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금융연맹 40명 1일 단식
        2008년 04월 01일 06:05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화창한 봄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는 분주한 광화문 거리에 넥타이를 맨 양복쟁이(?)들이 정장이 불편한 듯 하나 둘 어색하게 웃으며 모여들었다.

    코스콤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위원장 정용건, 이하 사무금융연맹) 산하 단위 노조 대표자 40명이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모인 것.

    코스콤 파업투쟁 203일, 사무금융연맹 정용건 위원장의 단식이 20일을 맞이한 1일. 연맹 산하 단위 노조 대표자들이 단정한 정장을 입고 ‘코스콤 사태 해결 촉구를 위한 사무금융노동자 항의의 날’ 약식 집회 개최를 통해 불법 위장도급 등 코스콤의 탈법 행위를 시민들에게 알리며 강력한 투쟁을 결의하는 동조 단식농성을 벌였다.

       
    ▲사진=사무금융노조
     

    외환카드 노동조합 위원장 박성선 위원장은 "나만 잘살기 위해 나만 더 노력해 좋은 직장에 가서 돈만 많이 벌면 된다면, 기본적인 정의조차도 항의할 수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면 우리 국민들의 삶은 코스콤 비정규 노동자들의 삶과 다를 바 없게 된다"면서 "누가 법과 원칙을 말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달라.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노동조합원으로서 시민 여러분이 힘들때에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순 연맹 부위원장은 "코스콤 투쟁은 우리 모두의 투쟁으로 국민의 노동권과 기본적인 삶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다. 이 전선이 무너지면 곧 정규직의 일자리도 외주화될 것"이라며 "이 문제가 바로 내문제가 될 수 있다고 공감하면 반드시 이긴다. 천 번 생각하는 것보다 한 번 행동하자"며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실천을 호소했다.

    전국농협노조 서필상 위원장은 "위원장이나 연맹이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이 받아안고 싸워야한다. 지금은 선거를 할 때가 아니라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힘 있게 싸워야 할 때"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정인열 코스콤 비정규지부 부지부장은 "대표자분들이 몸소 실천하는 모습에 많은 힘이 모아지고 있어 감사드린다“며 ”전 조합원이 모여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같은 행사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이형철 연맹 미조직비정규국장은 "20년 전 넥타이 부대의 사무금융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시절을 시민들에게 환기시키고 대부분이 정규직인 각 단위 노조의 대표자들이 동조 단식을 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코스콤 문제의 중대한 심각성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일일 동조 단식에는 한국은행노조 김승원 위원장, 손해보험노조 마화용 위원장, 전석재 비씨카드노조 부위원장 등 40명의 연맹 단위 노조 대표자들과 코스콤 비정규지부 노조원 7명이 함께 했다.

    연맹은 오는 2일에도 청와대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노동계, 시민단체, 법조계, 학계 인사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코스콤비정규 문제 등 870만 비정규노동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한다.

    한편, 사측이 코스콤 노조원을 상대로 약 12억의 손배소를 제기하는 등 6개월이 넘어가는 장기 파업으로 조합원들이 생계에 심각한 곤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중순부터 증권노조 코스콤 비정규지부가 CMS 후원회를 통해 기금을 모금한 결과 지금까지 약 천 삼백만원 가량의 돈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시장의 전산업무를 맡고 있는 코스콤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파업사태는 지난 5월 코스콤이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차별금지 조항 및 정규직 고용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증권전산이엔지(ENG) 등 21개 업체와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대신 정보기술 등 5개 도급업체와 새롭게 계약을 맺어 협력업체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코스콤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1천여명의 노동자 중 5백명에 달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동일 노동을 해왔지만 임금 격차는 크게 6천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2년 이상 상시업무를 담당해 온 2백~2백5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3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집단 해고했다.

    이에 지난 해 7월부터 사용자성 인정과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여의도 앞 천막농성, 삭발, 고공 단식 농성 등으로 장기 파업을 벌였으나, 사측은 원청업체인 코스콤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법원의 판결을 거부했고, 노조 측과 강렬한 충돌을 빚는 등 노조와의 단체협상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사측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했으며,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15일 만에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의 거리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고 사측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불법 미행하고 감시한 것이 드러나면서 코스콤은 이랜드 투쟁과 함께 비정규투쟁의 상징이 됐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