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꿈 통합좌파 정당을 꿈꾸며
    2008년 02월 18일 01: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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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당의 처음은 ‘진보정당’이기도 한 ‘청년정당’이었다. 당명은 ‘청년진보당’이었다. 굳이 자신의 정체성을 왜 ‘청년정당’이라고 했는지, 당명에 ‘청년’이라는 특정세대를 지칭하는 단어를 굳이 넣었는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우리는 200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통일좌파’를 주장했다. 당내에 훌륭한 후보가 있었음에도, 11월까지 후보 선출을 미루었던 것도 같은 이유이다. 2003년 개정한 강령에도 ‘우리는 그들과 하나가 되어 명실상부한 사회주의 대중정당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명시하였다.

다소 표현이 거칠기도 하였다. 때로는 우리의 자부심이 과하여 오만해 보이기도 하였다. 또한 다른 좌파들의 행동을 끌어내기에 정치적으로 미숙하기도 하였다. 그렇더라도 우리의 한결같은 진심은 ‘민족주의 종북파와 동거하지 않는 좌파통합정당’이었다. 

좌파신당 출발점은 준엄한 ‘자기평가’와 혁신 

과정과 이유야 어떻든 이제야 그 물꼬가 열리기 시작했다. 한국사회당은 2007년 대선에서도 ‘진보정치 재구성’을 주장했다. 그리고 ‘시대와 민중’은 무능한 진보를 심판했고, ‘진보정치 재구성’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대선 후 ‘종북파와 패권주의’에 절망해 민주노동당을 탈당한 분들은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이하 새진보운동)’을 만들어 또 하나의 주체를 형성했다.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 ‘노동자의 힘’ 등은 이미 교류해 온 주체들이다.

이제 주체는 형성되었고, 좌파신당의 건설은 서막을 올렸다. 그러나 주체가 형성되었다고 조건이 무르익었다고 오직 ‘창당’을 향해 내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왜’라는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8년간 진보진영의 다수파를 형성해왔던 민주노동당은 ‘왜’ 무너졌는가? 1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소수점 이하의 득표를 반복하는 한국사회당은 ‘왜’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가?

한국사회당은 10년의 역사를 가진 정당이지만, 대중적인 정치세력화에 실패했다. 요사이 근본적으로 반성하고 혁신의 구체적인 지점들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대전시당만 하더라도 다양한 당원토론회, 간담회 등을 통하여 평가와 혁신의 지점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는 물론 지난 10년간의 역사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는 과정이다. 아직까지 ‘민주노동당 탈당파’인 새진보운동 또한 반성과 혁신이 필요하다. 굳이 그들의 한계와 오류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겠지만, 오늘 진보정당운동의 궤멸적인 위기에 그들 또한 주요 원인 중 하나를 제공하였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한국사회당’과 ‘새진보운동’은 나름대로 각기 다른 한계와 오류에 대해 근본적으로 평가하고 혁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다고 ‘혁신’이 먼저고 ‘연대’는 그 뒤라는 얘기는 전혀 아니다. 눈앞의 총선이 급하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운동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고 해서 아무런 평가와 혁신 없이 세력 연합 수준의 창당을 기획하는 것은 또 다른 실패를 잉태하는 일에 불과하다.

또 하나 진정한 반성과 혁신이 필요한 이유는 ‘진보정치 재구성’의 소용돌이 속에서 ‘민주노동당’과 ‘한국사회당’을 애정과 희망으로 지켜 온 사람들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중심에 두고, 현실적으로 능력 있는 대안정당

앞에서 열거한 세력들이 모두 좌파신당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들만의 결의로 만들어지는 좌파신당은 오래가지도, 힘을 갖지도 못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새진보운동의 지역별, 부문별 원탁회의 제안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김석준 대표의 “민주노동당으로부터 분리된 세력은 49%에 그쳐야 하며 51%는 다양한 진보세력으로부터 충원되어야 한다”는 발언도 어떠한 기득권도 주장하지 않겠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좌파신당에 참여할 용의가 있는 모든 세력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며, 오직 노동자, 민중의 요구만이 그 중심이고 원칙이어야 한다.

좌파신당은 자본주의 극복을 지향과 원칙으로 분명히 세워내면서, ‘노동, 인권, 소수자, 녹색, 평화’ 등 진보의 가치들이 실질적으로 연대하고 교류할 수 있는 정당이어야 한다.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다양한 사회의 상이 제출되고 토론되면서, 미래대안으로 경쟁하는 정당이어야 한다.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충실하면서도 비정규직, 교육, 의료, 주거, 청년실업, 장애인 등 구체적 사회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있는 정당이어야 한다. 또한 지역과 대중들의 생활에 밀착해 함께 저항하고 연대하는 정당이어야 한다.

좌파신당, ‘동지적, 실천적 연대’로

13일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주요 당직자들이 새로운 진보정당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대전에서도 이제 본격적으로 좌파신당의 흐름이 창출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정당을 함께 하는 일은 ‘이념과 강령’을 일치시키는 과정이기도 하거니와, 구성원들의 ‘정치적 인격적 신뢰’를 형성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럴려면 먼저 만나야 한다. 술자리에서가 아니라 치열한 현장에서 만나 함께 토론하고 투쟁하며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우리에겐 총선이라는 주요한 정치 일정이 눈앞에 있다. 비정규직, 대운하, 88만원 세대, 장애인 등 싸우고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어떤 이름의 당을 언제,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말하기 전에 먼저 투쟁의 현장에서 만나고 서로의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나 또한 언론이 거론하는 출마예상자 중 한 명이다. 사견임을 전제로 한다면 나는 좌파신당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 모든 세력들의 후보이고 싶다. 또한 좌파신당의 의지를 가진 누구든 대전에 출마한다면 그(녀)를 나의 후보로 지지하고 싶다.

민주노동당의 부활 여부로 관심이 모아지는 울산 북구에 우리의 후보를 출마시키고 싶다. 그것이 한국사회당이든 무소속이든 개의치 않는다. 한국의 진보정당은 ‘종북파 민주노동당’과 ‘좌파신당’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

‘노동귀족’을 묵인해 온 민주노총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명운을 함께 하는 좌파신당이 소외된 사람들의 희망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대운하 저지를 위해 출마해 우리 사회에서도 적록연대가 현실로 시작되고 있음을 선언하고 싶다.

그러나 급하지 않아야 한다. 굳이 하나의 당, 하나의 창준위가 아니어도 총선도 투쟁도 하나일 수 있다. 단절의 꿈이 새로운 역사를 밀고 간다는 말이 있지만, 내게는 한국사회당 10년의 역사가 소중하다. 그리고 그 어려움을 함께 하며 늘 무한한 믿음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당원 동지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이러한 역사와 자부심도 고스란히 좌파신당으로 옮겨져야 한다. ‘이념’도 ‘실천’도 ‘동지’도 그 어느 하나 버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다. 그래서 아직 우리 모두에게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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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레디앙>에 보내온 이 글은 최근 한국사회당 내부에서 발표한 바 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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