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진보세력에 대한 마지막 관심"
        2008년 02월 25일 12:0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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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 창당 과정의 중요 일정 가운데 하나로, 주변의 관심을 모으며 열린 신당 대토론회는 24일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3백여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왼쪽부터 조돈문, 정태인, 홍세화, 이덕우, 정종권.(사진=김은성 기자)
     

    진보신당연대회의 주최로 서울 동작구 여성플라자에서 개최된 ‘진보신당 건설을 위한 대토론회’에서는 "평당원 민주주의가 사라졌다"며 신당 창당 주도세력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비판에서 카드 결제로 신당을 후원하는 방안에 대한 적극적 제안까지 다양한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일요 대토론회 성활리 마쳐

    20여 명 이상이 청중석에서 발언을 하고 토론에 참가했고, 참석자들은 모두 진지하고 열정적이었으며 때로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이날 토론회는 진보신당 창당을 주도하는 노회찬 심상정 의원의 인사와 이덕우 진보신당 집행위원장, 정종권 전 민노당 비대위 집행위원장,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전 민주노동당 한미FTA 저지 사업본부장)의 발제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가 지정토론자로 참석했고 토론 사회는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이 맡았다. 

    심상정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진보 신당은 부동산투기와 재벌연합정권, 양극화정권, 토건정권이 될 이명박 정권에 맞서 우리 노동자, 서민을 지키고 진보를 실현할 진보진영의 강력한 정치연대"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1부 토론회에서는 민노당 평가에 대해 정종권 전 비대위집행위원장의 발제와 정태인 교수의 진보신당 국가비전 발제가 있었으며, 2부에서는 진보 신당의 이덕우 집행위원장이 창당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창당 계획안에 따르면 오는 3월 2일 원탁회의 및 발기인대회를 열고, 16일 창당하며 창당일에 선거 강령과 당헌의 채택, 지도부와 집행부 구성, 지역구 총선후보와 비례후보 인정 등 주요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다. 

       
      ▲3백여명의 참석자들이 발제 토론자들의 발언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다.
     

    평당원 민주주의 부채 비판

    토론회 1부 민노당의 평가 부분에 대해 지정 토론자로 나선 카톨릭대 조돈문 교수는 정책정당과 대중정당으로서 진보신당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민주노총 때문에 당이 잘 안됐다는 분석은 잘못된 것이라며, 민노당을 넘어선 진보의 재구성을 주문했다.

    조 교수는 "전현직 민노당 정책위 구성원은 세계 진보정당 역사에서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최고의 인재들이다. 전문성은 뛰어났지만 리더십의 부재로 훌륭한 인재를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면서 "황우석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로 그 인력들이 다시 또 뭉쳐 새로운 당에서 결합하면 진짜 정책정당으로서는 확실하게 승부를 걸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또 "대중에게 전달할 메시지가 구체적 정책 대안으로 나타나면 성공할 수 있다"며 "사회양극화, 신자유주의 문제에 대한 확고한 입장과 분명한 정책 대안을 만들어나간다면 진보신당은 대중정당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정파문제에 대해 "민노당이 실패한 최고의 핵심 요인은 정파문제였다. 새 진보신당에는 정파등록제가 필요없어야 한다. 하나의 정파, 진보신당파만 있어야 한다"면서 "정파 대신 공식 조직인 부문위원회 등을 활성화해 의견을 수렴하고 또 지역단위 활동에서 그 에너지를 발산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민주노총과의 관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민주노총당으로 낙인이 찍혀 실패했다고 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 민주노총도 설득 못하고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부문 할당제로 할당된 인사들이 노동 계급을 대변하지 못하고 특정 이해관계를 대변했는데, 그 제도를 고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창당 과정에서 평당원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민주노총당 때문에 실패’는 잘못된 생각

    이날 토론회 현장에서는 창당 일정의 촉박하게 전개됨으로 인해 아래로부터 시작되는 평당원의 민주주의가 관철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이고 다양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소통의 부재와 무리한 창당 일정 등이 주로 언급됐다.

