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 최고위 총사퇴 결의 후 비대위 구성할 듯
    2007년 12월 24일 08: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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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이 대선 참패의 수습안을 놓고 당 안팎으로 백가쟁명식의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고위원회가 총사퇴를 결의하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습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26일 열리는 최고위에서는 사퇴 결의와 더불어 최고위원들의 정치적 거취 문제, 비대위 인선안 등 향후 정치 일정 등이 거론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의 성원들은 문성현 상임 선대위원장, 김선동 상임 선대본부장, 이용대 정책개발단장, 김기수 전략기획본부장, 김성진 대외협력본부장, 박인숙 여성선거대책본부장 등 선대위의 근간을 이루어 대선을 이끌어 왔다.

   
  ▲ 지난 19일 민주노동당 개표상황실 모습 (사진=진보정치)
 

이같은 결정은 대선 참패로 인한 어수선한 당 분위기와 확산되는 내홍을 추스리고 당내 단합을 추동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총선 뒤인 내년 5월로 예정된 당직 선거를 총선 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것이라는 지적이 거세 비대위 체제로 내년 총선까지 치르는 방안에 중지가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고위는 이날 전략기획본부가 제출한 1차 대선 평가를 검토하고 비대위 인준안을 구성해 오는 29일 중앙위에 제출한다. 이에 따라 중앙위에서는 비대위 구성의 성격과 역할, 비례대표 선출 일정, 임시 당대회 소집 등 향후 정치 행보와 당내 재정 문제, 권 후보의 거취 등 여러 중차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고위 사퇴와 관련해 김선동 전 상임 선대본부장은 <진보정치> 353호 인터뷰를 통해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자로서 당원들에게 사죄하고 중앙위를 통해 당의 정치 일정을 정한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장 빠른 시간 내 구성해 업무 인수인계에 전념하겠다”면서 "평당원으로 돌아가 지역과 기층에서 당을 위해 헌신 복무하겠다"며 사퇴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최고위 외에 권영길 전 후보의 선거 운동을 주도했던 책임있는 핵심 관계자들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해 당 안팎에서 ‘무책임 정치’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본부장도 <진보정치> 인터뷰를 통해 "저를 포함해 실패한 당 지도부는 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져야 된다"면서 "특히 지난 총선 이후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권영길 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세우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당내 정치세력(소위 자주파를 지칭)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책임 정치를 촉구했으나, 아직 그 방법과 형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당내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 결과를 놓고 핵심 지도부가 민주노동당의 실패, 즉 모두의 실패라며 단결하자는 것은 결국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무책임한 정치이자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비대위 구성을 논하기 전에 최소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책임정치를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부 기자 A씨는 "보통 다른 당이라면 이 정도의 참패일 경우 정파의 이해와 관계없이 지도부 총사퇴, 비상체제 돌입이 일사분란하게 행해지는 게 일반적인 수순인데 반해 민주노동당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채 내용도 없이 그냥 시간만 흘려 보내고 있다"면서 "위기를 위기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건지, 책임정치에 대한 개념이 없는 건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그들만의 단결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로써 아마추어리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환멸을 가중시킬뿐이라며 ‘단결’을 주장하는 시각도 팽팽하다. 당의 쇄신론으로 ‘단합’에 방점을 찍고 있는 당내 한 관계자는 "제대로 된 대선 평가가 분명히 필요하다"고 먼저 전제하고, "서로 네탓 내탓 책임 공방을 하는 것이 보수정당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작은 당 안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당의 분열을 촉진하는 평가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당내 다수 의견 그룹인 자주파 진영은 지난 23일 비공식적인 전국 회의를 갖고 비대위 구성 등 대선 수습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지난 4년 동안 당권을 쥐고 운영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에 공감을 표하고 비대위를 구성해 전권을 넘겨야 된다는 등의 여러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란이 됐던 비례 대표 선출과 관련해 모든 것을 다시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외 대선 패배에 대한 구체적인 책임 내용과 형태에 대해서는 금주 다시 공식적으로 전국 회의를 소집해 포괄적인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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