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답 못쓰고 지우기만 하는 희한한 보수"
        2008년 04월 18일 08: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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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장관급)을 지냈으며, 이번 총선에서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 지지를 위해 덕양을 방문 눈길을 끌었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가 이명박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18일자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다 돼 가는데, 스스로의 철학, 방향 제시는 보이지 않고 ‘참여정부’의 흔적을 지우는 데만 열심”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최근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철학없는 1% 특권층 정부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첫 조각부터 1% 특권층의 정부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제는 재벌왕국 건설에 나서고 있다”며 참여정부가 인위적 경기부양을 하지 않고 경제의 기초체력 보강에 주력해왔으나 “이명박 정부는 한두 달을 못 참고, 벌써 인위적 경기부양을 하겠다고 나선다”며 최근의 추경예산 편성 방안 등의 정책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철학 부재와 현장주의 매몰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최근 현 정부가 정부의 각종 위원회를 대거 없애버린 것과 관련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중요한 개혁과제를 수행하는 수단”을 해산하는 것은 “자충수”라고 지적하며 현장주의와 실적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또 역대 정부가 일부 문제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유지해온 교육 3불 정책을 “이명박 정부는 자율이란 미명하에 대교협에 대학을 맡기고, 0교시 수업, 심야수업, 우열반 편성도 허용하겠다고 한다”며 과연 “정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묻고 있다.

    그는 “각자 자율에 맡겼을 때 이기적 행동으로 무질서, 부조리가 발생하니 그것을 막기 위해서 정부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앞으로 공교육이 후퇴하고 사교육비가 폭등하게 생겼다”며 최근 정부의 교육정책을 질타했다.

    정부 공신력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그는 이어 혁신도시 재검토 파문과 관련해 “불과 몇 달 전 첫 삽을 뜬 국책사업을 이렇게 허물어도 되는 것인가”라며 ”불과 한두 해 전에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현 정부가 부정한다면… 정부의 공신력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원래 보수파는 웬만하면 기존의 것을 안 바꾸려는 사람들”인데 “이명박 정부는 분명 보수정부인데, 기존의 것을 부정하는 희한한 보수”라며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는 현장, 실적 중심보다 오랜 토의와 숙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부터 단상의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면전에서 ‘지난 10년 … 실패의 아픔’ 운운하며 예의 없는 표현을 쓰더니 미국에 가서 ‘지난 몇 년간 한·미 관계가… 이념과 정치논리에 의해 왜곡됐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과거를 무조건 지우고, 거꾸로 가려는 정부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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