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시작됐다
    2008년 04월 14일 07: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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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친구, 재벌의 친한 친구 이명박 대통령이 날개를 달았다. 과반수 한나라당에 203석 보수의회가 그의 날개다. 벌써 그들 내부의 권력다툼이 치열하게 시작됐지만, 노동자를 향한 그들의 ‘단결과 투쟁의 전선’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명박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가 조기 철수될 것으로 예상한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지지의 철수가 아니라 이명박식 정책의 철회다. 그리고 이것은 다음 선거 이전에 해야 할 일이다.

전혀 민주적이지 않은 이 사회를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덧대는 역할 정도만 하고 있는 ‘선거’가 우리에게 기대도 희망도 아닌 것이 돼버린 건 오래 전 이야기다. 특히 보수 일색의 정치 구도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명박의 정책을 철회시킬 수 있는 것은 힘이다. 이명박 정권은 자신들의 반노동자, 반서민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 백골단이라는 적나라한 무력을 동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저 쪽도 힘을 비축하고 있는 것이다. 공권력이라는 이름의 자본 사수대는 왜 필요한가.  

민주노조는 이제 사회적으로 칭송받거나 기대를 모으는 ‘민주적 전략 기지’가 아니다. 97년 노동자들의 노동법 개정을 위한 ‘대투쟁’ 당시 국민들의 지지는 70%에 달했다. 당시 총파업은 그렇게 대중의 압도적 지지 속에서 진행됐지만, 지금은 아니다. 민주노조라는 호칭 자체도 사라져가고 있는 중이다.

이제 위기가 기회와 함께 오고 있다. 부자 천국, 자본 만세를 부르는 이명박 정권과 맞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 조직의 투쟁이 국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력한 무기다. 민주노조 진영의 신중하고, 지혜로우며 총파업을 불사하는 강력한 투쟁이 노동자들과 서민들의 삶을 지켜낼 수 있다.   

대중들의 지지와 응원 속에, 이명박의 정책을 무력화, 약화시키는 투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출하는 실력과 이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한국노총의 출세주의자들이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외치는 지금 더 그렇다.

<레디앙>은 이명박 정권의 반노동자 정책을 짚어보고, 노동조합 진영의 ‘전투 태세’를 살펴보면서, 정권과의 투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모색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이제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서민경제가 살아나도록 하는 일에 속도를 내겠다.” 4.9 총선에서 완승을 거둔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일성이다. 그는 한미FTA와 기업규제 완화 법안 처리를 위해 5월 임시국회를 요구했다.

   
▲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기자회견, 4월 13일 (사진=뉴시스)
 

이명박 정부의 당선에 힘을 받은 경총, 전경련 등 사용자단체는 이미 지식경제부에 267건이나 되는 ‘규제개혁과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정리해고 완화, 파견법 확대, 비정규직 사용기간 확대, 직장폐쇄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제 18대 국회에서 “해고는 쉽게, 파업은 어렵게” 하는 법안들이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빠르게 통과될지만 남았다.

규제완화와 정리해고 완화뿐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공공부문 사유화와 관련된 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대거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정리해고 완화, 비정규직 확산, 공공성 파괴라는 괴물이 노동자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막아낼 세력은 취약하기만 하다. 민주노동당은 5석에 불과하고, 진보신당은 원외정당이다. 5월 임시국회 개최 요구에 대해 민주당이 14일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출자총액제한 폐지 등 논란이 많은 법안들을 성급하게 통과시켜서는 안된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한미FTA를 추진한 세력이다. 창조한국당 역시 한미FTA를 반대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6월부터다. 18대 국회가 시작되는 6월 한나라당은 153석, 선진당과 친박연대를 합치면 203석이다.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하지 않는다면 이명박 정권이 내는 어떤 법안도 국회를 무사통과하게 된다. 그런데 그 물리력을 동원할 세력은 민주노동당 5명뿐인 셈이다.

노동법 개악과 공공부문 사유화 시간표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의 핵심은 비정규직법과 파견법이다.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법안에 대해 사용자단체들은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파견대상을 대폭 확대할 것을 요구해왔다. 현재 노동부는 2008년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를 시작하고, 2009년 관련 법령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7일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연한을 조정하거나 다른 불필요한 요소 등을 찾아 개정하는 게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비정규직 사용기간 확대 등의 시점이 올해로 빨라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문제 등도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2010년부터 허용되는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따른 입법화를 6월말까지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하고,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법안도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한국노총과의 관계로 인해 ‘강행 처리’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노동법 개악 시간표와는 달리 공공부문 사유화 시간표는 훨씬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이미 언론을 통해 공공부문 88개 우선 민영화 사업장을 발표했던 정부는 6월 말 대상 사업장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국립대 법인화, 물 사유화(물산업지원법), 국민연금법과 공무원연금법 개악도 6월말까지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그 다음은 병원 영리법인화와 당연지정제 폐지 등 의료보험 민영화다.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이데올로기 공세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고 공공부문 사유화를 가장 먼저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기획실장은 “노동법 개악은 논란이 많아 시간이 걸리겠지만 공공부문 사유화는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노동운동의 대응

노동법 개악과 공공부문 사유화에 맞서 노동진영도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 공공연맹, 공무원노조, 전교조, 언론노조 등은 지난 3월 11일 공공부문공동투쟁본부를 발족시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오는 5월 24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공공성 파기를 알리기 위해 문화제와 토론회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친기업 반노동 시장화반대 및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민주노총 2008 총력투쟁’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석행 위원장이 총선 직후인 4월 10일부터 연맹 순회 간담회에 나섰다. 특히 14일부터는 발전, 철도, 지하철 등 공공운수노조 순회간담회를 통해 6월말 7월초 강력한 대정부 투쟁 전선을 만들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6월말~7월초 대정부 투쟁의 전선에 14만 금속노조를 결합시켜 위력적인 투쟁을 만든다는 내용의 2008년 투쟁계획을 오는 1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확정할 계획이다.

예상되는 노동자들의 저항에 이미 이명박 정부는 ‘백골단 부활과 불법파업 엄단’을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노동운동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면서 정리해고 완화와 공공성 파괴에 맞선 강력한 투쟁을 전개한다면 향후 노정관계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반대 여론에 부닥쳐 주춤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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