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상인'은 안되고 불법사채는 된다?
    2007년 12월 26일 06: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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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3호선의 일부 전동차가 불법 대부광고를 출입문마다 버젓이 붙인 채 운행 중이다. 공기업이 스스로 위상을 저버리고 고리대 광고에 앞장선데다가, 법적 요건도 따르지 않은 대부업체(법으로 허용된 사채업체)의 불법광고를 시민들에게 노출시킨 것이다.

19일(수)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는 지하철 3호선의 10량짜리 일부 전동차가 각 출입문마다 대부광고 스티커를 안팎으로 붙이고 운행 중인 것을 발견했다.

   
  ▲ 지하철 출입문에 버젓이 붙어있는 불법 광고물
 

스티커에는 “기대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있었는데, 지하철 출입문에 붙은 공식광고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문구다. 그 아래에는 ‘부동산 담보대출’ ‘○○○ 캐피탈’ ‘이율 월1~3%’ 등이 적혀 있었다. 연체이자율과 주소지는 적히지 않았다.

금리는 연12~36%로 담보대출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고리대이지만, 일반인으로서는 캐피탈 같은 제2금융권의 부동산 대출광고로 오인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업체명 옆에 붙은 ‘서울 제××××’라는 번호는 캐피탈사가 아닌 대부업체의 등록번호였다.

현행법상 대부광고에는 △대표자 또는 사업체 이름 △대부업을 등록한 시·도(군)의 명칭과 등록번호 △대부이자율 및 연체이자율 △추가비용 여부 △영업소의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적어야 하며, 이를 어긴 사업자는 1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결국 지하철 대부광고는 연체이자율과 영업소의 주소를 뺀 불법광고였다.

민주노동당이 확인한 결과, 이 업체는 서울시에 ‘캐피탈’이라는 이름을 빼고 등록한 대부업체였다. ‘캐피탈’은 이용자로 하여금 이 업체를 제2금융권으로 오인케 하려는 목적으로 일부러 사용한 듯했다.

지하철 3호선에서는 약 40~50분마다 이 같은 불법 대부광고를 붙이고 운행하는 전동차를 볼 수 있었다. 현재 지하철 3호선은 서울메트로가 운영 중인데, 출입문 바깥의 스티커에는 KTX 등을 담당하는 코레일(KORAIL) 마크가 붙어 있었다.

어느 쪽 소속의 전동차이든 공기업으로서 불법광고인지 확인조차 않고 대부광고를 실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특히 서울 지하철은 허위·과장광고로 유명한 대형 대부업체들의 대부광고로 도배된 전력이 있다. 해당기관은 당장 불법 사채광고 스티커를 제거하고 서울시에 관련 대부업체를 고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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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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