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신, "총선 후 분당 후폭풍 시작될 것"
    2008년 04월 07일 06: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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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 얼어붙어 있다." 이남신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 홍준표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 유재운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조 애니메이션 노조위원장은 총선을 사흘 앞둔 현장의 조합원들이 투표에 관심이 없다면서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남신 후보는 “현장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양  진보정당의 분열이 죄를 짓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우여곡절 끝에 이랜드 노조의 총회 결정으로 진보신당 행을 택했지만 현장 조합원의 혼선에 자신이 불을 끼얹는 역할을 한 것 같다”며 우려했다.  

이 후보는 “총선 결과가 나오면 그때부터 현장에서 진짜 후폭풍이 시작될 것”이라며 “현 상황을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성장통으로 보고 이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잘 수습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준표 전 부위원장은 “이번 분당 과정으로 인해 반드시 진보양당은 총선 후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결국은 진보양당이 같이 가게 될 것이다. 만약 같이 가지 않으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노력한 선배들과 앞서 분신한 열사들에 대한 배반”이라고 일침을 놨다.

홍 전 부위원장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가고자 하는 길이 하나의 길인데, 각자 급히 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며,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이 서로 대가를 치른 후 반드시 다시 만날 수 밖에 없으며,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멀리는 못 간다”고 강조했다.

유재운 애니메이션 노조위원장은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정치적 노선이나 행동이 달라 다시 만날 가능성이 없다”면서, “분당 사태가 마음이 아프지만 더 분화해서 자신들의 실체를 다 드러내 대중들에게 확인받아야 된다”고 반박했다.

유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하 악화될 노동환경에 비해 진보신당이 개량화되는 것 같다면서 이남신 후보에게 총파업을 선전하는 국회의원이 돼 달라고 촉구했다.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악화될 노동 환경에 대한 우려부터 시작해 현장 분위기에 대한 소회, 합당 가능성 등으로 이어진 이들의 난상 토론은 지난 5일 밤 민주노총 인근의 한 식당에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아래는  대담의 주 발언을 재구성해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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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유재운 위원장, 이남신 후보, 홍준표 전 부위원장. (사진=진보신당)
 

이남신(이하 ‘이’) : 비례 후보 전술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대선과 설을 넘기면서 파업 대오가 유지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심하가다 김경욱 위원장이 비례 전술을 생각해 임원들과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채 정책적으로 제안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개인적인 목적이나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우여곡절 끝에 이랜드 노조 총회 결정을 통해 조합원 동지들의 대오를 유지하기 위해 진보신당 행을 결정했지만 사실 굉장히 고민과 갈등이 많았다.

사측은 총자본의 입장

유재운(이하 ‘유’) : 이랜드 2차 총회를 하는데 도무지 조합원들에게 싸우자는 설득을 못하겠더라. 우리조차도 문제를 풀기 위한 특별한 대안이 없었다. 조합원들에게 더 싸우자고 설득도 못하겠고 그저 조합원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진정한 사회주의 정당이 출현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결국에는 이런 선택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홍준표(이하 ‘홍’) : 정당에 귀속되면 그간 여러 힘든 투쟁 속에서 쌓았던 여러 조건과 상황들을 잃어버리지 않을까라는 우려와 함께 이 동지가 초심을 잃고 혹시 변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 처음에는 반대를 했다.

이랜드 투쟁은 사용자들에 의해 강제로 비정규직의 통제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서비스 업종 여성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나 현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계기가 된 투쟁으로,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조직화내고 규합해 더 외연을 확대시켜나갈 수 있는 투쟁이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

그 속에 이 동지가 있었는데, 이랜드 투쟁을 이끌던 당사자로서 제도적인 것들을 바꿔나갈 수 있는 일을 하고자 비례에 나섰다면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 이남신 진보신당 비례후보. (사진=진보신당)
 

: 이랜드 사측도 독자적인 자본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전체 총자본의 입장에서 판단해 결국 싸움이 전면전 양상으로 커졌고 그 싸움에서 우리가 밀렸다.

