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정부 교육정책엔 전략이 없다”
    By mywank
        2008년 04월 28일 11:4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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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가스터디’의 창립 멤버로서, 5년간 수능 과학탐구 과목을 강의하면서 전국 최대의 수강생을 모집했고 연 수익 18억원을 올렸던 이범 씨.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준 사교육 시장을 포기하고, 2004년 ‘무료강의’란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게 된다.

    이어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핀란드형 자율학교’란 공교육 강화 정책을 내세운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고양 덕양갑)의 선거유세를 도우며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지난 25일 오후 그의 대치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범 씨는 유명학원 강사 출신이지만, 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또 ‘자율’로 대변되는 이명박 정부의 전체적인 교육기조에 대해 “교육에 대한 ‘전략’이 없어 보인다”며 국가의 책임의식을 주장했다.

       
    스타강사 출신 이범 씨. 그는 이번 18대 총선에서 ‘공교육 강화’ 공약을 내세운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의 선거유세를 도왔다. (사진= 손기영 기자)
     

    이범 씨는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되는 세부적인 교육정책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우선 올해 입시부터 추진되는 ‘대입자율화 3단계 방안’에 대해, “국가가 대학에 대한 지원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학입시에서 학생선발에 대해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범 씨는 또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자사고 문제에 대해서 “지금 당장 안 만드는 게 좋다”며 “굳이 만들려고 한다면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특혜를 주지 않는 재정적으로 독립된 사학을 만들어야 자사고 입학을 위한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비 부담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범 씨는 이명박 정부의 영어공교육 강화 기조에는 “실용영어 중심으로 가는 정책의 방향은 맞고, 이에 동의하는 바”라며 찬성하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다만 “무책임하게 이뤄지고 있는 공교육 현장에 대한 대책은 빠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교원평가제’ 도입에 대한 그의 생각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대학 평준화’를 골자로 한 진보진영 교육정책의 기조에 대해서도 “도대체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 언제나 되서 추진될지도 모르는 상황 아니나”며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이범 씨는 “ 가칭 ‘심상정과 함께 하는 고양 덕양 교육 문화 포럼’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미 총선 후 쫑파티에서 심 후보 측과 이야기를 해봤고 다음 주에도 만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7월 30일에 서울시 지역교육감을 처음으로 주민직선제로 뽑는다.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반한나라당 비전교조’ 후보를 지지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아마 정책지원 부분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범 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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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율’로 대변되는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기조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 전반적으로 보면 이명박 정부는 교육문제에 있어 국가가 전략을 가진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하지만, 국가는 바람직한 교육에 대한 최소한의 전략과 아이디어를 가져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맘에 들진 않았지만, 이명박 정부와는 달리 나름의 전략은 있었던 같다.

    결국 집권 전부터 이명박 씨가 내세웠던 ‘규제와 자율’이라는 단순한 프레임에 갇혀 실종되어 버리는 의제가 있다. 바로 ‘국가의 책임의식’이다. 국가가 의무교육은 왜 시키고 그 의미는 무엇인가. 또 국가가 대학을 왜 지원하는지 근본적인 물음을 이명박 정부에 던지고 싶다. 기본적으로 국가는 교육을 위해서 학생들을 위해서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 이명박 정부는 2009년부터 1단계로 각 대학의 학생부 및 수능 반영비율을 자율화하고, 2단계로 2012학년부터 수능과목을 5과목으로 축소한 뒤, 3단계로 2012년 이후엔 대입을 완전자율화하는 ‘대학입시 자율화 3단계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글로벌 수준의 대학들이 많은 미국은 학생선발권 등 대학의 자율이 보장하고 있어, 우리도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근본적인 부분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미국 대학들의 경쟁력은 교수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발전을 위해 교수 간 경쟁을 유도한 적이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 또 미국의 대학 중 주립대는 주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다. 미국의 대학들이 모두 사립대인양 말하는 것도 온당하지 않다.

    대학입시에서 학생선발에 대해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국가가 대학에 대한 지원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학들도 국민들의 세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으므로, 사회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또 자율성을 담보하는 주체는 대학이라는 단체가 아니라 학생과 교수 등 개인이어야 한다. 단지 학교운영의 자율만 보장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다.

    굳이 자사고 하려면 아예 비싼 학교로

       
    사진=손기영 기자
     

    – 이명박 정부는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율형 사립고 100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자사고는 지금 당장 안 만드는 게 좋다.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하지만 굳이 자사고를 만들려고 한다면,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특혜를 주지 않는 재정적으로 독립된 사학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그나마 부작용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산층이나 서민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학비가 비싸지기 때문에, 자사고에 들어가기 위한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비 지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재정이 독립된 민족사관고등학교를 다니려면, 3년에 약 8천만 원 정도가 든다. 아예 보통 사람들은 민사고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할 수밖에 없다. 또 대표적으로 미국에 있는 귀족형 사립고들은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자사고를 늘린다고 하지만, 미국의 귀족형 사립고는 전체 학교의 10%밖에 안 되고 학생 수도 전체의 1.5%밖에 안 된다. 미국의 귀족형 사립고는 학생을 뽑을 때 기본적인 수준의 성적을 전제로, 부모의 재력을 중점적으로 보고 뽑는다. 결국 사회적으로 발생될 수 있는 과도한 경쟁과 불필요한 낭비를 미연에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 이명박 정부는 영어평가 방식과 교과과정을 대폭 개선하고 ‘실용영어’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혁하고자 한다. 또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누구나 영어를 말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이런 ‘영어공교육 강화’ 정책에 문제는 없는가?

