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주파 수장들도 비례 불출마 선언해야"
        2007년 12월 29일 08: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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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29일 민주노동당 중앙위가 열리기 직전에 있었던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한 심상정 의원의 모두 발언 전문이다. 글 내용에도 있듯이 심 의원이 비대위 위원장을 맡는 조건으로 제안한 주요 내용 가운데, 자주파 ‘수장’들의 불출마 문제가 거부됨으로 인해 사실상 비대위 구성이 무산됐다. <편집자 주>

    당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 누구보다도 대표님을 비롯하여 확대간부 여러분들께서 고통과 고뇌의 시간을 겪고 계실 것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지금은 그 누구도 당을 살리는 데 어떤 소홀함이나 타산이 있을 수 없습니다.

    아주 성실하게 정말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당을 회생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저도 그런 자세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당 대표님과 사무총장님으로부터 확대간부회의의 견해로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주문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당을 책임지고 운영해본 경험도 없는 제가 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을 책임지고 나가기에는 턱없이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력한 저에게 역할을 제안하시기까지 확대간부 동지들도 많은 고뇌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부족한 힘이라도 당을 구하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여러분들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직 어떻게 하는 것이 당의 회생과 발전의 길인가를 기준으로 책임있게 판단하는 것만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과 관련하여 저의 견해를 대표와 총장께 세 차례에 걸쳐 말씀 드린 바가 있습니다. 제 뜻과 관련하여 오해도 있는 듯하여 잠깐 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에 대해 그에 상응한 책임과 변화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그 점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민주노동당의 지도자로 인식되어 있는 권영길 후보님께서 국민들 앞에 나서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국민에게 설득력 있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고, 당을 수습하는 데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전달했습니다. 이것은 조건의 의미가 아니라 말 그대로 바람이라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두 번째, 비대위 권한에 대해서는 중앙위 권한을 통째로 달라는 것이 아니라 비대위에 부여한 임무가 있다면 그 임무와 관련된 권한은 부여되어야 하지 않겠나, 그 구체적인 내용은 확간에서 판단해 주십사 했습니다. 4개월도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중앙위를 또 열어 갑론을박을 벌이기보다는 일사불란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당헌과 당규를 살펴보고 비대위 임무와 관련된 권한에 대해 중앙위 차원의 권한을 위임해달라고 한 것입니다.

    세 번째는 전화위복의 새 출발을 의미하는 비대위라면, 무엇보다도 당원들이 그래 한 번 새롭게 해보자는 흔쾌한 의지의 통일이 전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떤 특정 정파의 책임을 묻는 차원 이전에 당이 이토록 어렵게 된 데는 정파의 담합구조나 패권이 중요한 원인이라는 걸 당 안팎에서 또 국민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만큼, 그리고 국민과 당원에게 그 어느 정파를 불문하고 이러한 비판에 대해 반성하는 상징으로써 정파의 수장이 이번 비례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가시화 됐으면 좋겠다, 이미 일부 정파에서 불출마 선언이 있었으니 이번 대선 참패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정파에서도 화답하는 것이 잘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것으로 본다는 취지를 이야기 했고, 그게 되면 비례대표 후보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여러 인사들을 배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공천권 전권 행사 등의 표현이 있었고 그로 인한 오해도 있다고 들었는데, 공천권 문제의 진의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당헌 당규를 어기지 않는 선에서 서로 안을 가지고 논의하며 좋은 안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죠.

    또 하나 재정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는데 그 실상을 잘 모르겠고 그걸 비대위가 책임지기 어려우니 집행부에서 실상과 대책을 마련하셔야 한다는 점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제 견해를 오늘 29일 안을 확정하는 확대간부회의에서 논의해서 종합적인 비대위 안이 만들어진다면 그 결과에 기초해서 최종 판단을 하겠다는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에 총장님으로부터 비례대표 문제와 관련 정파 대표들의 불출마 문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바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더 보탤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그간의 경과입니다.

    아무쪼록 오늘 확대간부회의에서 좋은 결론을 내주시기 바라고 짧은 시간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까지 성실하게 인내심을 갖고 당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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