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낡은 정당' 인식 극복하지 못했다”
        2007년 12월 20일 11:0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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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선대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노회찬 의원은 이번 대선의 참패를 “2004년 이후 3~4년 간의 활동에 대한 준엄한 평가”로 분석하였다.

    노 의원은 <레디앙>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진부하다, 낡았다’는 국민들의 인식을 선거운동으로 극복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노회찬 의원은 지역조직이 가동되지 않았거나 경선 후유증이 아닌가 하는 기자의 질문에 “지역에 핑계 대면 안 된다”며 경선 후유증 역시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회찬 의원은, 지금 이대로는 총선 참패 역시 예상된다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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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영길 후보의 71만 표 득표는 민주노동당 사상 최악이다. 어떻게 평가하나?

    = 선거운동 기간 중에 한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었다. 그대로 나왔다. 선거운동에 들어가면서 선거구도에 변화가 없으면 많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거구도에도 변화가 없었고, 예상 득표에도 변화가 없었다.

    민주노동당으로서는 큰 패배다. 국민들이 민주노동당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선거운동을 잘했느니 못했느니 하는 것이 아니라, 2004년 이후 3~4년 간의 활동에 대한 준엄한 평가다.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들이 민주노동당에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 잘 듣고 따라야 한다.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면 내년 총선에서도 똑같은 참패를 겪을 것이다. 물론 국민 말을 잘 듣는다면 언제든지 회복할 수 있다.

    – 이같이 참패한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첫째, 지난 4년 활동에 대한 총체적 평가다. 우리로서는 열심히 했다지만, 국민들은 민주노동당의 의정활동을 그만큼 인정해주지 않은 것이다. 둘째, 선거구도가 복잡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민주노동당 지지자 중 22%가 문국현 후보에게 가는 등의 선거구도가 나쁜 조건이었다.

    셋째, 민주노동당 하면 역시 정책인데, 이번에는 정책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넷째, BBK 사건 같은 것에 여론이 몰리며 권 후보가 주목받을 기회를 놓쳤다.

    이런 모든 원인보다 더 중요한 건 ‘식상하다’는 것이었다. 선거운동을 하며 “똑같은 얘기 몇 년째 계속하냐”는 질책을 가장 많이 받았다.

    – 선거구도나 문국현 후보 탓을 하는 것은 사후적 핑계 아닌가? 사표방지 심리도 없지 않았는가?

    = 사표방지 심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옳다. 그런 면에서 유리한 선거였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선거운동으로는 극복하지 못하는 점이 있었다는 강조다. 지난 3~4년 동안 잘못한 것을 선거운동으로는 극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진부하다, 낡았다”는 인식을 선거운동으로 극복하기 어려웠다는 말이다.

    – 여러 선본 간부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지역조직이 거의 안 움직였다고 한다. 후보, 유세단, 공약개발단만 바삐 움직이고 당 조직은 선거운동에 소극적이었다고 하는데 왜 그런 것인가?

    = 더 열심히 한 곳도, 덜 열심히 한 곳도 있겠지만, 당 조직이 안 움직였다는 진단 자체가 옳지 않다. 지역에 핑계 대면 안 된다.

    우리 당원들조차도 신명나고 열성적으로 할 수 없는 분위기였지 않나. 선거 얘기 하려면 주변 사람들에게 다 막히는데 어떻게 선거운동을 하나. 어떤 사업장에 들러 보니 전체 조합원의 민주노동당 지지율이 50%인데, 권 후보 지지율은 7%이더라.

    – 경선 후유증 아닌가?

    = 그렇지 않다. 경선 후유증이라면 낙선자들이 선거를 방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거꾸로 된 사례도 많이 봤다.

    – 앞으로 민주노동당은 어찌 해야 하는가?

    = 민주노동당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평가가 이번 대선 결과다. 대중들도 민주노동당에게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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