비례 후보로 나간 상황 속에서 정당 법 제도와 연동된 여러 가지 정책과 관련해서는 아직 깊이 고민을 해보지 않았지만, 비정규직과 관련해서는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법 제도의 여러 내용들이 입법화되고 그런 것들이 관철될 수 있도록 현장과 소통하겠다.

기존 민노당 의원 동지들이 열심히 했지만, 비정규직 입법 과정에서 안타까운 것은 현장의 비정규직 단위와 충분히 소통하고 하나가 돼 총자본과 정권에 맞선 투쟁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점이다. 정책 이전에 그런 부분을 의정활동에 반영할 진일보된 방식이 필요하다.

또 올해 7월부터 비정규직 법안이 확대 시행되면 제2, 제3의 이랜드가 속출한다. 비정규 법안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의 전면 재개정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가장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즉각 시정돼야 될 부분들의 우선 순위를 정해 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비정규직 동지들이 전면 결합하는 구조를 만들어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김주익 열사가 자결할 당시 우리 노동자가 연대를 못해 열사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자본은 연대를 잘하는데 노동자들은 못한다. 민주노총도 한다고 열심히 했지만 자본가의 연대가 워낙 강했다. 정규직이 연대를 해줘야 하는데 정규직은 돈만 내면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 정규직도 하려고 했다.

: 뉴코아 이랜드 투쟁시 현대 자동차가 파업을 시도해 봤나? 그게 내가 말하는 연대이다.

: 정규직 중심으로 된 민주노총의 한계가 있다. 그래도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시키는 데 민주노총이 고심 속에서 내셔널센터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정규직 할만큼 했나?

: 정규직 조합원들의 이해를 대변해야 하는 조건 속에서 민주노총은 이례적으로 많은 것을 쏟아부었다. 나름대로는 유례없는 생계비 지원 등을 결의하며 120% 최선을 다했다. 다만, 비정규 문제의 심각성이나 규모에 비춰본다면 민주노총의 위상과 역할이 갈수록 외소해지고 있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한 단위 자본을 상대로 해서도 이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자기 혁신을 통해 비정규직 재정 및 조직화를 포함한 사업 방식과 관련해 일대 혁신을 해야 한다.

   
▲ 유재운 애니메이션노조 위원장. (사진=진보신당)
 

: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된 후 총연맹이나 산별 노조 상근자들이 토요일날에 출근을 안 한다. 그리고 어떤 동지는 퇴근 후 핸드폰을 꺼놓는다. 정규직이야 토요일까지 일하고 주말에 쉬지만, 비정규직은 토요일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주체로서 자세나 역할의 준비가 안 돼 분노할 때가 많다.

알다시피 이명박 정권은 신자유쥬의자 신봉자로서 의료나 공공이 다 무너져 비정규직이 설 자리가 없다. 민중봉기가 일어날 것 같은데, 그것을 지도할 정당으로서 진보신당이 과연 실력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금 진보신당에 바라는 것은 반자본주의 전선을 선언하는 것인데, 심상정 의원의 후보 단일화 등 자꾸 개량쪽으로 사민주의로 가는 것 같아 우려된다. 그래서는 이명박 정부를 이길 수 없다.

: 이명박 정권은 간교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자들이 단결해 투쟁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고 노조를 무력화 시키는 형태일 것이다. 한국 노총을 활용하고 이용득 위원장을 팽하는 방식도 굉장히 간교했다. 민주노총 뿐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 일반에 대해서도 굉장히 치밀하게 계획된 시나리오를 가지고 간교하게 무력화시킬 거다.

: 비정규직끼리도 이중 삼중의 하청 구조로 인해 서로 생존권 경쟁을 하게 만들 거다.

진보신당 개량화 걱정?

