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소언론 기자 내쫓는 것도 ‘쇄신’인가?
    By mywank
        2008년 04월 22일 01:26 오후

    Print Friendly

    삼성그룹의 경영 쇄신안이 발표되는 22일 오전, 서울 태평로 삼성그룹 본관으로 향했다. 회사 주변에는 미리 이곳에 도착한 주요언론사의 중계차량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본관 입구에 들어가자 건장한 체격의 경호원들이 진입을 가로 막았다. 하지만 취재를 위해 왔다고 하자 금세 길목을 열어주었다. 

    이어 로비에 들어가자 삼성그룹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 한 명이 다시 길목을 가로막았다. ‘비표’를 회사에서 별도로 발급 받아야, 지하에 있는 기자회견장 출입과 취재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직원의 설명이었다.

    그 직원은 다짜고자 기자를 삼성그룹 본관 3층에 있는 사무실로 안내했다. 출입기자실이 바로 옆에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직원들의 태도는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삼성그룹 직원 : “어디셔 오셨습니까?”
    기자 : “레디앙에서 왔습니다. 비표가 필요하다고 해서, 발급받으러 왔는데…”
    삼성그룹 직원 : “뭐 어디… 레디앙 이라구요? 죄송한데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기자 : “무슨 근거로 취재가 안되는 거죠?”
    삼성그룹 직원 : “자체 규정이 있는데…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 나가주십시오.”

    삼성그룹 직원들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처럼 말했다. 그리고 <레디앙> 기자의 취재활동을 거부하는 이유를 묻자, 자체규정 때문에 취재활동을 허락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자체규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22일 오전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 퇴진과 전략기획실의 해체 등을 골자로 한 경영 쇄신안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쇄신안을 발표한 이학수 부회장은 “오늘 발표한 것으로 삼성의 쇄신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칠 것이 있으면 적극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학수 부회장의 이런 발언이 나오기 직전, 기자는 그룹 직원들에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취재를 제지당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그룹을 쇄신하겠다고 하는데, 군소언론 기자의 취재활동조차 보장하지 않는 직원들의 권위적인 인식과 기업문화는 더욱 근본적인 쇄신 대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또 이러한 권위적인 인식으로, 그동안의 과오를 어떻게 반성할지 의문이 들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