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경영승계를 위한 숨고르기”
    By mywank
        2008년 04월 22일 04: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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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삼성그룹의 경영쇄신안 발표를 지켜본 시민사회단체들과 진보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의 퇴진 등 ‘인적쇄신’ 부분에 비해, 삼성 문제의 핵심인 ‘경영권 승계문제’와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대책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에버랜드 사건 등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로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회사에 손실을 끼친 부분에 대한 명확한 대책마련과 지주회사로의 조속한 전환, 계열사 독립경영 등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이 밖에 삼성전자 CCO(고객총괄책임자) 퇴진 후, 해외 사업장에서 근무를 할 것으로 보이는 이재용 전무의 향후 행보에 대해, 예정된 경영승계를 위한 숨고르기 차원에서 진행되는 일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이상민 간사는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해체는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하지만 ‘삼성 문제’의 근본원인은 이재용 씨로의 경영승계과정에서 발생되었는데, 오늘 쇄신안에는 이 문제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간사는 이어 “삼성 애버랜드 사건 등 이재용 씨로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회사에 손실을 끼친 배임혐의는 특검에서조차 인정이 되었다”며 “하지만 이를 어떻게 배상하고 해결할 것인지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간사는 또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혁방법에 대해서도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았고, 순환출자 문제 대책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 역시 미흡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 신희진 연구원은 “이건희 회장의 퇴진을 언론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회장이라는 자리가 법적으로나 실무적인 책무를 맡지 않기에 특별한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이재용 씨가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천문학적 이득을 올렸는데, 부당이득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 건지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이어 “이재용 씨가 삼성전자 CCO(고객총괄책임자)에서 물러나고 해외사업소에서 근무하겠다고 했는데, 삼성 문제가 잠잠해지면, 경영후계자로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시 말해 삼성은 경영권 승계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또 “삼성이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기로 했는데, ‘자통법’과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삼성생명 등 기존의 금융계열사를 통해서도 은행업무가 가능해진다”며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도 퇴진한다고 했지만, 기소대상자들이 실무를 처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별다른 대책도 아니”라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김건호 팀장은 “삼성문제의 핵심은 이재용 씨로의 불법 경영승계와 이로인한 왜곡된 지배구조 개선”이라며, “하지만 이번 삼성그룹의 쇄신안에는 그동안 문제가 제기된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볼 순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이어 “삼성그룹이 변하려면 지주회사로의 전환과 계열사의 독립경영이 가능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 역시 발표되지 않았은 점은 미흡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상호순환출자 계획이 나오기는 했는데,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시작할지 명확히 약속되지 않았다”며 “그동안의 삼성그룹의 행태도 그랬지만, 얼마든지 상황에 따라 이 계획이 흐지부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 양당도 오늘 오전 삼성그룹이 발표한 경영쇄신안 발표내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진보신당 심상정 상임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 쇄신안은 예정된 이재용 씨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숨고르기의 성격이 있다”며 “이건희 회장 퇴진 후 이재용 씨 해외근무를 거쳐, 경영권 세습을 위한 본격적인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 상임 공동대표는 이어 “외환위기 뒤 일시적 해체를 거쳐 복원된 바 있는 전략기획실을 다시 해체하겠다는 것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와 함께 참여정부 시절에 금산일치의 제도적 장치를 확보한 마당에, 굳이 삼성이 따가운 시선을 무릅쓰고 은행을 소유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도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삼성의 조직적이며 대규모 불법행위의 근간인 ‘경영권 세습’ 문제에 대한 포기의사가 없다”며 "이번 쇄신안에는 암암리에 황제경영권 세습을 지속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삼성은 이번 파문의 직접적 발단이 된 비자금 조성과 권력기관에 대한 로비의혹 등에 대한 단 한마디의 고백과 반성조차 없다”며 “이번 삼성 비리의혹 사건을 계기로, 노동계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삼성 지배구조 개선 위원회’를 만들어 삼성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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