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국적인 한미 FTA를 폐지하라”
    By mywank
        2008년 04월 15일 01: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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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한미 FTA 졸속 추진에 반대하며 지난 2007년 4월 15일 분신한, 택시기사 고 허세욱 열사의 1주기가 되는 날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오늘, 기성정치권과 이명박 정부는 자신의 몸을 태워가며, 한미 FTA 추진을 막아보고자 했던 그의 바람을 무시하고 있었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15일 오전 국회귀빈식당에서 양당의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민생법안을 비롯해 한미 FTA 비준동의안 등을 사안별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17대 마지막 임시국회를 오는 25일부터 한 달간 소집하기로 했다.

    또 한미 FTA와는 별개의 문제인, 양국 간에 쇠고기 협상이 15일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와 미국 의회의 한미 FTA 비준안의 무난한 통과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 허세욱 열사의 영정사진 (사진=진보정치 이치열)
     

    지난 11일부터 한국과 미국의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 개정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서 미국 측 협상단은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라,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의 연령과 부위 제한을 두지 말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측 협상단이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30개월 미만만 제한 없이 수입 가능’, ‘SRM(광우병위험물질)은 물론, 뼈, 부스러기고기, 혀, 볼살 수입금지’라는 기존 입장에서 대폭 양보할 것이라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양국간의 합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외교통상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4일 KBS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한ㆍ미 FTA와 쇠고기 협상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FTA 비준을 위한 분위기가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며 “쇠고기 문제는 우리 측이 미국시장에서 이해관계가 있기에 절충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한 부분이 이를 잘 증명해준다.

    15일 정오에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고 허세욱 열사의 1주년 추모식이 열렸다. 이곳 행사에는 민주노동당의 천영세 대표를 비롯해 곽정숙, 홍희덕, 이정희 당선자 등이 참석했다. 진보신당에서는 진보신당에서는 노회찬, 심상정 상임공동대표, 정종권 부집행위원장, 정호진 조직팀장,  총선출마자였던 박창완, 박치웅 후보가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오후 6시에는 고 허세욱 열사가 근무했던 한독운수에서 열사기념관 개소식도 열린다.

    한미 FTA 비준안 통과에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15일 허세욱 열사 1주기에 대해, 아무런 논평도 없이 침묵했다. 하지만 진보양당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허세욱 열사 1주기 의미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민노당은 이날 오전 성명에서 “민노당 당원이었던 열사의 외침은 민노당의 모든 당원들의 기억 속에 아직도 쟁쟁하다”며 “열사는 모든 당 활동에 열심이면서도 자신은 낮추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성실함, 실천력으로 많은 후배 당원들에게 귀감이 되었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택시노동자로서 노동운동은 물론, 평화통일운동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인 열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진보운동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민노당의 모든 당원은 허 열사 추모 1주기를 맞아, 그 정신을 계승하여 민중이 주인 되는 평등과 통일의 새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신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허세욱 열사가 분신한 지 오늘로 1주기를 맞았고, 그 사이 열사의 우려대로 ‘망국적 한미 FTA’는 이제 국회비준을 앞두고 있다”며 “한미 FTA는 사회경제체제를 송두리째 미국형으로, 더 정확히는 멕시코형으로 바꾸는 쿠데타”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많은 개방으로 시장논리는 더 냉혹해지고, 결국 국민들의 삶을 극단적인 양극화 일변도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며 “진보신당은 허세욱 열사의 1주기를 맞아, 한미 FTA를 반드시 저지하고야 말겠다는 결의와 다짐을 새로이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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