    한 참석자는 발언을 통해 "요즘 들어 아래로부터의 움직임 보다는 위로부터의 요구 사항을 따른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진보신당이 제대로 자림매김하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평당원이 주축이 될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언에 나선 또 다른 참석자도 "선도 탈당한 사람들이 평당원의 눈을 강조했는데, 갑자기 신당파가 해소를 선언했으며, 진보신당 연대회의와 조율하는 과정이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진보신당 상층부에게 평당원의 위상은 어떠한 것인가"라며 민주주의 부재를 비판했다. 

    진보신당 지역구 총선 후보로 나설 예정인 신장식씨는 "민노당을 탈당하고 극복하자는 부정적인 에너지는 있지만 진보신당을 위한 들끓는 열정, 헌신을 호출할 수 있는 긍정적인 힘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열정을 일으킬 수 있는 아래로부터의 소통을 위해 전국 지역을 순회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교조 한 조합원은 "몇명이 끼리끼리 모여 자기네들끼리만 쑥떡거린다는 말이 있다. 오늘 이후 집행 과정 등 모든 단위의 회의 내용을 녹취록이나 동영상을 통해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함께 소통하자"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총선 실패시 노회찬 심상정  두 사람이 책임질 것인가?", "노동자 정치의 중심성을 확고히 해야한다", "중량구에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이 출마하는데, 신당도 전략 공천을 해야한다", "당 강령이나 정책에 대해 평당원들의 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88만원 세대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그들의 불만을 조직할 수 있는 기획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등 다양한 의견과 제안이 빗발쳤다.

    곧 홈페이지 구축 모든 것 공개

    이같은 지적과 요구에 대해 진보신당의 이덕우 집행위원장은 "향후 집행 과정 및 회의, 수입, 지출, 인사 등 모든 것들은 홈페이지가 구축되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정태인 교수는 흡연비를 줄여 신당의 당비로 내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노회찬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지금 진보신당은 국민적 관심과 주목 속에서 만들어져 가고 있다. 어찌보면 자랑스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진보정치 세력에 대한 마지막 관심이기에 대단히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낡은 민노당을 버린다는 것은 낡은 우리 자신을 버리는 것이지, 이를 자주파와 결별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되서는 안 된다. 과거 우리 자신과도 결별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껍질을 깨고 나온 병아리가 달갈로 돌아갈 수는 없다. 제대로 크지 못해 죽거나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민중의 새벽을 여는 장닭으로 성장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신당파 혁신파 등 민노당 안에서 가장 가깝던 우리 사이에는 패권주의가 없었는지, 사회당 등 민노당 외부 정치 세력에게 우리 태도는 어땠는지, 이런 것에 대해 여러 이견이 나올 수 있지만 삼보일배의 정신으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내는 하나의 용광로가 되게 하자"고 호소했다.

    심 의원은 "총선 전 창당 과정에서 아무리 민주적으로 한다고 해도 평당원 중심으로 되기는 어렵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비전 속에서 각기 있는 위치에서 당원들의 역할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총선 후 실질적인 창당 과정에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선에 대한 대응이 이후 진보신당 창당에 중요한 인프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능동적인 동참이 필요하다"며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광신자의 열성도, 지혜있는 자의 외면도 수치

    심 의원은 "진보 신당 창당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체의 확장인데, 이는 단순히 기능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비정규직 정당으로 돼야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이를 실천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다른 문제로 주체 확장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또 "노동자도 부모이자 자식이고 납세자이기에 교육 환경 인권 여성 생태의 문제의 정치화가 곧 노동자정치 세력화의 과정"이라며 "이같은 주체전략에 대해 실질적인 창당 과정에서 반드시 깊이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광신자들이 열성을 부리는 것도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지혜있는 자들이 열의를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볼테르의 말처럼 우리는 공익과 진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광신자나 사익을 추구하는 세력보다도 더 열성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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