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만들고 있는 거 맞나? 너무 조용하다"
        2008년 02월 29일 05: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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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진보신당의 깃발이 올랐다. 가칭 진보신당연대회의의 이름으로 3월 2일 창당발기인 대회를 거쳐 당명을 확정하고, 총선 이후 2단계 창당을 거쳐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한다는 계획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진보신당,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

    총선일정을 고려해서 만드는 당이라는 점에서 지금 논의되고 있는 진보신당은 정식으로 건설되는 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지금 추진되고 있는 진보신당 흐름, 분위기는 좀 이상하다 싶다. 세상을 들썩거리게 했던 민주노동당의 탈당 흐름과 달리 진보신당 운동은 너무나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진보신당이 관심을 갖고 있는 수많은 국민들에게 진보정당에 대한 열망과 참여의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우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간에 쫓기고 정식 창당이 아니라 하더라도 새로운 진보정당의 흐름이 가사화되고 국민 대중들에게 대세로 인식되는 창당운동이 되기 위해 실무적인 추진에서부터 제대로 된 진보정당 추진기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같은 문제의식하에 진보신당연대회의에 몇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은 대중적인 ‘운동’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창당운동은 곧 대중과 소통하는 사업추진을 필요로 한다. 지난 24일 새로운 진보신당과 관련된 토론회에서도 논의되었듯이 당건설운동은 국민대중과 소통하고 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모든 일정과 회의의 공개는 물론이고, 창당과정에 국민대중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여야 한다. 창당발기인 대회부터 서둘러 공개하고 알려야 한다. 무엇보다 3월 2일 창당발기인 대회에 다양한 국민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창당 발기인 모집 대대적으로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창당발기인 모집을 대대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20여개의 부문운동을 대상으로 200~300명의 창당발기인 모집은 상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창당과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수많은 진보인사들의 참여를 사실상 배제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을 200~300명으로 제한하는 발상과 그 대상을 공개적인 방식이 아닌 상층에서 추진하는 것은 진보정당 건설운동이 몇몇 명망가 중심의 정당운동이라는 비판을 불러올 수 있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공개적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일정한 수를 제한할 수는 있으나 참여는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신문광고 등을 통해 창당발기인을 모집하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이같은 광고는 실제 진보신당의 창당을 알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곳에서 진보신당에 대한 여론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창당발기인은 당명을 정하는 권한이 주어진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창당운동이 ‘정식’으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해도 민주노동당에 실망한 세력은 물론이고 새로운 진보정당의 탄생을 지켜보는 수많은 국민대중에게 그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이미 지금의 진보신당운동은 총선 이후 제대로 된 재창당운동에도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참여할 수 있는 문호를 적극 개방하되 향후 정치일정을 통해 보다 많은 국민의 참여를 호소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탈당자들에게 지나치게 매몰되면 안돼

    세 번째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창당에 참여할 세력을 민주노동당 탈당자에 한정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민주노동당의 이미지를 지워야 하고 극복하고 새로운 진보의 재구성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 탈당자를 달래고 동의를 구하는데 지나치게 매몰된다면 ‘도로 민주노동당’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가 없다. 새롭게 만들어질 진보신당은 그동안 민주노동당에 참여하지 못했거나 새로운 지지정당을 찾지 못하고 있는 다양한 진보세력의 참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네 번째는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재정, 인력, 컨텐츠 등에 대한 공개적인 제안이 필요하다. 우선 사무실 구입에 필요한 재정과 인력에 소용되는 인건비 등 필요한 재정을 공개하고 당원이 아니더라도 지원하고 후원한 수 있는 국민들의 참여를 호소하는 일이 또다른 진보신당 창당 과정이 될 수 있다.

    다섯째는 아래로부터 필요성과 열정이 모아지는 창당과정이 되어야 한다. 급박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이고 다양한 세력의 참여로 추진되는 진보신당운동은 국민대중으로부터 진보신당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고 총선후 창당의 발판이 될 수 있다.

    국민대중에 참여하는 진보신당 흐름과 여론화의 힘을 바탕으로 총선을 맞이해야 하며 총선후 새로운 진보정당을 제대로 건설하기 위해서도 첫걸음부터 제대로 된 정당건설 기획이 추진되어야 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진보신당연대회의의 창당과정은 대국민 메시지도 정보도 없는 상태이다. 이미 언론에서 사라지고 있다. 총선 후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든다는 이유로 상당히 움츠려든 모습으로, 상층 중심의 사업작풍을 만들어간다면 총선에서 일정한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고, 총선 이후 제대로 된 진보신당건설 운동도 마찬가지로 탄력을 받기 어렵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새로운 진보야당을 필요로 하는 정세

    지지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국민이 40%에 육박하고 있다. 지금의 정치정세는 새로운 진보야당을 필요로 하고 있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한나라당의 1, 2, 3중대밖에 남지 않은 지금의 야당의 역할을 자임하는 세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지금 한국에는 제대로 된 야당이 없다. 그야말로 ‘무주공산’에 처한 정치정세에서 진보야당의 등장은 새로운 정치세력 재편에 한축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따라서 지금 추진되고 있는 진보신당 창당과정은 한국의 정치질서를 바꿔놓을 위상과 역할을 자임하는 과정이되어야 한다. 역사를 새로 쓰는 마음과 자세로 창당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추진 주체가 스스로 의미를 축소하거나 추진과정을 소극적인 방법으로 해서는 안될 일이다.

    보다 적극적이고 참신한 모습으로 국민대중들에게 진보신당의 탄생과 건설과정에 동참을 호소하고 동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곧 총선의 승리와 향후 제대로 된 진보정당 건설에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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