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력있는 심상정, 역전은 이뤄진다"
        2008년 04월 08일 02: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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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을 하루 앞둔 8일, 기나긴 선거운동의 끝이 보이는 가운데 진보신당의 당운을 걸고 고양 덕양갑 지역에 출마한 심상정 후보의 선본도 마지막 힘을 짜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차이가 나며 사실상 한나라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이곳이지만 여론조사만으로 손범규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속단하는 것은 무리다.

    심 후보는 8일 자정까지 72시간 철야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유세 중에 부친상과 한평석 후보의 단일화 제안과 철회라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심 후보와 선본 사람들은 예의 저력을 보여주며 뚜벅뚜벅 걷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심상정 후보 선본의 표정도 어둡지 않다.

       
      ▲총선이 하루 밖에 남지 않은 8일, 덕양갑의 심상정 선본은 어느때와 같이 분주하다.(사진=정상근 기자)
     

    오전 9시 30분. 새벽 선거운동을 마친 심 후보 선본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모두 다소 피곤한 표정 그리고 쉰 목소리로 의사 소통을 하고 있다. 그들 중에는 샌드위치로 요기를 하는 사람, 졸린 눈을 양 손가락으로 비벼대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의 피곤은 그러나 심 후보 당선에 큰 희망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심 후보 선본의 한 관계자는 “단일화 무산을 계기로 심상정 쪽에 민주당 표가 쏠리고 있어요, 한 후보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능력 있는 심 후보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예요. 부동층도 심상정 후보의 진정성을 알고 심 후보 지지로 돌아서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희망보다는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덕양갑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농촌지역이 혼재한 지역이라 양 측의 요구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날 심 후보의 오전 유세일정은 5단지와 6단지에 들어서는 알뜰장터를 찾는 것과 선유2리에서 열리는 성황제에 참석하는 것으로 농촌과 도심 양지역을 동시에 챙기도록 짜였다. 낮부터는 배우 문소리씨와 합류해 원당 인근 주택가와 시장을 함께 도는 일정이다.

    우선 심 후보와 따로 5단지와 6단지를 찾았다. 알뜰장터가 서 있지만 사람이 거의 없는 썰렁한 모습이다. 5단지 장에서 한과류를 파는 한 상인은 “다들 어디 서울로 출근해서 그런지 원래 사람은 많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밖에 있는 주민들은 대부분 아이들과 산책을 나온 젊은 주부들이었다.

       
     ▲문소리씨에게 음료수를 따라주는 한 시민(사진=정상근 기자)
     

    5, 6단지에 거주하는 주민 5명에게 지지후보 여부를 물었다. 이들 중 4명이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와 산책을 나온 이영미씨(30)는 “선거 때라고 하지만, 별로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나와 별로 상관없는 일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요”라고 말했다.

    이들 중 유일하게 지지후보를 밝힌 30대 주부는 ‘심상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여자로서, 또 열심히 하는 것 같고, 능력도 있고 뭐 그 정도죠”라며 짧은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이들의 관심사는 아무래도 교육과 주거환경에 집중이 되었다. 하지만 심 후보의 공교육 특구와 손 후보의 자립형 사립고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었다. 앞서 말한 이영미씨는 “그게 무슨 차이인진 잘 모르겠어요, 아직 아기가 학교갈 때가 아니라, 같은 말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썰렁한 아파트 단지를 뒤로하고 심 후보와 문소리씨가 함께 유세하고 있는 원당역 인근을 찾았다. 주택가 근처에서 심 후보는 뉴타운이 가진 모순과 이 지역 서민들을 대표할 수 있는 심상정을 지원해 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이 지역에는 40~50대 중장년층과 시장 상인들이 많았다. 한 세탁소의 주인(익명, 48)은 “개인적으로 다른 후보의 친적이라 그 사람을 찍을 수밖에 없다”고 웃으면서도 “하지만 심상정 후보는 멋있고 능력 있어 보여 정말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보는 어쩔 수 없더라도 당은 저 당(진보신당)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거리 유세는 사람은 적었지만 주민들의 진정어린 박수를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심 후보는 “뉴타운이라고 하는데 원주민들은 쫒아내는 뉴타운으로는 우리 소외 받는 원당 주민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며 “강력하고 능력 있는 야당 후보, 후보 중 유일한 17대 국회의원이었던 심상정을 지지해 달라”고 외쳤다.

       
     ▲시장 상인들이 심 후보의 연설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문소리 씨도 “영화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 것 같아 이 자리에 섰다”며 “심 후보는 능력 있고 성실한 의정활동을 하셔서 그동안 지지해 왔으며 원당 주민들도 함께 지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세차를 타고 천천히 이동하면서 심 후보는 “OO가게 사장님!, 사장님은 저 찍으셔야 합니다. 신용카드 수수료, 제가 내렸어요”는 식으로 농담 섞인 친근한 유세를 펼쳤다.

    옷가게를 하는 김영미(37)씨가 나와서 유세를 구경하다 그 소리를 듣고 웃음을 터트렸다.

    김 씨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많긴 한데 그래도 예전보단 덜해요”라며 “저런 분들이 많으면 가게 하는 사람들도 참 좋을 텐데요”라고 말했다. 그는 심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총선 하루 전이지만 심 후보의 유세는 “4월 9일 선거에서”란 말에서 “내일 선거에서”로 변한 것밖에 없었다. 능력 있는 자신을 지지해 달라는 것, 여기 고양에서 서민정치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없었다.

    내일 고양시민의 선택을 기다리며 72시간 유세를 드디어 마무리 짓게 될 심 후보는 얼굴에 피곤함 하나 없이, 물 먹는 시간 말고는 계속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의 지지를 당부하고 있었다. “XX미용실 사장님, 저 심상정입니다. 확실하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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