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물가 인상률, 소비자물가 두 배
    2008년 03월 24일 11: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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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값을 필두로 물가가 널뛰기한다. 버는 돈은 그대로인데, 동네 슈퍼나 마트에 쌓여있는 생필품은 “나 얼마일까요?”라며 비웃음을 날린다. 살 게 없다며 투덜투덜거리는 아내를 애써 외면하고 아이와 노는 척 하기 바쁘다.

정부는 생필품 50개의 물가만큼은 특별 관리하겠다고 하는데, 미덥지 못하다. ‘시장만이 절대선’이라고 외치던 입에서 관리니 통제니 하는 다른 소리가 나오니, 딱 도둑에게 집 열쇠를 맡긴 느낌이다.

날아다니는 교육물가

뭐니뭐니해도 이 땅에서 아이와 함께 크는 사람이라면, 단연 교육비가 걱정이다. 20~30대 부모는 보육비와 유치원비가 부담스럽고, 30~40대는 학원비와 각종 사교육비에 머리 아프며, 40대 후반부터는 대학등록금에 주름살만 늘어난다. 마침 부모된 죄값을 톡톡히 치르게 하려는 듯, 교육물가는 날아다니기 바쁘다.

   
[그래프 1] 2003~2007년 물가인상률
*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추출
 

 지난 5년 동안 소비자물가 인상률은 매년 2~3%였다. 생활물가도 3~4%대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물가께서는 소비자물가나 생활물가를 일치감치 따돌리고 있다. 작년의 경우 소비자물가가 2.5% 올랐는데, 교육물가는 6% 올랐다. 자장면 가격이 조금 오를 때 학원비는 왕창 올랐다는 뜻이다.

특히, 2005년부터는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의 인상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교육물가 인상률은 오르고 있다. 당연히 아비와 어미의 지갑은 교육비 나가면서 얇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프 2] 2003년 대비, 2005년 대비 물가인상률(2007년 기준)
* 국가통계포털(KOSIS)의 소비자물가지수, 생활물가지수, 교육 소비자물가지수로 산정.
 

몇 년 전과 비교해보면, 차이는 보다 뚜렷하다. 지난 5년 동안 소비자물가는 11.6% 올랐다. 2003년에 10,000원 하던 물건이 2007년에는 11,160원 한다. 그에 비해 교육물가는 22.4% 오른다. 10,000원 하던 교육비가 12,240원 한다. 소비자물가가 걷는 동안 교육물가는 날아다녔다. 소비자물가가 땅에 있는 동안 교육물가는 하늘을 자유롭게 누빈 게다.

뭔가 이상하다. 공교육 체제라며 국가와 정부가 관장하는데도 교육물가가 많이 오른다. 시장의 장바구니 물가를 저멀리 따돌린다. 이렇게 본다면 차라리 시장이 낫겠다는 이야기가 나올만 하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시장이었다.

교육시장화 = 교육물가 인상

흔히 시장에서 경쟁하면 질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교육도 시장처럼 경쟁을 시키면 질도 높아지고 비용도 줄어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학교에서 경쟁을 하면 비용만 늘어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필요하면 사고 필요 없으면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재화로 교육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교육을 보기 때문에, 소비자 중심이 아니라 공급자 위주로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다.

학생이 서울대를 희망하고 동시에 서울대가 학생을 희망하는 양방향 선택의 상황에서는 언제나 서울대의 학생 선발이 이긴다. 그러면서 공급자가 정한 가격에 소비자는 응할 수밖에 없다. 왜? 구입하지 않으면(예: 대학가지 않으면) 인간 이하의 삶만이 기다리는데 어쩌라구.

   
[그래프 3] 2003년 대비 항목별 교육물가 인상률(2007년 기준)
 

5년 동안 교육물가를 주도한 것은 역시 유치원비, 학원비, 대학등록금의 빅 3였다. 유치원 납입금은 38.8% 오르고, 사립대 등록금은 28% 올랐다. 학원비 또한 고입 대비든 대입 대비든 25% 정도 뛰었다. 아이가 얼굴에 범벅이 되면서도 맛있게 먹는 자장면이 8% 오른 것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상당하다.

그런데 유치원, 학원, 대학은 한국 교육에서 시장화가 가장 많이 진척되어 공교육의 원리를 쉽게 찾을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학원은 애초부터 시장이었고, 동네에서 국공립 유치원이나 대학을 발견하는 건 신의 계시이며, 거기에 아이를 들여보내는 것은 신의 가호다.

