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북유일당화가 눈앞에 닥쳐오고 있다"
        2007년 12월 28일 06: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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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 미래의 전망과 관련된 문제들

    이것으로 민주노동당에 대한 평가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평가 항목이 남아 있다. 그것은 미래의 전망 속에서 민주노동당의 가능성을 묻고 혹은 더 심각한 위기의 요소들을 따지는 일이다.

    ⑪ 민주노동당 내 세력 구도의 전망: 정파연합당의 질서를 뛰어넘는 종북유일당화가 눈앞에 닥쳐오고 있다

    지난 4년간 당내 선거 때마다 형식적 다수의 지위를 유지해온 종북파가 이제는 당의 모든 질서를 자신들의 뜻에 맞게 뜯어고치는 작업에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다. 그 동안은 반대파가 소수 세력으로 당 안에 공존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인정했다면, 이제는 그마저도 용납하지 않는 종북유일당을 향해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 북한 애국열사릉을 찾은 민주노동당 방북단 (사진=판갈이)
     

    비례대표 후보 선출 방식을 바꾸자는 당원들의 요구를 완강하게 거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명과 강령 개정 일정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것은 전 세계 진보정당 역사상 최초로, 창당 정신에 이질적인 분자들이 입당 전술을 통해 당 전체를 장악하고 당의 성격까지 바꾸는 데 성공한 사례가 될 것이다.

    더욱 고약한 진실은 종북유일당화가 가능하게 된 밑바탕에는 바로 위에서 지적한 민주노동당의 근본 문제와 위기 양상들이 자리한다는 점이다. 민주노동당이 위의 문제들로 말미암아 더욱더 추락하고 침체할수록 종북유일당화의 실현 가능성은 더욱더 높아진다.

    그것은 종북유일당화를 위해서 당의 위기를 오히려 반기는 세력이 당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노동당의 미래와 관련해서 이것보다 더 처참한 진실이 어디에 있는가!

    만약 민주노동당이 정말로 종북유일당화한다면 한국 사회에는 진보정치세력이 사실상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진보’정당이라는 이름을 내걸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스탈린주의와 민족지상주의라는 과거의 악령에 사로잡힌 당만이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진짜 진보 세력은 그 정당 안에서 인질로 남거나 아니면 광야로 쫓겨나는 신세가 될 것이다.

    ⑫ 신보수주의 정권의 등장과 관련한 전망

    이제 새로운 보수주의 정권이 들어선다. 보수 정권 아래서 초기에는 진보 세력이 상당한 시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정권의 시장지상주의 공세 속에서 상당 기간을 방어 투쟁으로 보내야 할지 모른다. 이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어떠한 진보정당이 필요한가? 지금의 민주노동당은 과연 그 태세를 갖추고 있는가?

    한편 집권 후반기부터는 대중의 좌우 양극화 상황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신자유주의 양극화 상황에서 지구 위의 그 어떠한 우파 정권도 위기의 봉합 이상의 통치 성과를 남긴 적이 없다.

    차기 정권 역시 이 냉정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차기 정권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오로지 ‘고도’ 성장에 대한 환상적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점을 감안하면 차기 정권에 대한 지지 철회 역시 극적인 양상을 띠리라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럼 대중이 다시 좌우 양극화하는 상황에서 그 왼쪽 지형을 누가 대변할 것인가? 87년 이후 20여 년 동안 줄곧 그랬던 것처럼 자유주의 세력이 다시 차지할 것인가? 아니면 진보 세력이 드디어 그 공간을 차지할 것인가? 후자의 전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어떠한 진보정당이 필요한가? 다시 묻건대, 지금의 민주노동당으로 그게 가능할 것인가?

