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진보정당에 바랍니다”
    2008년 03월 03일 03: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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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은 역사적인 행사에서 제가 격려사를 하는 것은 너무나 과분한 일이라고 생각되어, 새로운 진보정당에 바라는 제 마음을 세 가지만 말씀드리고 격려사에 대신할까 합니다.

그 첫 번째는, 새로운 진보정당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공익을 위해 일하는 머슴 당이기를 바랍니다. 다시 말하면 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을 즐기는 참 일꾼 당으로 우뚝 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웃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새로운 진보정당 이름을 곰곰이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일하는 당’이란 당명이 떠오르더군요. 제가 민주노동당 부패추방운동본부장으로 일할 때나 그 후에도 느꼈던 답답증이 가시지 않습니다.

그것은 대 서민정치의 실종입니다. 당 안에서 권력 다툼하는 시간에 직접 서민들을 만나고 그들의 주장과 희망사항을 정책으로 만들고 실천했다면, 민주노동당이 지난 대선에서처럼 참담하게 패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머슴 당, 참 일꾼 당

한때나마 지지율이 20%대를 상회한 적도 있었지 않습니까, 그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제 새로운 진보정당은 정파 싸움에서 벗어나 서민대중을 위해 일하는 시간을 대폭 늘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보다는 자리 차지에 혈안이 된 사이비 진보정치인들은 발붙일 생각도 못하는 정당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새로운 진보정당은 진보적인 행정가, 공무원들을 많이 배출할 수 있도록 재정과 인력을 배치했으면 합니다. 80만이 넘는 공무원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 지방자치 단체장, 광역의회, 기초의회에 진보당원들이나 진보적인 공무원들이 많이 진출할 수 있는 정치적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 일환으로 새로운 진보정당에서는 해당 지역 당원들이 평상시에 지역주민들과 접촉하는 관행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신용상담, 임대차상담, 공익 관련 부패상담, 그리고  비정규직 권리찾기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실천했으면 합니다.

당의 일상적인 서민정치와 연관이 없는 집회나 서명운동은 정치적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거철에 가서야 지역을 순회하는 일도 보수정당에서나 어울리는 정치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현장 공무원들의 정신적 행정적 지지를 받지 않고는 그 많은 시군구 자치행정을 책임질 수 없습니다. 평상시에 새로운 진보정당을 각 동네에 뿌리 내리는 일을 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부정부패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

생산직이나 사무직 노동자들도 이제는 동네 행정부터 배워 실천하고, 나아가 지역행정을 배우면서 실천해나가야 진정한 진보정당인이 될 수 있고, 시군구를 책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서민대중의 성장을 좀먹는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일에 앞장서는 정당이 되면 좋겠습니다. 서민들은 엄두도 낼 수 없고, 피해만 보는 부정부패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재벌들의 비업무용 부동산 투기실태를 폭로하면서, 삼성 등 재벌 편인 검찰과 싸운 지도 18년이 지났습니다. 최근 삼성의 내부비리를 고발한 김용철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 중에도 삼성 뇌물을 받은 자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고, 90년과는 달리 진보정당이라고 알려진 민주노동당이 있었습니다만, 변한 게 없지 않습니까. 권력층에 대한 삼성 등 재벌 로비는 아직도 집요하고, 변호사들까지 고용해서 합법적으로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탄생을 환호하는 재벌들은 70년대 1,000명 가까운 공직자들에게 아파트 분양권 특혜를 주었고, 8,90년대에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들에게 뇌물을 제공하여 특혜를 누렸던 사람들입니다.

지방행정은 어떠합니까?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들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보수 인사들로 꽉 채워져 있습니다. 그들 중 어떤 이는 돈으로 지역주민들을 매수하기도 하고, 지역주민들은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지역 토호들의 부정부패의 고리도 한두 번의 고발이나 감사로 근절되지 않습니다. 

이제 새로운 진보정당은 부패추방 운동을 민중적, 계급적 입장에서 재해석해야 합니다. 부정부패가 도덕성 문제만이 아니고, 서민들의 생활향상을 저해하는 장애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아가 서민생활의 향상을 저해시켜, 못 산 사람은 더욱 못살게 되고 잘 산 사람은 더욱 잘 살게 되는 빈익빈부익부의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야 합니다.

스스로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로워야

지난날 민주노동당과 일부 노동조합은 부정부패나 뇌물수수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오히려 정파적 이익이나 자기사람 봐주기 식으로 이를 묵인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진보정당은 각 지역에서 행정을 주무르는 토호세력들의 부패행위와도 맞서서, 지역주민의 살림살이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진보정당과 노동조합들은 스스로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진보정당은 부정부패의 문제를 도덕성 문제를 뛰어넘어, 서민들의 생활향상을 가로막는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대처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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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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