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매장 안이다"
    By mywank
        2008년 04월 19일 09:55 오후

    Print Friendly

    ‘이랜드 사태’는 작년 여름 비정규직보호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이랜드측이 홈에버, 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계약 해지 및 용역업체로의 전직 요구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반발해 이랜드 일반노조는 작년 6월 경 파업에 돌입했고, 비정규직보호법 시행 하루 전인 6월 30일 홈에버 월드컵점을 점거해 농성에 들어갔다. 이어 노동부의 중재로 사측과 노조측이 7월 10일 교섭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19일 오후 3시 홈에버 월드컵점에서 ‘이랜드 투쟁승리를 위한 300일 결의대회’가 열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후 정부는 공권력을 동원해, 홈에버 월드컵점과 뉴코아 강남점에서 매장점거 농성을 벌이던 노조원들을 강제로 해산시켰고, ‘이랜드 사태’는 아무런 해결책을 얻지 못한 채 파국으로 치달았다.

    이랜드 일반노조는 크게 3가지 사항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 3개월 이상 일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고용보장 △ 외주 용역화 방침 철회 △ 파업참가자들의 징계․해고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철회 등 이다.

    하지만 사측은 이에 대해 단체협약에 따라, 18개월 이상 일한 사람들만 고용보장이 가능하고, 외주화 철회는 작년 7월에 이미 약속한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장기간의 파업으로 인한 회사의 손해가 큰 만큼, 불법행위자는 선처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매장점거 농성이 좌절된 아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추운 겨울에 고공농성을 하기도 했고, 명동성당에서 장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덧 홈에버․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은 지난 4월 17일 300일을 맞았다.

    최근 ‘이랜드 사태’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홈에버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홈에버를 인수할 때 발행한 채권의 만기일이 오는 5월로 다가오는데 따른 자금압박과 매출부진은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또 18일자 <프레시안>보도에 따르면, 최근 홈에버 인수의사를 가진 모 기업이 이랜드 일반노조 쪽으로 인수 후 노사관계 전망을 문의해 온 사실이 확인됐고, 복수의 홈에버 직원들의 "지난 3월부터 홈에버 매장 곳곳에 롯데, 현대 등의 다른 그룹 직원들이 실사를 나오고 있다"는 증언은 이를 더욱 뒷받침 해주고 있다.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집회장에 나온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만약 향후 홈에버 매각이 추진된다면, 새로운 인수기업이 그동안 산적된 ‘노조문제’ 해결에 얼마나 성의를 보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랜드가 현재의 갈등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매각할 경우, 사태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랜드 일반노조측은 잊혀져 가는 ‘이랜드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자, 19일 오후 3시 홈에버 월드컵점에서 ‘이랜드 투쟁승리를 위한 300일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날 집회에 앞에서 2시 반부터 각 대학에서 나온 학생들의 사전집회가 있었다. 학생들은 ‘이랜드 사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쳤고, 준비해온 율동으로 집회장 분위기를 띄웠다. 오후 3시가 되자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행사장으로 나왔다. 이들은 모두 얼굴에 마스크를 했다.

    이어 이남신 이랜드 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집회장에 나타났다. 이 수석 부위원장은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저기 매장 안쪽이 아닙니까”라고 외쳤고, 오후 3시 30분 경 집회에 참석한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학생들은 1차로 경찰저지선이 형성되지 않은 월드컵경기장 주차장 쪽을 통해, 매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발 빠르게 시위대의 길목을 전경들이 봉쇄했고, 30여분 간 대치상태가 지속되었다. 길목이 막힌 시위대들은 전경들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화가 난 일부 노동자들은 ‘박성수 회장 구속’이라는 스티커를 전경헬멧과 경찰버스에 붙이며 항의하기도 했다.

    홈에버 매장 진입에 실패한 시위대들은 오후 4시 다시 집회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4시 15분 이번에는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 위원장이 시위자들과 함께, CGV 상암점 입구를 통해, 다시 매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오후 4시 15분경, 다시 매장 진입을 시도한 시위대들이  전경들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하지만 이곳에는 경찰저지선이 있지 않아, 시위대들은 건물 안으로는 들어갈 수 있었으나, 2층 홈에버 입구 쪽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전경들 때문에, 다시 길목이 막히게 되었다.

    이곳에는 전경들 뿐만 아니라 회사 측에서 동원한 용역업체 직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오후 4시 반 시위대들은 길목을 막고 있던 전경들을 밀어제치고 진입 통로를 확보했다.

    이어 홈에버 매장 2층 입구 바로 앞까지 달려갔다. 저지선이 뚤린 전경들은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들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일부 흥분한 전경들은 방패로 시위대들을 넘어뜨렸다. 또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자와 전경들 간에 주먹다짐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후 4시 50분 시위대들은 홈에버 매장 진입을 포기했고, 다시 집회장으로 돌아왔다. 이날 오후 홈에버 매장 진입과정에서, 전경들과 충돌을 벌인 대학생 3명과 진보신당 용산지역 당원 1명 그리고 민주노총 서울지부 노조원 1명 등 총 5명이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되었다.

    이어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학생들은 오후 5시부터 약 30분 간 투쟁구호를 외치며 ‘이랜드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본 집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진보신당 심상정 상임 공동대표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오후 6시부터 각종 공연들이 준비된 ‘이랜드 투쟁승리를 위한 300일 문화제’가 열렸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