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륀지' 얘기말고 독일 파업을 보라
        2008년 03월 06일 04: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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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최대 산별노조인 베르디(Ver.di)가 5일 파업을 벌였다. 베르디는 조합원 270만 명이 가입한 대규모 산업노조다. 이 노조의 공공 교통기관, 공공 유치원, 청소 등의 공공서비스 분야 지부들이 독일 16개 주 대부분의 주에서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의 여파는 컸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노동자 1만 2천여명이 파업을 벌이자 독일의 항공기 운항은 마비됐다. 베를린시내에서는 베르디 공공교통기관지부(BVG)가 전면 파업을 벌여 대중 교통 역시 마비됐다. 눈이 오는 가운데 베를린 대중교통이 마비되자 그야말로 혼돈의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이 밖에도 거의 모든 독일 공항이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 임금인상과 노동시간을 조정 문제를 놓고 파업 중인 독일 노동자들.
     

    그러나 이 파업으로 인해 독일 경찰이 파업 지도부를 검거하겠다는 얘기는 없다. 이 파업을 불법 파업이라며 엄단하겠다는 독일 정부의 엄포도 없다. 이 파업으로 인해 불편을 받을지언정 노동조합이 파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시민의 인터뷰도 없다. YTN에서 보도한 인터뷰에서는 시민이 이렇게 말할 뿐이다 “불편하지만 할 수 없지 않은가?”

    베르디가 파업에 들어간 이유는 임금 인상이다. 8%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측과 5%인상과 현행 38.5시간의 노동시간을 40시간으로 늘려달라는 사용자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베르디 노조의 파업을 집단 이기주의라거나 폄훼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이른바 선진국이 갖고 있는 파업에 대한 입장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철도공사가 필수유지업무제도 협정 체결을 요구하며 운수노조 철도본부측에 교섭을 요청했다.

    그런데 이 협정서를 보면 사실상 파업을 하지 말라는 소리와 같다. 철도공사의 주장에 따르면 파업 시에도 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전철 1, 4호선의 시외 구간에서는 출퇴근시간대에 100%를 운영해야 한다. KTX를 포함해 기차의 경우에도 70%를 운영해야 한다. 파업이 아니라 차라리 집단 결근을 하라는 꼴이다.

    파업권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다. 파업 자체가 이미 업무방해의 성격을 갖고 있고 업무를 방해해야지 비로소 파업의 효과가 있다. 그런데 파업시에도 전철은 100%를 유지하고 기차는 70%를 유지하라고 하는데 어느 사용자가 파업을 두려워하고 교섭에 성실히 나올 것인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얘기하고 싶다면 괜한 오렌지를 갖고 ‘오린지나 어륀지’나 부르는, 이런 것을 따라 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의 노동정책이나 어떤지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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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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