: 총선 후 본격적인 논쟁이 돼야겠지만, 사견임을 전제로 유 위원장의 질문에 대해 말하겠다. 진보신당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대단히 넓다. 하지만 사민주의든 사회주의든 근본적으로 노동자 대중 삶의 이해와 민중의 요구를 가장 중심에 두고 당사자들이 주체가 되는 그런 정당이 돼야 한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사회주의면 어떻고 사민주의면 어떤가? 현실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비정규직, 한미 FTA, 공공부문 민영화 등에 대한 정책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 구체적 실천 과제들을 중심에 두고 검증할 부분이지 관념적인 논쟁으로 가서는 곤란하다.

이를 놓고 소위 민노당 내 평등파 자주파 이런 식의 정파 구도가 재현돼서는 안 된다. 대중적인 계급정당인만큼 다양한 생각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진보정당으로서 거듭나야 한다. 단순히 노동 중심만이 아니라 평화나 생태 등 다양한 진보적 가치를 실천하는 진보정당이 돼야 한다.

민노당도 강령을 잘못 만든 게 아니라 정파 담합 구조 속에서 그것을 실천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진보신당이 그 과정을 밟지 않으려면 투명하게 열린 구조 속에서 논의하고 실천하며 평가해야 한다.

: 가장 바람직한 건 현장 노동자들이 정치 토론을 활발히 하면서 위에 있는 사람을 압박하는 것이다.

: 구성원들이 의식을 갖고 직접 참여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한 교육적인 학습이나 이런 것들이 체계적으로 잡히지 않았다.

: 그런 것들이 공조직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 강령이 만들어졌으면 실행 단위도 공조직 내에서 돼야 한다. 진보신당이 분당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총선 후 평가해야 하고, 진보신당이 민노당보다 진일보한 형태로 가려면 정파 담합 구조에 대해 비판한만큼 투명하고 열린 공간에서의 토론이 있어야 한다.

정파 자체는 부정적이지 않지만 공조직보다 앞서는 정파는 용납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지켜진다면 사회주의든 사민주의든 뭐든 열린 토론이 된다. 그런 지점에 있어 조직의 운영에 관련한 고민이 필요하다

: 아직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번 분당 과정으로 인해 반드시 진보양당은 총선 후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 요즘 현장을 돌며 많은 간부들을 만나보니 정치 사업을 중요하다고 얘기를 하면서도 실제로는 위탁하듯 소홀히 했다며 반성을 많이 한다.

진보신당은 총선용 정당으로 급조돼 노동의 목소리가 빠져 있어 치명적인 한계가 되고 있다. 이후 조직된 노동자 뿐 아니라 비정규직을 대변하는 노동자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진보신당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 부분에 있어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등 대단히 많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

비정규직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 구체적으로 비정규직을 실제로 조직화하는 것에 대한 내용에 들어가면 굉장히 어렵다. 제도적으로 조직적으로 교합하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것, 예를 들면 복수노조 금지 조항이나, 부당노동행위 등 이런 것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나 노동청이 철저하게 막아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내야 된다.

제도적으로 일단 복수노조 가입 등 이런 것들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낸 다음 총연맹이나 사회단체 그리고 진보신당, 민노당이 등이 각 지역 산하 본부나 연맹에서 조직화해야 그나마 비정규직들이 한 자리에 모여 소주라도 기울일 수 있다

: 법 제도 개선이 비정규직 조직화의 관건이라는 말씀인데, 법제도 개선이라고 하면 비정규직 조직만큼 어려운 과제로써 그것도 쉽지 않은 딜레마이다.

: 그렇게 자포자기하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우리가 주어진 조건 속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총연맹이나 진보신당 및 민노당에서 앞서나가는 동지들을 통해 비정규직 조합원의 의식교육을 해야 하는데, 그들조차도 사분오열돼 있으니 문제이다.