뿐만 아니라 빅3는 아비와 어미에게 필수재다. 아이를 유치원, 학원, 대학에 보내지 않으면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맞벌이가 아니라면 또는 강심장이 아니라면 쉽지 않다. 그러니 내라면 내야 한다.

이럴 때 공급자의 입장에서 가장 쉽게 돈 버는 방법은 무엇일까. 수요가 안정적이거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급자는 무엇을 할까. 같은 물건이라도 비싸게 파는 게 낫다. 공급자끼리 경쟁하는 상황도 있겠지만, ‘동종업종끼리의 이심전심 담합’으로 비껴날 수 있다. 덕분에 오늘도 아비와 어미의 지갑은 비워진다.

빛보다 빠른 스피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의 교육물가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전혀 다른 것으로 회자되는데, 그렇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원전에 대한 충실도 정도다. 참여정부가 신자유주의 원전과 거리를 약간 두었다면, 이명박 정부는 원전에 충실하고자 한다. 참여정부가 공교육의 원리를 조금이나마 신경을 썼다면, 이명박 정부는 오로지 시장이다. 하지만 커피에 프림을 타건 타지 않던 간에 커피는 커피다.

참여정부 5년 동안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유아교육-보육의 일원화라는 과제 또한 진척되지 않았다. 대학등록금 자율화도 여전했다. 그리고 대학본부만의 등록금 자율화는 등록금 천만 원 시대를 낳았다.

임기 중반 이후부터는 국립대 법인화도 추진했다. 특목고 역시 늘었다. 자사고는 2002년에 3개, 2003년에 3개가 문을 열었으며 특목고는 12개가 새로이 세워졌다. 그 기간 동안 고교 입시 대비 사교육도 늘었다. 그러니까 유치원비, 대학등록금, 학원비 상승에 참여정부의 공은 혁혁했다.

바톤은 이제 이명박 정부로 넘어갔다. 물론 바톤 주고받기하면서 이명박 정부는 거추장스러운 공교육의 원리를 버렸다. 오직 시장원리만을 되뇌인다. 유아교육? 후보 시절의 교육공약에서 유아교육 관련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다.

지난 3월 20일에 있었던 교육과학기술부의 <2008년 업무계획 보고>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교육복지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했으나, 유아교육은 아예 관심 밖이다. 하긴 그동안 보육 업무를 담당했던 여성가족부를 없애려고 했던 정부이니, 얼마나 유아교육과 보육이 걸리적거렸을까.

대학등록금? 마찬가지다. 대학입시마저도 대학본부 맘대로 하라는 정부인데, 학생 무시하면서 대학본부 마음대로 등록금 책정하기는 앞으로도 변함없다. 국가장학제도를 구축하고 기초수급자 전원에게 무상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으나, 대선 전에 ‘등록금 반값’을 이야기했던 한나라당과 이주호 교육문화수석이 올해 초반의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뿐만 아니다. 교육과기부 업무보고에서 이명박 정부는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땅에서 국립대의 씨를 말려 사립대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천명한다. 법인화 때문에 그동안 국립대가 대학등록금을 연 10%씩 올려왔는데, 당연히 앞으로도 여전할 태세다.

참고로 2007년 한국대학교육연구소는 국립대가 비슷한 규모의 사립대와 예산을 맞추려면, 등록금을 경북대 192만원(57.4% ↑), 부산대 189만원(57.1%), 충남대 335만원(101.1%), 전남대 249만원(72.4%), 전북대 412만원(127.6%) 올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으로 학원비는 어떻게 될까. ‘학교만족 두 배, 사교육 절반’이 이명박 정부의 슬로건인데, 이걸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신 사교육 대박을 예상하는 이들은 꽤 된다. 증권가는 주가가 위태위태한 지금도 “사교육 주식을 사라”고 투자 의견을 낸다.

여기에 부응이라도 한 듯 작년 10월 9일의 교육공약 발표부터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나 언급으로 사교육 주가가 폭락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대신 오르기 바빴다. 이런 상황은 교육과기부 업무보고가 있었던 3월 20일에도 마찬가지다.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새정부의 2009학년도 대입의 주요 골자는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으로 요약된다”며 “이는 대학의 학생 선발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며 대입체제를 과거 수능 중심으로 돌려놓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 한국투자증권은 중등 사교육 시장의 고성장을 예상했다. “중등 시장은 잠재 성장성이 고등부에 비해 월등히 높으데다 아직 형성 단계에 있어 새로운 사업자들의 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 “새정부의 교육 정책이 시장 경제 논리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갖춘 메가스터디가 최고 수혜 업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교육 株, 중등 사교육 고성장 기대」, <머니투데이>, 2008년 3월 20일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 쯤이야 무시하라

딱 한 달 전인 2월 22일 교육부와 통계청은 사교육 실태 조사 및 사교육 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5만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교육의 원인을 물었더니, 대체로 1순위로 학벌사회를, 2순위로 대학서열체제를 언급했다.

