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영세 민노당 비대위 대표 불출마 선언
        2008년 02월 22일 04: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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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영세 민주노동당 혁신 비대위 위원장이 22일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동당 혁신과 재창당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민주노동당 창당의 벅찬 가슴으로 굳게 손잡았던 일이 어제 일 같은데, 오늘은 분당의 정당성을 설파하고, 분열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모습이라니 정말 참담하고 고통스럽다"며  "현 상황을 수습하고, 과감한 혁신, 전면적 재창당을 통해 반듯한 민주노동당을 만들어야 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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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전문)

    민주노동당 혁신과 재창당의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오늘 민주노동당은 비상대책위원들을 선임하고 혁신과 재창당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총선이 불과 5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어느 때보다도 결연한 각오와 결심이 필요합니다.

    단시일에 당을 새롭게 거듭나게 하고, 총선 승리의 초석을 놓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맡겨지니 생각이 많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중압감이 어깨를 누르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때 농민운동에 뜻을 두고 고민하던 시절부터 학생운동, 노동운동, 사회운동, 오늘의 진보정당 운동에 이르기까지 60여년 세월이 스쳐지나 갑니다.

    특히 최근 민주노동당의 분당, 분열과 이로 인한 노동운동, 한국진보운동의 분열 양상을 지켜보고 있자니,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에도 굴하지 않고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과 민주화의 희망을 일구기 위해 헌신했던 수많은 운동의 선배와 동지, 열사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진보세력이 이래도 되는 것인가 고민이 많습니다.

    민주노동당 창당의 벅찬 가슴으로 굳게 손잡았던 일이 어제 일 같은데, 오늘은 분당의 정당성을 설파하고, 분열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모습이라니 정말 참담하고 고통스럽습니다.

    잠 못 이루는 밤을 지새우며 때로는 술잔을 기울이고,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만든 민주노동당인데… 척박한 이 땅에 합법적 진보정당 하나 만들겠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루고 얻은 성과인데 허망하게 쇠락의 길로 가게 내버려 둔단 말입니까?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주노동당’은 결코 후퇴할 수 없고, 또 그렇게 내버려 둘 수도 없습니다. 다시 진보세력의 희망, 진보정치의 대표 주자로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현 상황을 수습하고, 과감한 혁신, 전면적 재창당을 통해 반듯한 민주노동당을 만들어야 할 임무가 저에게 맡겨졌습니다. 선두에서 총선을 지휘해야 할 역할도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가벼운 역할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지역구 출마 후보로 지역주민들과의 약속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향인 대덕구 지역주민들의 호응도 적극적이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지역구 당선이 내가 당에 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최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최근까지 그런 미련에 직무대행직과 비대위원장직에 대해 심각히 고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총선 불출마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당을 다시 반석위에 올려 세우지 못한다면, 전국에 흩어져 있는 당원들을 다시 한 번 좌절시키는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진보진영 분열을 이대로 그냥 둔다면 그 후과는 10년을 넘게 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을 아끼시는 국민들을 또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고 결심했습니다.

    혁신 비상대책위원회가 전체 당원들, 국민들과 함께 과감하게 혁신하고 전면적인 재창당에 나서도록, 그래서 민주노동당이 총선을 통해 재도약하는 밑거름이 되고자 합니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대덕구 지역 주민들의 얼굴이며 주름진 시장 상인들의 표정이 가슴에 많이 남습니다. 우리 지역에도 노동자가 의지할 수 있는 국회의원 한명 만들자고 결의하고 도움주신 조합원 동지들의 목소리도 귓가에 쟁쟁 울려옵니다.

    저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합니다. 그러나 다시 뛰겠습니다. 정통성 있는 진보의 발자국, 민주노동당의 깃발을 들고 전국 방방 곳곳을 다시 뛰겠습니다.

    저의 각오와 결심이 민주노동당의 새로운 거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애정 어린 비판을 부탁드립니다.

    2008년 2월 22일
    천영세 민주노동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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