    지금의 민주노동당보다는 훨씬 더 분명한 프로그램을 가져야만 한다. 그래서 대중조직의 지원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자체의 이념적 응집성으로 시련의 세월을 견뎌내야 한다. 또한 지금의 민주노동당보다 훨씬 더 기민하게 행동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정치적 균열과 격변의 시기가 도래하면 기동적으로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⑬ 18대 국회와 관련한 전망

    대선을 앞두고 진보대연합에 대해 갖가지 공상적인 전망들이 난무했었다. 하지만 대선 전보다는 오히려 대선과 총선 사이의 시기가 어지러운 합종 연횡의 절정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야말로 진정한 진보대연합의 기회다.

    진보대연합의 첫 번째 과제는 진보정당이 대변할 진보 세력의 스펙트럼을 재설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또 다른 과제는 진보의 새로운 스펙트럼 안에서 그 중심을 새롭게 잡는 것이다.

    그래서 18대 국회에서는 진보정당이, 지금보다 그 중심은 더욱 명확하면서 그 스펙트럼은 더욱 넓은 진보 블록을 대변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한국 사회의 요청에 부응할 진보정치세력으로서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과연 지금의 민주노동당이라는 울타리는 마땅히 우리의 진지여야 할 영역을 정확하게 구획하고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면 과감히 그 낡은 울타리를 걷어내야 한다.

    ⑭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세와 관련한 전망

    최근 많은 경제학자들이 2010년을 전후해서 세계 경제의 침체와 재조정 국면이 닥칠 것이라 전망한다. 그 진원지는 미국일 수도 있고 중국일 수도 있으며, 혹은 이 두 나라의 경제적 상호 관계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아무튼 1997년 동아시아, 러시아, 중남미 경제 위기 이후 다시 한 번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전환점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중국 경제와 더욱더 긴밀히 결박된 한국 경제로서는 과거보다 더욱 격렬하게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격랑에 휩쓸릴 것이다.

    체제의 위기 혹은 재조정의 시기는 곧 체제에 대한 근본적 대안이 대중적 호소력을 갖는 시기이기도 하다. 1997년 외환 위기 때처럼 이번에도 한국의 진보 세력이 시장지상주의의 이념 공세 앞에 허망하게 무너질 수는 없다. 그때와는 달리 오히려 진보 세력이 대항 헤게모니의 지반을 확보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금의 민주노동당은 과연 그러한 기대와 요구에 합당한가? 반자본주의-탈자본주의의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는가? 신자유주의 양극화의 최대 희생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가? 근본적 대안을 가장 구체적인 쟁점들과 연결시킬 능력을 구비하고 있는가?

    ‘88만원 세대’가 거리로 나설 때 그들의 깃발이 될 태세는 되어 있는가? 좁은 일국적 시야에 머물지 않고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변화를 조망할 수 있는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지금부터 하루빨리 이러한 능력들을 갖춰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능력의 형성과 축적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척결해야 한다.

    ⑮ 북한의 변화와 관련한 전망

       
    ▲ 북한 외화상점. 북한의 변화는 기정사실이다.
     

    북한의 변화는 이제 기정사실이다. 다만 변화의 방향만이 문제일 뿐이다. 하지만 변화의 방향도 다음 두 가지 갈림길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하나는 북한 체제의 안정성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자본주의에 문호를 개방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 체제 자체가 격변에 휩쓸리는 것이다.

    어느 경우든 남한의 진보 세력으로서는 북한 체제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 게 첫 번째 과제이자 제 1 전제 조건이다. 북한이 점점 더 전 지구적 자본주의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그에 맞는 비판이 필요하고, 북한 체제가 위기를 맞으면 또 그에 맞는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두 경우 모두 다 전제 조건은 남한의 진보파가 북한 체제의 과거에 결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결박 아래에서는 북한의 변화 양상에 맞추어 남한 진보파의 올바른 입장을 제시할 수 없다.

    따라서 진보정당운동은 북한 국가 사회주의에 대해 독립적이면서 비판적인 입장을 더욱 분명히 해야 한다. 하물며 종북주의에 발목을 잡혀서는 어떠한 희망적 전망도 있을 수 없다. 자칫하면 남한 진보운동 전체의 생존까지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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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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