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월세 때문에 굶지 않아도 됩니다"
        2008년 01월 04일 01: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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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만원의 월세 부담에 시달렸던 서울 용산 동자동의 쪽방촌 할아버지 네 분은 이제 월세 걱정 때문에 끼니를 굶지 않아도 된다. 작은 소원이던 ‘햇볕 들어오는 방’에서 살게 됐고, 비좁고 냄새나는 공동화장실 대신 개별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보증금 100만원짜리 싼 임대주택으로 옮기라는 대한주택공사의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할아버지들은 단돈 100만원이 없어 포기하는 분위기였다.

    민생지킴이(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본부장 이선근)는 자체 운영 중인 블로그와 <레디앙> 등을 통해 할아버지들의 딱한 사연을 호소했고, 누리꾼들은 기꺼이 모금운동에 동참해주셨다. 지난해 12월21일~31일까지 불과 열흘만에 400만원이 모였다. 

       
      ▲누리꾼 성금을 모아 쪽방촌을 찾은 이선근 본부장과 김원호(앞줄), 김승의(뒷줄 모자), 김정만(뒷줄 왼쪽) 할아버지.
     

    민생지킴이들은 지난 3일 오후 할아버지들에게 누리꾼들이 모아준 성금을 전달하러 용산 쪽방촌을 찾았다. 1평 남짓한 쪽방에 김승의 할아버지, 김정만 할아버지, 권귀용 할아버지, 주인인 김원호 할아버지가 민생지킴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민생지킴이는 400만원이 모인 통장을 할아버지들에게 보여줬으며, 할아버지들은 “이제 쪽방을 벗어날 수 있다”며 모두 기뻐했다.

    할아버지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모두 크고 작은 병을 앓아 왔다. 이번에 임대주택으로 입주(1월6일~26일)하게 되면 월세부담은 기존의 1/2~1/3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만큼 병원비를 보탤 수 있다.

    입주일이 1월26일로 잡힌 김승의(62) 할아버지는 10년 전 발병한 뇌경색으로 몸이 불편하고 귀도 어둡다. 수급자에게 지원되는 보조금 월30여만원에서 월세 15만원을 내면 17만원이 남는다. 새롭게 입주할 임대주택의 월세는 5만9,000원이다.

    오는 6일이 입주일인 권귀용 할아버지(75)는 현재 간암을 앓고 있다. 1년6개월 전에 건강검진을 위해 보건소에 들렸다가 병이 재발한 것을 알게 됐다. 권 할아버지는 현재 한 TV 프로그램에서 모금한 돈으로 1년 치료비를 미리 내고 병원에 다니는 상황이다.

    김원호 할아버지(64)는 민생지킴이와 연락을 하면서 쪽방촌의 사정을 알려주신 분이다. 김 할아버지는 20년 전 노동일을 하다 6층 공사현장에서 떨어져서 척추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채 빚을 갚았다. 월세 부담과 채무변제 때문에 하루에 한 끼는 굶곤 했다. 얼마 전 개인파산을 신청하고 면책결정(빚 탕감)을 받았다.

    김 할아버지의 빚은 척추를 다친 뒤에 생활비와 병원비 때문에 생겼다고 한다. 지금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허리가 아파서 무료급식을 주는 복지관에도 가질 못한다. 김정만(77) 할아버지는 21일 노원 상계2동으로 이사를 간다. 가장 연세가 많은 분인데 많은 말씀을 하지는 않지만 표정은 밝기만 하다.

       
      ▲성금이 들어온 통장.
     

    민생지킴이들과 함께 대한주택공사로 임대보증금을 보내기 위해 은행으로 향하는 할아버지들은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다.

    총 400만원에서 네 분의 할아버지들에게 각 90만원(10만원씩은 계약금으로 이미 지불)을 드려 주택공사로 입금하도록 도와드렸다. 나머지 10만원은 할아버지들의 이사비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은행을 나오며 김원호 할아버지는 민생지킴이에게 뜻밖의 제안을 했다. “우리도 도움을 받았으니 임대보증금이 없어 쪽방을 벗어나지 못하는 할아버지들을 돕고 싶다”며 매달 5,000원씩 모아 임대보증금 마련 통장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용산 동자동 쪽방촌에만 약 800명의 독거노인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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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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