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비대위, 관건은 강한 의지와 추진력
    2008년 01월 14일 08: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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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9일 이후 한달 가까이 끌어온 민주노동당의 내홍은 12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어렵사리 비대위 위원장직을 수락한 심상정 국회의원은 민주노동당이라는 무거운 부채를 짊어진 비운의 잔다르크가 되었다. 비장한 얼굴만큼이나 무거웠던 수락연설은 산 넘어 산이라는 현재 민주노동당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연설이었다.

필자는 원래 비대위를 구성하는 것이 당 혁신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던 사람이다. 신당을 고민하는 분들과는 달리 현재의 민주노동당의 마지막 가능성을 고민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막상 중앙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벌어진 조승수 전 의원의 출당을 요구하는 집회와 비대위 위원장 승인의 건에서도 끝까지 표결을 하자고 우기는 일부 당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비대위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이미 양 진영 사이에 벌어진 금은 절대로 메워질 수 없는 것이 되어 비대위를 흔들 것이라는 것이 당원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이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팔짱끼고 구경할 세력들

비대위 인선을 하는 데는 족히 1주일이 걸릴 것이라 여겨진다. 상당수의 우수한 인재군을 포괄하고 있는 신당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분명 비대위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안그래도 부족한 인재군에서 신당을 고민하는 분들을 제외하면 과연 비대위를 힘있게 결의할 수 있는 분들이 몇이나 될지 궁금할 따름이다.

40억(정확히 모르겠음)에 달하는 당의 부채 문제 역시 고민되는 문제이다. 부채를 만들어낸 사람들은 이에 대하여 전혀 책임을 지지 않고 물러났다. 임금 채불도 이제 장기화가 되었다.

비대위가 할 수 있는 일은 예측 불가능한 총선 결과를 담보로 잠간동안 이자 지급을 유예하는 길밖에 없다. 돈 없이 총선에 임해야 하는 우리에게 항상 돈줄이 되어주었던 민주노총 지도부는 냉담하다. 만일 당 혁신에 나선 비대위원장이 돈 때문에 다시 민주노총 지도부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정말로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곳곳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당원들의 신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집단 탈당이 결행되는 요즘 분위기에서 당원들의 신임을 어떻게 끌어낼지, 과연 탈당 사태에 대해 비대위원장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비대위만 세워놓고 과연 잘 하는지 팔짱끼고 구경할 세력들의 냉담한 시선도 분명 당 혁신의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밑에서부터 당원들이 직접 나서는 길밖에 없다. 마냥 걱정만 하는 것보다는 비대위원장이 무엇을 해야 할지 대안을 제기하는 것에서부터 당원들의 활동은 시작되어야 하다. 만약 내가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면서 간단히 적어 보았다.

내가 비대위위원장으로 선임된다면

먼저 내가 비대위위원장으로 선임된다면, 가장 먼저 우리에게 씌워진 ‘종북주의’라는 무거운 짐을 털어버리기 위해 일심회 사건으로 알려진 최기영 당원 출당조치로 업무를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북한 정부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행태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결의문을 발표할 것이다. 이것은 바로 대 국민 메세지이다.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상징적인 정치 행위인 것이다.

두 번째는 민주노총당을 넘어서는 길이다. 정규직 민주노총당이라는 비난을 넘어서려면 먼저 민주노동당이라는 딱지부터 때야 한다. 민주노동당이라는 이름은 한국 사회에선 이미 민주노총당을 상징하는 프레임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우리가 부인하려 해도 국민들의 눈과 귀는 이미 고정되고 말았으며 이번 대선으로 그나마 갖고 있는 참신한 가치는 사장되고 말았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당명 개정을 통해 민주노총당을 넘어선 새로운 정당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새로운 정당의 핵심 강령으로 하여 비정규직 정당이라는 대국민 선언을 해야 하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통령 당선자 면담과 비정규직 국회의원 후보 전략 공천, 전국적인 비정규노동센터 건설 등을 시작으로 비정규직 정당의 길을 시작해야 한다.

세 번째는 운동권 정당에서의 탈피이다. 이는 단순한 선언으로 되지 않는다. 작년에 제기되었다가 사라진 ‘사회연대전략’을 가다금고 다시금 전면에 내세워 데모를 넘어선 사회적 기여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진보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대운하 반대’를 국민운동으로 만들어내어 ‘대운하 반대’를 넘어 ‘지구 온난화 문제’를 비롯한 환경 문제를 적극 제기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이러한 흐름은 오프라인에서 그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대중적인 흐름으로 만들어내어 시대 변화에 조응하는 정당으로 발돋음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경 운동과 지역운동과의 폭넓은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강한 진보야당의 탄생을 알려내야 한다.

네 번째는 지역위원회의 합법적인 운영이다. 이는 당의 재정 위기와도 연결되는 문제이다. 먼저 현행법에 따라 지역조직을 해산하고 지역 상황에 맞는 형태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교부금을 대폭 줄이되 당원 수가 많아 경제력이 있는 지역은 몇 개 지역을 묶어 비정규 노동센터를 건설하고 여력이 없는 지역은 소규모 지역 시민단체와 동거하는 형태로 조직을 전환하고 상근비 지급은 중단한다.

조직운영은 당원협의회 분회 중심으로 지역조직을 꾸리고 사무실 대여료, 분회 교육비 정도의 지출로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지방의원이 있는 지역은 지방의원 중심의 활동을 펼치며 공장이 많은 지역은 산별노조와의 공동사업을 핵심으로 한다.

다섯 번째는 새로운 공론장의 마련이다. 당원들의 소통과 참여를 위해 온라인 공간에 대한 새로운 투자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중앙당 홈피와 지역위원회 홈피를 일원화하고 당원들의 소리에 대해 직접 답변할 수 있는 양방향 소통의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다.

정파 구조 혁신을 위한 평당원 선언운동을 진행하고 온라인 소모임을 활성화하여 정파구조 견제에 주력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회계부분에 대한 체계적인 외부 감사 및 자문을 받고 외부 경영 컨설팅 업체와 함께 재정 정상화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대중조직 투쟁용 분담금을 대폭 줄이고 상근 인력 운영 방식도 근본적으로 재고하여 시도당으로 업무를 이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고민 하에 혁신의 핵심 방향은 ‘진보대연합’을 통한 ‘제2창당’이다. 지금의 민주노동당은 전혀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국민들에게 전략과 비전과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녹색의 가치를 전면화하는 정당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나야 한다. 사회당, 초록당을 비롯한 급진적인 제 시민운동 세력과 새로운 창당을 준비하면서 강령을 새롭게 다듬고 21세기에 걸맞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심상정 비대위원장 본인의 의지

만약 비대위가 이러한 고민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전된 답안이 있다면 민주노동당은 분명 혁신의 가능성을 남길 것이다. 반대로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하나라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민주노동당은 결국 역사 속에 실패한 진보정당의 하나로서 조용히 사라지고 말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심상정 비대위원장 본인의 강한 의지와 추진력이다. 진정한 혁신을 위해서는 당이 이 지경에까지 처한 현실을 정확히 읽어내고 국민의 요구에 따라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심상정 비대위가 민주노동당을 종북주의 정당, 반환경적 정당, 정규직 민주노총당이라는 비난을 넘어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보정당으로 우뚝 서게 만들 수 있도록 모든 당원들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부디 마지막 혁신의 기회를 놓이지 말기를 바라며 당원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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