽부터 보건복지가족부 문병호 아동청소년관리과 사무관, 참교육학부모회 전은자 교육자치위원장, 동덕여자고등학교 전상룡 교장.(사진=손기영 기자)
     

    교육주체자 측에서 나온 동덕여자고등학교 전상룡 교장은 “그동안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자들의 무관심과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단호한 대처를 못했다”며 “진보진영에서 총력을 모아 어린 생명을 구하는 데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 하늘로 간 학생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단식이라도 하든가, 어떤 특별한 날을 정하여 지금까지 입시제도로 인해 목숨을 잃은 수많은 학생들을 위해, ‘위령제’라도 지내는 것이 우리의 도리”라고 말했다.

    이어 전 교장은 “학생들이 학교홈페이지를 통하여 의사표현의 자유를 획득한다면 학생들의 인권보장과 더불어 학생참여의 실현·체벌금지·급식개선·위생문제 등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다만 ‘학생’이라는 신분상의 불이익을 고려하여 반드시 익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부처 측에서 나온 오기열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연구사는 “교과부는 당장 모든 학생인권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능키를 찾기보단, 학교에서 보장되어야 하는 학생인권 중 우선순위에 따라 교육주체 간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을 통해, 하나씩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인 유도하겠다”며 “동시에 범정부적·사회적 차원의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 교육연구사는 “범정부차원에서 사회문화적 홍보과정을 통해 시민의식 개선에 노력해야 하고, 교과부나 교육청 등 교육행정기관에서는 인권친화적인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교원양성과정 및 각종 교원연수 시 인권관련 강좌와 연수를 확대해가겠다”며 “아울러 교사들도 스스로도 학생인권 관련 동호회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모니터링 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교사에게 교육받을 권리

    보건복지가족부 문병호 아동청소년관리과 사무관은 ‘좋은 학교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며 “학교에서 교사들에게 교권이 존중되어야 하듯이, 학생들에게도 좋은 교사에게 최선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이에 맞도록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와 더불어 학생들의 경쟁에 의하여 좋은 학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학교 스스로가 좋은 학교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사무관은 “학생들의 권리가 최우선이 되도록 학생징계 규정을 동일화하고, 처벌 기준을 객관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정책을 집행하고 있는 당사자들은 학생들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학생들의 인권보호 정책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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