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위 10%, 237일 굶어야 대학등록금 마련
    By mywank
        2008년 03월 11일 03: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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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1월 1일부터 온 가족이 안 입고 안 먹고 안 쓰면서, 모든 소득을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데 쓴다고 가정하면 며칠이나 걸릴까? 우리나라 국민 중 하위소득 10%는 등록금 마련에 무려 237일이나 걸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진보신당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칭 ‘등록금 고통일수’를 발표했다. ‘등록금 고통일수’는 일체의 소비를 중단하고 모든 소득을 대학등록금에 지출한 날짜수를 말한다. 등록금 고통일수의 계산은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하루 소득이 10만원이고 등록금이 연 400만원일 경우, 1월 1일부터 납부하면 40일이 걸려, 등록금 고통일수는 40일이며 등록금 고통에서 벗어난 날은 2월 9일이다.

    진보신당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평균 등록금 고통일수는 총소득 기준으로 39일, 근로소득 기준으로 61일이 걸렸다. 상위 10%의 경우 등록금 고통일수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15일로 변화가 없으나, 하위 10%는 232일에서 237일로 증가했다.

    또 상하위 10%간 격차는 2007년 기준 약 16배로 나타났다. 즉,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 대부분인 하위 10%는 등록금을 마련하는데, 거의 8개월치 가구소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대학 등록금 폭등에 따라 중하위 50%의 등록금 고통일수도 2005년 72일에서, 2007년 80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주요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대폭 인상한 것을 감안할 때, 서민들의 고통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 고통일수’ 모델을 개발한 진보신당 송경원 연구원은 "작년 2월에 시험적으로 처음 시도해봤다"며, "정식으로 수치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연구원은 "등록금 고통일수 모델은 ‘세금해방의 날’이란 통계모델을 참고해 만들었다"며, "세금계산 모델은 기초자료가 잘 되어 통계를 내기 쉽지만, 등록금 통계는 대학생들의 등록금 편차, 가구통계 등의 자료가 부족해 모델을 개발하는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진보신당 김석준 공동대표는 “가계소득에 따라 등록금을 부담스러워 하는 정도가 매우 다르므로 상한제, 후불제 논의에서 더 나아가, 건강보험료처럼 소득계층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 책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조만간 정부와 재단의 재정부담에 더해, 법인세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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