    = ‘실용영어’ 중심으로 가는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 정책의 방향은 맞고, 이에 동의하는 바이다. 영어 교원을 증원하고 영어수업 시간을 늘리는 것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 정책에 정작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

    바로 학교에서 영어교육이 무책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진도에 따라 가르치고 시험범위 뭐다 설명하고, 이어 시험 몇 번 치러서 등수 매기고 다음 학년으로 올려 보내는 무책임한 교육이 학교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영어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도 그렇다.

    학교 영어교육이 이러니깐 ‘엘’ 발음과 ‘알’ 발음을 구분 못하는 등 영어를 제대로 모르는 학생들도 졸업할 수 있다. 핀란드를 포함한 대표적인 교육선진국들은 책임교육을 위해 교사들이 그것을 감당하려고 한다. 다시 말해 학교에서 학생 개개인에 대한 책임교육을 안 하니깐,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원이라도 보내야지 마음이 편하게 된다.

    학교에서 영어교육이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우선 수능에서 영어를 뺀다고 하지만, 대학들은 어떤 식으로든 영어를 가지고 고도의 변별력을 요구할 것이다. 논술에서 영어 제시문이 나올 것이고, 고대나 카이스트 등 주요대학들도 영어로 수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대학들은 영어를 잘 하는 학생들을 뽑으려 할 것이다.

    다음으로 영어는 대학 졸업 후 고용시장과 결부되어 있다. 일부에선 일본은 영어 못하지만 선진국이고, 필리핀은 영어를 잘하지만 후진국이라는 말을 하며, 영어교육 강화의 중요성을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대외 의존도 낮은 나라인 반면, 우리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세계화라는 현실구조 속에서 선호하는 직장을 얻고 잘 나가려면, 영어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모든 준비가 공교육 현장에서 책임 있게 이뤄져야 한다.

    – ‘대학 평준화’를 골자로 한 진보정당 교육정책의 기조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 물론 진보정당들이 내세우는 ‘대학 평준화’ 정책은 담론 차원에서는 좋지만, 우리나라는 워낙 사립대학 비율이 높기 때문에, 국공립대 통폐합으로부터 시작되는 대학평준화의 현실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 서울지역만 하더라도 있는 국공립대가 몇 개나 되겠는가.

    대학평준화 몰두하다 초중등교육 문제 놓칠 수도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 그리고 언제나 되서 추진될지도 모르는 상황 아닌가. 만약 20년 뒤에나 평준화가 되면 그 사이에는 뭐를 할 것인가. 대학평준화 문제는 프랑스의 68혁명 같이 혁명적인 과정이 있어야지 가능할 것 같다. 한국교육의 문제 즉 사교육의 문제는 단순히 대학 입시만의 문제는 결코 아니다.

    학교현장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고질화된 무책임 교육도 근본적인 문제이다. 학교의 역할을 학원에 빼앗긴 지 오래다. 진보정당에서 대학 평준화 문제만 매달리다, 초중등학교의 무책임 교육 문제를 함께 생각하지 않으면, 중요한 하나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사진= 손기영 기자
     

    – 18대 총선에서 고양 덕양갑에 출마한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를 도운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지지유세 활동 당시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나?

    =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와 개인적으로 안면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다. 나는 그동안 학교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심상정 후보가 ‘핀란드형 자율학교’ 공약을 들고 나왔다.

    총선 전에는 진보진영에서도 그런 류의 공약이 나올 거란 기대를 하진 않았는데 놀라웠다. 그래서 심상정 후보를 선거에서 돕게 된 것이다.

    심 후보처럼 노회찬 후보도 그러한 교육정책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노회찬 후보도 그러한 교육정책을 이번 총선에서 내놓았다면, 노원병 지역에도 달려가 선거를 도왔을 것이다.

    이번 총선과정에서 심상정 후보의 교육공약은 지역주민들에게 지지를 많이 받았다. 상대후보인 한나라당 손범규 후보는 특목고 공약을 내걸었는데, 특목고는 지역공약이 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명문고가 되면 외지의 학생들이 많이 몰려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핀란드형 자립학교’ 공약 대중에게 먹히더라

    그런데도 일부 지역주민들은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으로 특목고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었다. 그런 문제들을 일일이 설명해 가며 선거유세에 임했다.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하려 노력했다.

    처음에는 아파트 지역에서 뒤지고 있던 심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다시 교육정책으로 다 뒤집었다. 나중에는 분위기가 좋아서 잘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5.8% 차이로 져서 아쉬웠다.

    실제로 대중적으로 심 후보의 교육정책이 설득되는 부분이 놀랐다. 특목고나 자사고 유치보다 평범한 학생들을 위한 학교를 개선하자는 생각에 지지를 보내줬다. 낙선은 했지만, 무언가 감은 잡은 것 같다.

    – 향후 계획은?

    = 심 후보가 총선에서 졌기 때문에, 고양지역 고등학교에서 ‘방과 후 학교’ 강사활동, 가칭 ‘심상정과 함께 하는 고양 덕양 교육 문화 포럼 ’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미 총선 후 쫑파티에서 심 후보 측과 이야기를 해봤고 다음 주에도 만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다. 심상정 후보 개인에게도 지역 기반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역의 교육여건을 개선하자는 지역주민들의 대중적 호응을 얻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계획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전국단위의 개혁은 힘들지만, 지역단위의 교육 모델 케이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고 본다. 아마 측면지원을 하는 방법으로 일을 해나갈 것 같다.

    또 오는 7월 30일에 서울시 지역교육감을 처음으로 주민직선제로 뽑는다.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반한나라당 비전교조’ 후보를 지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아마 정책지원 부분이 될 것 같다.

    비전교조를 주장하는 이유는 전교조의 ‘교원평가 반대’, ‘교장 공모제 반대’ 주장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를 컨트롤 할 권한을 교육 관료가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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