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쉰네살, 술도 안마시고 엉엉 울었습니다"
        2008년 01월 12일 09: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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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염없이 쏟아지던 눈물

       
     
     

    “어제 술 마시고 천 대표한테 전화해서 엉엉 울었다며?” 며칠 전 이런 전화를 받았습니다. 천영세 직대께 전화를 건 것도 맞고, 운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술은 안 마셨습니다.

    술 마시고 우는 사람 많이 봤지만, 제가 그런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쉰네 살이 되어, 맨 정신에 엉엉 울었습니다.

    구리시당에서 위원장을 비롯한 운영위원들이 탈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습니다. ‘국민승리21’ 때부터 모범적으로 당 활동을 해오신데다, 저와 생각도 비슷했고, 제 권유로 도당 정책위원장도 겸하던 분이라 충격이 컸습니다. ‘결정적 계기’가 궁금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대전 회의에 참석했다가 "안 되면 표결 처리하겠다는 천 직대의 말을 듣고 사태 해결 의지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얘길 듣고, “중앙위까진 지켜보지 그랬냐”는 말만 하다 끊었습니다. 그래도 그 때는 울지 않았습니다.

    곧 이어 다른 지역위원장과 통화하다 “며칠 전 열린 경기북부당협의회에 참석한 지역 위원장들이 시기만 달랐지, 거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라”는 얘길 듣고 울음이 터졌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갑자기 제 개인의 운동 경력 20년, 저의 오늘을 있게 해 준 경기도, 특히 평택당원들이 스쳐지나갔기 때문이었습니다.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당이 이렇게 무너져서는 안 되는데….”

    그래서 천영세 직대에게 방금 들은 얘기들을 ‘고자질’하며 “중앙위원들께 합의 처리를 호소해 달라”고 떼를 쓰며 또 울었습니다. 12월 29일 중앙위 때도 문 대표가 마지막에 그렇게 호소했으면, 통과시켜 줬을 것으로 본다는 말도 드렸습니다. “최대한 노력하겠다!”

    내친 김에 권영길 후보께도 전화를 드렸습니다. 역시 대놓고 울면서 떼를 썼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이렇게 허무하게 깨져가는 당을 보면 눈물이 쏟아지는데, 당을 직접 만드신 분이시니 오죽하시겠냐, 어떻게라도 좀 하셔 달라….” “나야, 뭐, 유구무언”이라는 말만 듣다 전화를 끊었습니다.

    말도 안 되고 이해도 안 되는 정파 싸움

    저는 어떤 정파에도 속하지 않고 있습니다. 늘 민주노동당파라고 주장해 왔는데, 그나마 최근 “이런 민주노동당이라면, 민주노동당파도 거부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겁도 없이 “정파 척결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선언한 적도 있고 ‘정파척결’ 하나 내걸고 홀홀단신 최고위원 선거에 나간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를 범자주파로 분류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이 파도 저 파도 아닌 중도파”라고 분류하는 분도 계십니다. 이렇게 어떤 사람을 어떤 파에든지 집어 처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건 ‘직업병’입니다.

    세상에는 어떤 범주에도 처박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당원들 가운데도 대다수는 그렇습니다. 저처럼 분류 당하는 순간 모멸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도 굳이 분류한다면 저는 “원”입니다. “이 파와 저 파 다 합친 원!” 다른 분들은 모르겠는데, 저는 그런 자리매김이 가능합니다.

    얼마 전 ‘정파’ 얘기를 하다가, 아내한테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자주파는 반자주파나 비자주파, 예속파, 이런 사람들이랑 싸우고, 평등파는 반평등파, 불평등파, 비평등파, 이런 사람들하고 싸운다면 모를까, 자주파와 평등파가 그렇게 대립 개념이야?”

    그게 그렇게 대립개념인지 저도 정말 이해 못합니다. 지금 당내에서 벌어지는 싸움이 당사자들에게는 당운을 걸고, 자신의 정치생명과 사상을 걸고 벌이는 엄청난 투쟁인가요? 그러니까 싸우시겠죠? 그러나 상식선에서 바라보는 평범한 국민, 그러니까 유권자들은 도저히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이 정말 이 나라를 이나마 건강하게 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거기서도 정파 싸움은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 어린 시절 좁디좁은 정보만을 바탕으로, 왜곡된 시각과 꼬인 인간관계를 형성해서, 고스란히 당까지 가지고 들어와 싸우고 있으니, 참 한심합니다.