   
 
 

하지만 한 달 전의 발표 내용을 이명박 정부는 애써 무시하고 있다. 학벌사회나 대학서열체제 해소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도 않다. 오히려 고소영 청와대로 학벌사회를 부추긴다. 교육 4인방(청와대 수석, 비서관, 교육부 장관, 차관) 모두 서울대 출신이니, 무슨 말이 필요할까.

여기에 대학들은 수능 위주 입시전형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수능 논술 위주 선발이 사교육의 원인이라고 했는데, 대학들은 학생들의 의견 쯤이야 가뿐히 무시한다.
그러니 사교육비는 이제 늘어날 일만 남았다.

앞으로 5년을 살아가는 지혜

이런저런 수치, 그래프, 표를 제시했는데, 사실 다 아는 거다. 유치원비(어린이집비), 사교육비, 대학등록금이 가정 경제의 적이 된 지는 오래다. 그리고 앞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빅3가 춤출 것이라는 예측은 웬만한 사람이라면 다 한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 엄마의 불안한 가슴이 알고 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다. 어떻게 버틸까? 가장 좋은 방안은 아이를 안 낳는 거다. 피임을 하건 정관수술을 하건 금욕생활을 하건 간에 아이를 낳지 않는 게 삶의 지혜다. 저출산시대가 어떠니 저떠니 해도 “당신은 아무 걱정없이 잘 살잖아”하면서 무시해야 한다.

만약 지금 아이를 기르고 있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이명박 시대에 각광받고 있는 사교육 주식을 사든지 부동산을 구입하든지 하여, 그 수익으로 아이 유치원, 학원, 대학 보내는 게 현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시장화의 시대를 헤쳐나갈 수 없다.

교육시장화의 단점은 돈 있으면 에쿠스 사고, 돈 없으면 모닝 사는 게 아니다. 교육시장화의 최대 단점은 에쿠스를 사야만 목적지에 갈 수 있다는 거다. 그냥 도로에서는 에쿠스가 옆으로 지나갈 때 부럽기는 하나 모닝으로도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교육시장화의 도로에서는 에쿠스와 모닝의 차선이 정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차선이 끝나는 지점도 각기 다르다. 그래서 무슨 수를 쓰던지 에쿠스를 사야 한다. 자기 소득에 맞게 모닝을 사는 현명한 소비는 세상 물정 모르는 한가한 소리다.

그러니 지금 당장 증권가의 권고대로 메가스터디, 삼성 크레듀, YBM 시사닷컴 등의 주식을 사야 한다. 펀드에서 돈을 빼더라도 교육주만큼은 살 필요가 있다. 진대제 전 장관이 고수익을 예상하여 164억 원을 투자한, 조만간 상장될 CDI 홀딩스의 주식을 구입해도 좋다.

또는 어디서 돈을 끌어오더라도 부동산에 투자하여, 그 수익으로 이명박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강부자 내각에, 교육부 장관께서도 집이 3채이니, 윗분들의 엄한 질책이나 사회정의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영어 잘 해야 잘 산다”는 이상한 말을 그만 두고, 청와대와 내각의 사례를 근거로 학교에서 ‘부동산 투기로 잘 사는 법’이나 ‘조기 유학 길라잡이’를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다면 금상첨화다.

모닝으로 바꿀까

10년도 넘은 아벨라가 영 불안하다. 이만한 똥차도 없다. 아이를 태울 때면 더 조심스럽다. 더구나 기름값도 만만치 않다. 1,000원 김밥도 사라질 판이니 어떻게 해서든 아껴야 한다. 조만간 아내랑 이야기한대로 모닝으로 바꿔야겠다. 하지만 조수석과 뒤 좌석에서 심심하면 투닥투닥거리는 두 딸아이에게만큼은 다른 차를 안겨주고 싶다.

셋째 키우는 비용이 무서워 정관수술을 한 아비이지만, 이래저래 요즘 출퇴근 길에 걱정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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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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