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이슈, 살리자 vs 죽이자
        2008년 04월 01일 02: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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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이 핵을 가지고 있을만한 장소에 타격하는 것(김태영 합참의장)" "불바다가 아니라 잿더미로 될 수도 있다(조선중앙TV)." 남북간의 신경전이 연일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북문제가 총선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북풍’이 다시 불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 관련된 입장은 등록금, 비정규직 등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비슷한 공약을 내걸어왔던 진보 양당의 정체성 차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대북관 문제와 관련된 양당의 입장도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북한이 연일 쏟아내는 대남위협과 비판을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대북관 때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강형구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남북관계가 악화된 원인은 ‘대북 선제공격 발언’ 등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대북관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대북 발언에 신중을 기했다. 31일 보도된 북한의 ‘잿더미’발언에 대해서도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았다.

    반면 진보신당은 ‘북한에도 할 말은 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와 함께 그에 대응하는 북한의 막가파식 행동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잿더미 발언 후 진보신당은 즉각 논평을 내 이명박 정부와 함께 북한을 비난했다.

    잿더미 발언 이후에도 이창우 부대변인은 “남측 당국자들이 북핵의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남한 국민들의 정당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으로 북한 측에서는 남한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시킴으로써 수구 세력들의 안보 센세이셔널리즘을 불식시키는 것이 현명한 태도다”라고 북한 측 태도도 문제 삼았다.

    윤영상 진보신당 정책위 부위원장도 “북한과는 평화를 위한 파트너이지만 북한 사회가 진보의 대안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북한의 인권문제 등을 계속 거론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진보신당의 이러한 모습에 보수언론들은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며 묘한 딜레마를 형성했다. <중앙일보>는 31일 ‘북한 인권 거론한 진보신당’이란 사설에서 “이 당은 노회찬 심상정 등 이른바 평등파가 민노당의 종북주의, 패권주의에 반기를 들고 뛰쳐나와 만들었다”며 “이들이 북한 인권을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섰으니 의미 있는 변화다”라고 말했다.

    사설에서는 이어 “진보신당의 정책이 행여 민노당과 차별화해 표를 얻으려는 전략에만 머물러선 안 되며 권력의 세습, 강제수용소, 탈북자 탄압, ‘인민’의 빈곤 등 북한 정권의 반인권적 문제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도 진보정당 소식에 무관심하던 것과는 달리 이번 소식만큼은 비중 있게 다루며 양당의 논쟁을 소개 했다.

    현재까지 양당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보수언론과 보수정당과의 삼각동맹을 제기했던 민노당이지만 이 논쟁을 키우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즉각 반응이 나오며 대북관을 확전시키려는 진보신당과 달리 민노당은 구두논평에 대한 진보신당의 대응 이후 논평이나 코멘트를 달지 않았다. 오히려 등록금 등 민생현안 논평에 주력하며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1일 통일외교공약을 발표한 자리에서도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최근 ‘낡은 진보’라고 우리를 공격하는 세력이 있는데,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오늘 공약으로 우리의 대답을 대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보다 적극적이다. 대북문제가 민노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인 만큼 민노당이 진보신당의 북한 인권공약을 문제 삼을 경우 즉각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31일 정성희 선대본부장이 KBS아침 라디오에 출현해 “북한 인권문제를 아직 거론할 시점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인터뷰를 한 것과 관련해서도 진보신당은 즉각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반박했다.

    진보신당 정책팀 관계자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할 말은 하겠다. 만약 민노당이 이 문제를 걸고 넘어지면 이는 민주노동당의 잘못된 대북관의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 즉각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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