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차, 2번차 부러웠지만 난 행복합니다"
    2008년 04월 08일 01: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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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 유세차예요…

생각해 보면 나를 데리러 상황실장님이 오셨을 때 그 표정을 저는 잊지를 못해요. 나 같아도 그랬을 거 같아요.

사람으로 치면 꼬부랑 할머니 뻘에 여기저기 긁히고 피부도 안 좋고 흉터도 많아서 같이 다니기 챙피하다는 생각, 당연한 거 다 알아요.

그래도 솔직히 얘기하면 조금은 서운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나라고 좋아서 유세차를 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잖아요.

제가 이래뵈도 사람 나이로 치면 벌써 아흔이 넘어요. 이젠 나도 지친 몸을 쉬고 싶을 때라고요.

그래도 젊었을 때는 노점상 생존권 투쟁을 위해서 이 한 몸 바쳐서 열심히 싸웠구요. 지금 생채기가 다 그때 생긴 거라구요.

그렇게 해서 진보신당에 왔더니 당원들이 하나 같이 절 탐탁히 여기지 않더라구요. 기분 조금 상했어요. 자기들은 뭐 얼마나 잘났기에 나를 이렇게 무시하나 생각도 들었어요.

옆에 기호 1번이나 2번, 6번, 8번 유세차들은 좋은 옷 입고, 지붕도 있고, 심지어 텔레비전까지 갖춰져 있어서 얼마나 제가 부러워했는데요.

   
 
 

그런 것도 하나 못 해주면서 나만 갖고 뭐라하는 것 같아서 살짝 마음이 상했어요.

그래서 일부러 방귀도 막 뀌고, 3단 기어 들어갈 때 안 들어가게 조금 장난도 치고 그랬어요.

사실은요, 며칠 전에 조명 등 하나 나간 거 제가 심술부려서 그런 거예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진보신당 당원들이 조금씩 저를 사랑해주시는게 느껴지더라구요.

얼마 전에 김정수 당원님인가? 조직팀장인가 하는 분이 제 위에 올라가서 연설한 적 있었죠?

왜 상암동에서 말이에요. 그 때 김정수 팀장님이 저도 소개해주면서 자랑스럽다고 하셨을 때 저 마침내 눈물이 나오고 말았답니다.

그리고 어제. 우리 정경섭 후보님께서 유세 중에 제 얘기를 하시는 거 들으면서 야, 유세차 중에서 내가 가장 행복하구나. 이런 생각 들었어요.

그래서 유세 끝나고 제 앞에서 사진 찍는 당원분들 보면서 사실 저도 같이 끼고 싶어서 일부러 사이드 브레이크 풀고 살짝 앞으로 나가고 그랬는데…

   
 
 

또 어떤 당원분은 제 사진을 찍으셔서 동료들한테 세액공제 요청할 때 활용한다고 그러시더라구요.

‘불쌍 컨셉’으로 말이에요. 그럴 때마다 마음도 조금, 자존심도 조금 상했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제가 선거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했어요.

이제 선거가 오늘로써 끝이네요.

사실 이제 저도 한계가 온 것 같아요. 저녁에 잘 때면 안 아픈 곳도 없고요. 어쩌면 내일은 시동이 안 걸리면 어떻게 하나 불안하기도 해요.

그래도 선거 치르는 20일 동안 진보신당 마포 당원 여러분과 함께 해서 너무 너무 행복했구요. 정경섭 후보도 당선되고 이남신 비례대표 후보도 당선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진짜예요. 믿어 주실 거죠?

진보신당 당원 여러분 사랑해요. 감사해요. 고마워요.

그러면 안녕.

                                                       * * *

* 이 글의 필자는 월차 휴가를 내고 진보신당 마포 을 정경섭 후보 선본에서 후보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유세차가 너무 ‘고물’이라서 적지 않은 고생을 했는데, 이제 막상 선거 끝나려니 서운한 마음이 불쑥 들어 그 심정을 글로 써 보내왔다고 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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