    요즘처럼 사상과 정책을 갖고 다투면 ‘그나마’ 이해하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켜본 대부분의 정파싸움은, 지연과 학연, 선후배를 어느 파가 많이 차지하느냐의 싸움입니다. 이른바 정파의 수장이라는 사람들은 아웃소싱 인력파견업체의 소사장들입니다.

    그래서 일자리가 생기면 자기 학교, 자기 동네 후배들을 ‘파견’하고, 업체 차려놓고, 갖가지 방법으로 피 같은 당비를 몰아주고, 그런데 일자리는 적고, 소사장들이 거느리는 일꾼 수는 많다보니, 싸우는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어떻게 만든 당인데, 탈당과 분당은 절대 안 돼

    저는 평택에서 국민승리 때 참여한 뒤 2001년 11월 창당을 하며, ‘6.13 지방선거 평택시장 예비 후보’로 뽑힌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다니다가 온갖 수모를 겪으며 모두 거절당한 뒤 ‘후보 반납’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 때 저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동지애를 경험했습니다.

    “지금까지 상의했다는 사람이 모두 비당원 아니냐? 당원들과 상의해라. 도대체 뭐가 문제냐? 돈이 얼마나 드냐? 이제 예산 제대로 뽑고, 그 돈 만들 수 있는지 따져 보자.”

    그렇게 동지들은 10만원 내고 100만원도 내가며 4천만 원 넘게 모았습니다. 그런 동지들 덕분에 평택시장 후보, 국회의원 후보, 경기도지사 후보를 거쳐 경기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물론 당활동의 일환으로 에바다 장애인 비리시설 정상화 투쟁을 하다가 피선거권도 박탈된 상태이지만, 그런 것은 어려움이 아니라, 행복입니다. 경기도, 특히 평택 동지들이 아니었으면 저 같은 사람이 어디 그런 행복을 경험할 수 있었겠습니까?

    저만 그럴까요? 지금 탈당과 분당을 주도하시는 동지 여러분, 동지들도 누군가에게 큰 빚을 지고 계시지는 않나요? 저보다 더 많고 큰 동지애도 경험하지 않으셨나요? 우리 당에 동지들이 갖고 계신 정도의 분노와 갈등이 있음을 잘 압니다. 그래도 탈당, 분당은 절대 안 됩니다.

    확간안 수용을 통한 혁신만이 살 길

    이른바 확간안은, 부족하지만 서로 양보해 가며 모든 의견을 조율해서 만든 현 시기 최선의 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확간안이 통과돼도 모든 문제는 남습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종북주의와 패권주의 청산’만이 아닙니다. 저는 당 혁신의 끝을 ‘당원 교육 대폭 확대’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밖에 당의 회계를 투명하게 하는 일, 분회를 당규대로 재편하고, 당의 상당한 예산을 분회에 투자하여 분회를 활성화하는 일 등 중요한 혁신 과제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과제들은 앞으로 비대위에서 잘 마련하고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 나가면 된다고 봅니다.

    물론 “탈당 불사” “분당 불사”는 지금까지 당 혁신에 상당부분 도움이 됐고 앞으로도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겨지고 나면, 모든 게 도루묵입니다.

    이제까지 자신의 정말 좋은 생각이 표결로 묵살돼서 좌절을 겪어 온 ‘소수파’ 동지들의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제 소수파도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소수파”가 아닙니다. 심상정 의원은 48%만이 아니라, 최대 정파의 수장들도 인정하는 비대위원장 후보입니다. 더 이상 절망하지 말고, 심상정을 통해 당 혁신을 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민주노동당에 일말의 애정이라도 갖고 계신 동지 여러분! 정말 눈물로 호소합니다. 조금씩 양보합시다. 이 당 깨면, 무슨 파, 무슨 파만 죽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도 짝사랑하는 비정규직과 노동자, 농민, 빈민, 무주택 서민까지 다 죽습니다.

    한나라당과 재벌들만 살판납니다. 혁신! 제2창당! 다 좋습니다. 하지만 탈당, 분당만은 안 됩니다. 함께 당을 제대로 만들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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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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