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디걸스', 부산 춤바람 나게 하다
    2008년 04월 11일 01: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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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기간 중 유세 모습.(사진=진보신당 부산시당)
 

재송동 ‘행복 한의원’ 원장 적연의 앞가슴에 고딕체로 ‘보신’이란 글이 선명하다. 연두색 티셔츠 위에 겹쳐 입은 점퍼 때문에 왼쪽 ‘진’자와 오른쪽 ‘당’자가 보이지 않다 보니 적연의 맞은 편에 앉아 곱창을 씹던 화덕헌이 한소리 한다. “형님 불룩한 배 위에 ‘보신’자가 제격이네요”

"보신(補身)을 잘해야 운동도 잘 할 수 있다. 진보신당은 서민들의 보신, 자양강장제다. 진보신당의 당명을 줄여 부르라면 ‘보신당’으로 해야 한다… 어쩌구 저쩌구…" 곱창에다 찬 쐬주 서너 잔 들어가니 마구 오바한다.(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선거운동 중간 쯤 약간의 망중한이 있었음을 실토한다)

0.06%가 모자라 ‘국회로 가는 막차를 놓쳐 버렸지만’ 우리들은 크게 상처입지 않았다. 왜냐고? 선거운동 전 기간 동안 우리는 즐거웠고, 행복했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온갖 재미난 에피소드와 발랄한 상상력들이 난무했다.

   
  ▲ 네발 자전거를 타고 유세 중인 김석준 대표와 운동원들.
 

네발 진보자전거, ‘신’라면을 패러디한 진보‘신’당, 88만원 세대의 시체 퍼포먼스, 티벳학살 규탄 퍼포먼스, 문디걸스, 대운하 퍼포먼스의 부산물 날다람쥐와 황소개구리…

공식 선거운동 직전 여론조사에서 부산진을 진보신당 박주미후보가 0.8%(민주노동당 민병렬 4.2%)라는 얘기를 들어도 아무도 기죽지 않았다.

낡은 진보의 껍질을 깨고 나온 ‘약한 병아리’지만 우리가 옳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주눅 들지 않았다.

개표 결과도 8.28%로 나타나 선전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후보로도 출마한 적이 있었고, 상대적으로 조직도 갖고 있는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 직무대행 민병렬 후보는 6.15%를 얻었다.

비록 짧은 선거운동 기간이지만 이렇게 열정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 사랑교회 앞에서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 회원들을 발가벗겨 놓은 덕헌 만큼이나 온갖 퍼포먼스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을 강제함으로써 당원을 괴롭히는(?) 적연.(寂然:. 필명이다. 불법을 공부한 분이라 법명 같기도 하다. 해석해 보라니까 “그냥 잠자코 있으라는 뜻”이란다. 자신은 적연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남들에게는 소연(騷然)하다)

그리고 ‘적들에게 가벼운 찰과상만 입히고 장렬히 산화하는 낡은 운동을 극복해야 한다’며 덕헌과 공모해 네발 진보자전거를 질러버린 자칭 ‘불량 당원’이라는 우량 당원 태식, 그리고 우아한 몇 마디로 상대를 제압하는 우니.

네 살짜리 욱이를 데리고 매일같이 선본 사무실로 출근해 수행이면 수행, 춤이면 춤,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해 보인 정은, 짬밥순 캐스팅 때문에 얼굴에 케찹을 바르고 비 내리는 보도에 티벳 승려 복장으로 쓰러졌던 웅이와 민수.

그 좋아하던 술을 끊고 유세차를 귀신같이 몰았던 경훈, 각종 정책 문건들을 생산하고 선거 후반에는 문디걸스들과 춤바람을 일으킨 은희, 경남, 주영이들, 연월차를 다 바쳐 유세단을 이끌었던 해운대 허풍누리의 지존 허풍.

운동원들 발목 보호를 위해 고급 신발을 공수한 용차장, 업을 전폐하다시피 뛰어다닌 민진, 종성, 날다람쥐 종근이들, 가장 스트레스가 많은 전화 홍보를 맡아 자원 활동을 한 희성 등등 이들 모두가 작은 영웅들이다.

진보신당 부산시당에 상근하는 세 명의 ‘까칠녀’들이 있다. 홍보팀장을 맡은 ‘쑥’이 밤을 새워 안무한 춤을 나머지 두 상근녀들에 전수해 거리에서 춤바람을 일으켰는데 바로 이 팀 이름이 문디걸스.

   
  ▲ 뭔데걸스에서 문디걸스로 이름을 바꾸고 부산에 춤바람을 ‘살짝’ 일으킨 까칠녀들.
 

원더걸스라고 부르기엔 과도한 웨이브가 부담스러운 나이도 있고 해서 잠시 ‘뭔데걸스’를 거쳐 결국 ‘문디걸스’로 낙착한 이 여인들은 아예 사무실에서 숙식하며 평당원들의 열정을 끌어올리는 단단한 지렛대가 되었다.

적연은 선본 사무실에 무더기로 쌓이는 박카스, 홍삼드링크, 비타500과 같은 이른바 ‘약물’에 의존해 상근자들이 버티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직접 제작한 한방 ‘약물’을 공급했다.

보신(補身)은 못해도 보신(保身)이라도 하라는 얘기. 이 약물을 투약한 ‘문디걸스’들은 정말 팔팔 날았다.

이들의 뜨거운 몸짓과 평당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비등점 직전인 99도까지 온도를 끌어 올렸다. 비록 1도가 모자라 끓어오르진 못했지만 99도까지 달구어진 것을 과소평가할 순 없다.

자신의 모든 걸 바쳐 짧은 기간 99도까지 가열한 진보신당 당원들 모두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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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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