오히려 제도적인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일 수 있다. 비정규직 조직화를 얘기하는데 구체적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해야 하는데 순서를 거꾸로 얘기한다.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하지 못하니 당사자들이 신뢰하지 못한다.

: 실제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신이 상당하다. 민노당이든 진보신당이든 비정규노동자들은 이번 선거에 관심이 없다.

: 일전에 어디서 읽었는데, 앞으로 한국의 노동운동은 비정규직이 지도한다고 얘기하더라. 가장 고통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면 반 년에서 일 년이면 완전히 노동운동가가 된다. 평생 자기가 배고프고 힘드니깐 찾아서 읽고 배우고 듣고 현장에 결합한다.

하지만 정규직 동지들은 잘 모른다. 집회장에서 가끔 연맹 대표자들이 오면 전혀 모르는 그런 발언을 한다. 비정규직 조직화가 시급하다고 얘기했지만, 제가 볼때 비정규직 조직화는 알아서 되고 있다.

다만 올바로 지도할 조직이 없다. 그런 것들을 진보신당이 고민해서 내줬으면 좋겠고, 솔직히 이 후보가 당선이 된다고 한들 혼자서 뭘 하겠는가? 민노당 의원 10명이 들어갔지만 비정규 악법 통과시켰다. 표 대결로 국회를 바라보면 힘들다. 총파업을 선전 선동할 수 있는 그런 의원, 구속을 각오하는 의원이 아니면 더 이상 방법이 없다

정치 총파업은 가능한가?

: 지금 가장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것은 비정규보호법 확대 시행에 따른 문제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을 필두로 진보신당까지 포함해 진보진영이 총력 대응할 조건이 안 돼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다.

만약, 국회에 등원한다면 7월 이후 발생될 상항에 대해 정확히 시물레이션해 대비하고, 단병호 위원장이 입법한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 보장 법안을 최대한 관철시키겠다.

그 게 의원 한 명 등원한다고 될 일은 아니지만, 현장 투쟁과 연동해 역동적으로 묶어내겠다. 유 동지가 얘기한 문제의식에는 동의하지만 정치 총파업은 불가능하다. 정규직 노조가 할 리도 없을 뿐더러 할 수도 없다. 가장 당사자인 사람들이 실제로 조직돼 싸울 수 있는 이런 여건들을 같이 만들어야 한다.

단 위원장님을 존경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다. 소통이 어느 정도 됐지만 함께 일원하되지 못하고 이원화됐다. 비정규 단위가 처음부터 결합돼 나중에 평가도 같이 하고 책임도 같이 지는 그런 구조가 아니어서 단 의원 혼자 책임져야 하는 구조였는데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

   
▲ 홍준표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
 

: 제가 희망하는 것은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같이 가는 것이다. 결국은 같이 가게 될 거다. 같이 가지 않으면 우리가 꿈꾼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앞서 분신한 열사들에 대한 배반이라고 생각한다.

가고자 하는 길이 한 길인데, 빨리 가기 위해 급히 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진보신당과 민노당은 뿌리가 하나이다.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이 대가를 치른 후에는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 거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멀리는 못 간다.

: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 정치적 노선이나 행동이 전부 다르다. 인간적으로 헤어진 것이 아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대동단결이다. 뭘 보고 하자는 건가? 무원칙한 대동단결처럼 운동을 말아먹는 것은 없다.

민노당의 실체는 드러났다. 통일이 된다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합당이 불가능하다. 분당 사태가 광징히 마음이 아프지만, 제가 바라보는 관점으로는 더 분화되도 상관이 없다. 자신들의 실체를 다 드러내 대중들에게 확인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 그러면 투쟁을 위한 투쟁으로 귀결된다. 힘을 보태도 모자라는 판에 상대방이 나몰래 내 배낭 속 빵 하나 훔쳐갔다고 그것 가지고 싸우다가 배낭 뺏고 내쫒은 결과밖에 안 나온다.

