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힘들어 죽겠어요, 살려주세요
        2008년 03월 07일 04: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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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영등포에 있는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지난 6일 일제고사 시험을 본 이후 생각을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이 글을 공개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시험을 치르고 난 솔직한 느낌을 적어보라고 했답니다. 이 선생님은 "생각보다 아이들의 생각이 조리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이들의 비명과 절규에 귀기울이지 않는 이 억압과 야만의 사회를 뒤집어 엎는데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나서기를 바라며, 이 글을 올린 선생님의 양해 아래 전재합니다. <편집자 주>

    힘들어 죽겠다

    나는 이 시험이 너무 싫다. 이 시험 때문에 학원에 없던 보충도 하고 힘들어 죽겠다. 영등포 애들보다 강남이나 목동애들이 공부를 더 잘하닌까 전국에서 등수를 매겨봤자 영등포 애들이 더 떨어지는데 왜 이런 시험을 보는지 모르겠다. 학교에서 보는 시험만 해도 돌아버리겠는데 왜 자꾸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힘들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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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성적 궁금하면 중간, 기말고사로 충분

       
     ▲ 일제고사를 치루는 학생의 모습 (사진=뉴시스)
     

    솔직히 말하면, 중간고사, 기말고사만으로도 많이 힘들고 지친다. 중학교에 들어온 지 3일밖에 되지 않아서 적응도 잘 안 되고 학원에서도 새학기 시작한다고. 중학교 공부, 숙제 때문에 힘들다. 그런데 과목이나 되는 시험을 진단평가로 본다는 것은. 시간도 없고 너무 싫다.

    나는 학원에 다닌 뒤로 학원 숙제 때문에 11시가 넘어서 12시쯤에 자고, 학교에 가려면 일찍 일어나야 돼서 수면시간도 부족한데. 시험기간에는 시험준비까지 하려면 시간도 모자라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만약. 시험 성적도 안 좋게 나오면 내 기분도 우울해지고. 부모님께 혼나서 정말로 힘들 때가 많다.

    나는. 이런 진단평가, 개인의 성적만을 알아보기 위한 이런 시험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나는 개인의 성적을 알아보려면 중간고사 기말고사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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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친구 만날 생각에 설레었는데 3일만에 시험이라니요

    시험… 정말 힘듭니다. 시험은 왜 보나요? 공부 안해서 보는 건가요? 시험 안 봐도 공부 잘 할 수 있어요… 진짜 조금만이라도 줄여주세요. 그리고 이번에는 중학교 올라와서 3일만에 보는 시험이예요. 적응도 안되고, 힘든데 시험때문에 더 힘들어요.

    뭐 진로 어쩌구 하면서 그러는데 이것 때문에 사교육비도 더들고, 진짜 힘듭니다. … 처음에 중학교 올라와서 새 친구, 새 선생님 만날 생각에 정말 설레고 좋았는데 3일만에 시험이고, 이제 4, 5월 되면 또 시험을 봐야돼요.

    그리고 댁들은요, 요즘 우리들이 얼마나 힘든지 모를겁니다!! 학원에, 숙제에 정말 힘들거든요. 이렇게까지 하면 경제가 올라갑니까? 올라가지도 않고, 우리만 힘들어지고 정말 이게 몹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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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아빠한테 조낸 쳐맞는 애들의 상처를 알기나 하나

    전국에서 시험을 봐서 등수 매긴다는 자체가 마음에 안 들고 못하는 애들은 얼마나 상처를 받고, 부모님들께 혼나는지 어른들은 모른다. 이거 하나 못 봤다고 엄마한테 아빠한테 조낸 쳐맞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나 이러는건지…

    이봐 요즘 학생들이 얼마나 불쌍한지 알아? —- 요즘 애들 학교-학원-숙제야. 하루 종일 공부에 썩어가며 살고 있다고. 알겠냐? 아무리 공부잘하면 뭐하니 행복하지 못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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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리 볼려면 적응한 다음에 보든가

    이런 시험에 대해 내 의견을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물론 시험은 괜찮지만 중학교 올라와서 적응도 하지 못하였는데 바로 시험을 본다는 것은 정말로 반대고 한편으론 화가 많이 납니다. 차라리 시험을 볼려면 중학교를 적응한 후에 보든가 3일만에 본다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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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고 싶어라는 소리도 나와요

    중학교 와서 3일만에 시험을 보는데 부담스러워요. — 저희도 시험만 보면서 사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시험 봐서 공부 못해서 꼴등 당하면 학교에 놀림거리가 되고 또 학교 가기 싫어라는 소리 나오고 죽고싶어 라는 소리도 나와요. 꼭 시험만 보는 학생이 아니예요. 시험을 줄여주세요. 전 학생의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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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수 안 나오면 엄마들 난리나요

    정말 싫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좀 줄여주세요! — 저도 4학년 때 처음 기말 볼 때 몸살났었습니다. 안하려고 해도 엄마들… 애들 학원 목동까지 보냅니다.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 받겠습니까. 왜 모르세요. 그리고 이런 시험 보는데 점수 안나오면 엄마들도 난리나요. 힘들어서 포기하는 애들 많아요. 핀란드 교육방식 본받으세요. 당신들도 이렇게 시험 함 보세요. 얼마나 힘든가. 시험 줄여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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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절을 만들어주는 것 같다

    중학교로 올라온지도 얼마 안 됐는데 안그래도 싫은 시험을 5과목이나 보니깐 자증난다. 중간, 기말고사 시험보는 것도 힘든데, 다 배운 지겨운 과목들을 또 보니깐, 그냥 너무 싫다. 까먹은 내용들도 있는데 걱정도 되고, 그것도 전국애들의 시험결과를 등수까지(?) 매기니까 부담도 되고, 진짜 시험 안봤으면 좋겠고, 스트레스도 받고, 부담도 되고, 잘하는 애들이랑 비교되고 짜증난다. 좌절을 만들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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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 못 한다고 차별 받는 아이들 있습니다

    저는 이런 진단평가라는 시험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1학기에 두번, 2학기에 2번, 1년에 4번 보는 시험도 힘든데 시험을 한 번 더 본다는 건 말이 안되죠. 이 시험 못보면 부모님께 혼나고. 그럼 저희들은 스트레스를 얼마나 많이 받을까요?

    공부 못 하면 부모님께 혼나고, 선생님께 혼나고. 시험 못 봐도 부모님께 혼나고 선생님께 혼나고. 스트레스가 정말 너무 많이 받습니다. — 이런 시험은 없어지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학생들은 시험도 조금 내주세요. 공부 못한다고 차별받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시험만큼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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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학교 숙제, 진단평가 너무 많아 시간이 물처럼 흘러갔다

    중학교에 처음 발을 내딛자마자 시험을 보게 돼서 학기 초부터 이래저래 바빴다. 학원숙제, 학교숙제, 진단평가 공부 등 할 것은 너무나도 많은데 시간은 촉박해서 시간은 물처럼 흘러가 버렸다. 중학교 첫 시험이었고 OMR카드에 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이라 중요한 시험이 아닌데도 바싹 긴장을 했었다.

    버리려고 했던 문제집이나 전과 등을 겨우 찾아 다시 훑었는데 생각이 많이 안나서 힘들었다. 다시 되새기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덕분에 부담은 될대로 들었고 긴장도 될대로 들었다. 진단을 해보는 건 좋았지만, 힘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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