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원예산도 줄고, 통로도 막히고"
        2008년 04월 21일 11: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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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년 동안 민주화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서, 시민단체들의 활동은 눈에 띄게 증가되었고 활발해졌다. 일부 진보적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추진한 몇 가지 사안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지만, 두 정부를 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 대선 한나라당은 ‘신보수주의’를 표방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내세우며 집권에 성공했고, 이번 18대 총선에서도 국회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정치적인 지형은 급격히 변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한나라당의 과반의석을 허락한, 국민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다시 말해, 추상적인 거대담론보다는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현안’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의 고민 역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명박 정부 시대 그들의 걱정은 무엇이고, 앞으로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 2007 시민운동가 대회 모습 (사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고계현 정책실장은 “시민단체는 독립성을 갖고,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지 구애받지 않고 활동하는 게 원칙”이라며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씨가 집권하고,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의석을 얻은 만큼 정치지형이 바뀐 것은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성향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어려워져"

    고 실장은 이어 “입법과정에서 개혁성향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며 “한편 경제상황이 나빠져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우선시하고 있어, 이전보다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개혁적 담론에 대해, 대중적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 실장은 또 “이명박 정부에서 활동하기 위해, ‘양날의 칼’이 필요한 것 같다”며 “우선 친재벌 중심 정책으로 발생되는 우리사회의 불균형 문제에 대한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변화된 사회 분위기에 맞춰 대중 친화적인 시민단체 활동도 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의 김민영 사무처장은 “이명박 시대를 맞이한 국민들의 달라진 인식이 시민단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정치적 민주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국민들은 사회적 양극화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명박 씨를 당선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처장은 “이명박 씨를 당선시킨 국민들은 시민단체들에게도 새로운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존의 방식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국민들이 요구하는 ‘민생문제’에 기반한 시민사회활동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또 “앞으로 시민단체들은 호흡을 길게 갖고 스스로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추상적인 담론보다는 한반도 대운하, 금산분리 완화, 의료산업 민영화 등 개별사안에 대한 대책을 내놓겠고, 대중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민운동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의 이희정 사무처장은 “인수위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반대 방향의 교육정책을 쏟아내서 이를 일일이 검토하느라 정신 없다”며 “이런 정책들을 추진하려면 의견수렴을 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또 “우리의 입장과 대책을 전달하려고 해도 통로가 막혀 있어, 장외 기자회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선 급격히 바뀐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때문에 혼란을 빚고 있는 학부모들을 안심시키는 대책부터 추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에 다양한 교육 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의견수렴의 장’을 만들 것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꾸준히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연대의 이원재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부는 문화를 상품적 가치로만 바라보는 ‘문화개발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며 “이를 통해 문화의 표면적인 부분은 확대되고 있지만, 문화의 다양성과 공공성 축소되면서, 그 정체성과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처장은 이어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화 시민단체들이 나설 공간이 위축되고 있고, 대부분의 예산이 문화 상품개발로 치우쳐,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예산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 천박한 이명박 정부의 ‘문화개발주의’에 맞서, 문화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지켜나가는 데 매진하는 동시에, 사회공공성 투쟁에도 연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수단체 "대정부 협력 강화할 것"

    반면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강한 기대를 나타내는 분위기다. 자유주의연대 홍진표 사무총장은 “그동안 우리 단체에서 주장하던 내용들이 이명박 정부 들어서 많이 수용될 것 같다”며 “과거 정부에서는 비판적 측면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정부에 대한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홍 총장은 “앞으로 공공부문 민영화 등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입장들을 더욱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연구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 이헌 변호사는 “우리하고 성향이 같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담도 된다”며 “기본적인 비판과 감시 기능을 전제로, 앞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해 협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필요한 인력이 가서 법률적으로 지원하거나, 현안 이슈에 대한 지지 입장을 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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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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