보통의 소박한 조합원들은 진보신당과 민노당으로 쪼개져 있는 속에서 누구한테 투표를 할 건가가 아니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팽배해 있다.

: 현장을 돌며 들은 얘기는 "둘 다 망해봐야 한다"가 대부분 속내인것 같다. "니들이 우리에게 물어는 봤나? 이렇게 현장에 혼선을 빚어놓고 우리에게 뭘 잘했다고 그러냐?"고 한다. 어느 한쪽이 옳고 그른 것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소박한 조합원들의 인식 대다수가 그렇다.

진보정당이 따로 가도 의기투합하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가 있지만, 지금처럼이라면 진짜로 투쟁이 안 된다. 당장 금속의 경우 임단투를 걱정한다. 오히려 자본이 분열을 즐기는 양상이 됐다. 현장에서 단일한 대오로 투쟁을 해야 하는데 정치방침으로 인해 현장에서 의기투합이 될지 정말 걱정이다.

조합원들의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함께 해도 이기기는 커녕 장기투쟁 사업장은 늘어나고 계속 깨지고 있는데 양 진보정당마저 분열을 조장하며 힘 빠지는 방식으로 서로 갈라졌다는 데 있다. 대중이 힘이 빠진 것은 분명하다. 분열로 인해 서로 적대시하고 있어 우스운 꼴이 됐다.

이는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이나 분당, 합당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이명박 하고 싸우려면 당연히 함께 가야 하는 동지들임이 분명하다. 노동자 단결이 제1원칙인데, 현장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정말 죄를 짓는구나, 결과적으로 그 혼선에 제가 불을 끼얹는 역할을 한 것이다.

: 한 후배에게 전화가 왔는데, "형, 이남신 동지 진보신당 비례대표 나왔던데 어떻게 된 거에요, 민노당 아니에요?"라고 물었다. 진보신당을 전혀 모른다. 내가 후배를 힘 있게 설득해야 하는데 할 얘기가 없었다. 그것을 설명하려면 술 한 병 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이해시켜야 하는데, 전화로 물어보는데 할 말이 없었다. 이런 어려움을 우리 스스로가 자초하고 있다.

"둘 다 망해봐야 한다"

: 현장은 딱 이 지점에서 멈춰 있다. 진보신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활동가들조차도 현장에서는 진보신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못한다. 민주노총의 배타적 방침이 대단히 무섭다. 현장이 얼어붙었다. 누가 집행부가 되든 지금으로서는 힘있게 임단투를 할 수가 없다.

총선을 앞두고 두 진보정당의 분열이 대중조직에 실제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총선 후에는 모두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얘기한다. 지금은 시작일 뿐이다. 총선 결과가 나오면 그때부터 진짜 후폭풍이 시작된다.

그게 대단이 우려가 되고 최소화해야 된다. 현장 조합원들은 “둘 다 망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워낙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투표할 여건도 안 되지만 비정규직 뿐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도 기권하고자 하는 정서가 많아, "진보신당이든 민노당이든 투표하라"고 운동하고 있다.

: 현장에서 선거 얘기 해본 적이 없다. 비정규직 현장에서는 투표에 관심이 없다. 다만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사회주의 노동자 정당이 만들어 질 때가 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있다. 이를 위해 여러 조직들이 합종연횡으로 함께 토론을 해보자는 말이 회자된다.

: 이런 부분들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은 겪어야 되는 성장통이다. 그 전에 민노당 내에서는 여러 분파나 정파의 패권주의 등 심각한 문제들이 있었고 그거는 그냥 안고 갈 수 없었다.

최악의 대선 참패조차도 시인하지 못하는 그런 구조는 진보정당이 아니었다. 저는 대중조직으로서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으로서 정치방침에 대한 후유증을 수습해야 될 길이 다르다고 본다. 지금은 이것을 모아 정리할 수 있는 틀이 없어 서로 꼬여있는 형국이지만 성장통으로 보고 잘 대응해 수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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