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발 내미는 건희? 특변된 특검
        2008년 04월 05일 01: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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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에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건희, 무슨 조사를 어떻게 받은 건희? 한차례 조사로 비자금 조성 의혹, 경영권 승계 의혹, 불법 로비 의혹 등 거대한 의혹을 풀 수 있는 건희?

    우선 비자금, 김용철 변호사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의 분식회계로 조성된 비자금 규모는 10조원대라고 한다. 비자금 규모가 워낙 천문학적 수준이라 수천개의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하고 심지어 떼이기까지 했다. 오죽했으면 홍석현까지 배달사고를 냈겠는가?

    그런데 이 비자금이 모두 20년 전에 고인이 된 이병철 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라고 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므로 진실은 이병철 회장의 무덤에 묻겠다는 건희?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은 국세청, 재경부, 금감위, 청와대, 법조계 등 전방위로 살포했고, 행복한 눈물 등 고가의 미술품을 구매하는데 사용되었다. 청와대 이용철 법무비서관, 추미애 전 의원까지 나서서 삼성으로부터 금품 로비를 받은 사실을 폭로하고 있고,

    김용철 변호사는 김성호 국정원장,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임채진 검찰총장, 이종백 전 국가청렴위원장,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등이 로비 대상이었고 자신이 직접 돈을 건넸다고까지 증언했음에도 로비 대상에 대한 특검 조사는 없었다.

    삼성 구조본 비자금 금고로부터 발원해 모든 국가 기관을 오염시킨 전대미문의 대규모 오염사건인데 서해 기름유출사고에 대해 발뺌하듯 이것도 오리발 내민 건희?

    다음은 불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배임, 에버랜드 전환사채에 대한 실권을 회장의 지시 없이 단독으로 결행했다는 이학수 부회장의 말도 믿어야 하는가

    ? 제왕 이건희는 "돈을 받지 않는 법조인은 고급 포도주를 선물하라"는 따위의 시시콜콜한 지시까지 회장 메모로 전달했는데 자신의 그룹 경영권이 통째로 넘어가는 일을 지시하지 않았다? 이런 "영구 어~없~따" 수준의 코미디를 진지하게 봐달란 얘긴 건희?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그러나 안봐도 비디오다.

    국민들을 도저히 납득시킬 재주가 없는 특검으로서는 삼성 그룹에게 적정한 선에서 꼬리를 자를 수 있는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을 것이고 이런 특검의 고민을 풀어준 게 이학수 부회장이다.

    그는 에버랜드 전환사채는 자신과 삼성카드 유석렬 회장이 짜고 저질렀고, 삼성생명 차명주식 계좌 비자금은 이미 20년 전에 죽은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재산이니 그 정도에서 수사를 마무리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던졌다. 특검과 삼성그룹간의 묵계, 예정된 결론을 향한 수사. 이것이 특검 수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다.

    증거를 인멸하고 말 맞추기를 해온 몸통 이건희를 구속 수사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혈세를 부어 수사하라는 특검의 직무유기다. 천문학적 비자금 만큼이나 엄청난 범죄 규모를 하루 소환조사로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이건희 소환은 수사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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