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장 유죄 확정시 5년에서 무기징역
        2008년 04월 17일 07: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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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과 현명관 전 비서실장, 이학수 전략기획실장,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 등 삼성 그룹 관계자 10명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이 확정됐다. 삼성특검팀은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수사를 마무리하며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수사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배임, 조세포탈 혐의

    삼성특검팀은 이날 차명계좌로 관리된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이 4조5천억원에 달하고, 이 차명재산은 1,199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계열사 주식을 매매해 5,643억원의 차익을 남겼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양도소득세 포탈 액수는 1,128억원에 이른다.

    특검은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개인 재산을 임직원 명의의 차명으로 관리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포탈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이건희 회장을 기소했다. 또 주식소유 변동을 보고하지 않은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도 추가했다.

       
      ▲사진=뉴시스
     

    이어 이학수 전략기획실장,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등 전현직임원 10명도 특경가법상 배임 및 조세포탈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불법로비 의혹과 이재용 전무가 연루된 e-삼성 사건에 대해서는 무혐의 판정을 내렸으며, 삼성 비자금이 2002년 대선 자금과 최고 권력층에 제공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비자금이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등 삼성가 해외 고가 미술품 구매에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미술품의 구입 자금이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건희 회장의 혐의가 유죄로 판결날 경우 법원 판례 등에 비춰보면 5년 이상 징역 혹은 무기징역에 이르는 무거운 실형을 선고 받게 된다. 

    당연히 구속 수사해야 할 사안

    김석연 변호사는 "포탈 세액이 연간 10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의 무거운 실형을 선고 받게 되는 중죄로 당연히 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아무런 정당한 근거없이 불구속 기소를 하는 것은 형평성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런 식으로 봐주면 다른 기업들이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서 "중대한 범죄 행위가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불구속 수사가 진행된다면 과연 정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는가 의문이고 또 자본에 대해 그렇게 관대한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말할 수 있는 지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야당들이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한나라당은 수사 결과에 대해 평가하지 않은 채 이번 특검으로 인해 삼성에 대한 신뢰가 실추되는 등 경제적인 손실이 막대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하루빨리 우리 기업들이 실추된 명성을 회복하고 투자 위축 분위기를 일신해 다같이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이번 수사를 통해 삼성 그룹내 경영권 승계과정의 불법위법사실이 확인되었던 만큼 삼성은 법적, 사회적 책임이 마땅하다. 투명 경영의 원칙을 확립해 그 명성에 걸맞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특검.(사진=뉴시스)
     

    이에 반해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들은 모두 "삼성 봐주기"라며 질타했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배임, 거액의 조세포탈, 증권거래법위반 등 자본주의의 근본 질서를 위협하는 범죄에 대해 불구속 기소한 것은 전형적인 ‘재벌 봐주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으며, 박현하 자유선진당 부대변인도 " 명료한 법적 판단을 요구하는 사회와 여론의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진보신당의 노회찬,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날 "이건희 회장에 대한 수사는 실제 법적용에서 업무상 배임액수가 2,000만원이 넘으면 구속기소가 원칙인 점을 무시한 봐주기 수사가 분명하며, 같은 혐의를 범한 정몽구 회장이 구속된 것을 보면 형평성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정치권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정조사권을 발동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앞으로 어떻게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할 수 있는가? 전 국민이 다 아는 삼성떡값이 특검의 눈에만 보이지 않는가?"라고 했으며, 창조한국당도 대변인실 논평을 통해 "이번 특검은 이 땅의 법과 정의 위에 재벌이 군림함을 인정한 것"고 꼬집었다.

    이어 또 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 민변 등 삼성을 고발한 단체들도 "짜맞추기 수사"라고 규정하며 재고발, 항고 등 가능한 모든 법적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철 변호사 특검 수사 입장 밝힐 예정

    이들은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과 관련 "임원 3,090명에 대한 포괄적 계좌추적 영장을 받았지만, 실제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루어졌는지는 의문"이라며 "김용철 변호사 한 사람에 대해서만도 7개의 차명계좌가 존재하는데, 전현직 임원 486명의 차명계좌가 1,199개에 불과하다는 것이 특검이 전체 비자금 규모 파악을 위한 조사를 충실히 했는지 의심가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특검은 로비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참고인인 추미애 의원에 대해 서면조사조차 하지않고, 구체적 물증까지 밝힌 이용철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해서도 어떤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조세포탈죄의 경우 이건희 회장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포탈 금액으로도 재벌 총수들이 구속되었던 전례로 볼 때, 특검의 불구속 방침은 대단히 온정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비리 폭로에 앞장섰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측은 삼성특검 수사결과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쳐 오는 21일께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에 삼성은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대국민 사과문을 공식 발표하고, 내주 중 경영쇄신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또 해명 자료를 통해 "문제가 된 차명계좌 재산은 이 회장 개인재산으로서 회사 경영권 보호를 목적을 오래 전부터 임직원 명의로 보유해온 것으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이 대부분"이라며 "탈세 목적이나 의도로 차명계좌를 운용해온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오래 전부터 차명계좌로 주식을 보유, 운용하던 중 2000년부터 소득세법 개정으로 새롭게 양도세 부과 대상이 되는 바람에 그 이전까지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조세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양도세 포탈 규모가 1천억원이 넘는 거액이 된 것은 차명주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식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삼성은 "이번에 문제된 부분은 기본적으로 경영권 보호와 방어를 위한 지분 분산의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단순히 탈루된 세액의 규모만으로 다른 조세포탈 사건과 비교해 처벌의 경중이나 형평성을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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