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지지 과격한 대중 결국 부담으로
        2007년 12월 17일 0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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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 곧 정권을 잡을 정당과 곧 정권을 잃을 정당 간의 한 판 격돌은 ‘정권 교체’를 실감하게 한다. ‘정권 교체’가 너무 평화적으로, 너무 싱겁게 이루어진다고 느끼던 사람들에게 마지막 장면은 그나마 약간의 흥분을 맛보게 해주고 있다.

    ‘정권 교체’를 그토록 열망한 서민 대중은 그 충돌을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있다. 승리의 날을 이틀, 사흘을 앞두고 보수주의자들은 전의를 남김없이 불태워 다행이고, 자유주의자들은 정권을 빼앗기는 아쉬움을 한 편의 동영상 감상으로 달래며 여운을 남겨 다행이다.

       
      ▲ 이명박 특검법 통과를 막으려는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국회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이 후보가 이를 수락한다고 하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사진=뉴시스)
     

    사회 경제적 양극화는 자유주의자들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고 그들의 노력은 대중이 느낄 만큼의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은 급격히 몰락하는, 생존의 위협을 받는 자영업자 계층이 만든 정권으로 볼 수 있다. 그들은 노동자들보다 훨씬 조직화되어 있다.

    청년 실업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동의, 묵인하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정권이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대중의 과격함은 이명박 정권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생활에 큰 변화가 없는 실망감을 무엇으로 메울 것인가?

    이명박 정권은 성장률을 올려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법으로 요구를 들어주어야 할 것이다. 결국에는 아마 국가 부채를 늘려서라도 이재오가 주장한 온정적 보수주의 정책들로 입막음하려 할 것이다.

    그런 와중에 정통 보수, 이회창은 이명박 정권에 실망한 대중을 기반으로 조갑제의 천하삼분지계를 실현하려고 할 것이다. 조갑제는 바람직한 한국 정치구도를 만들 전략으로서 천하삼분지계를 제시했다. ‘자유당’, 맛이 간 보수당에 정통 보수당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건 2002년부터 04~05년까지 ‘노동당’이 제기하고 실제로 이루어지는 듯했던 천하삼분지계와는 다르다. 이제 정세는 크게 변하여 ‘정통 보수’가 천하삼분지계를 제기하며 독립을 꾀하니, 사회민주주의자들은 한 발 물러서서 천하사분지계를 도모할 수밖에 없다.

    총선에서 영남이나 충청 지역, 조직된 노동자가 많은 선거구들에서 ‘이회창 당’의 후보가 한나라당의 표를 분산시킬 만큼 선전을 해주면, ‘자유당’을 제친 ‘노동당’의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다. 무능하고 오만한 ‘자유당’에 대한 심판의 잔치에 ‘노동당’도 참여할 수 있다.

    자유주의자들에게 이번 대선의 가장 큰 교훈은 “인민을 속이려 들지 말라”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을 몇 개로 쪼개고 다시 붙였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거짓 참회와 반성의 눈물을 흘리면서 마음속에는 억울함과 도덕적 자부심이 가득함을 대중은 알아보았다.

    이회창의 작은 성공은 “인민을 가르치려 들지 마라”는 교훈을 준다. 이회창은 두 번이나 잘난 척하다가 크게 매를 맞고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는 법을 배웠다. 그가 국민을 가르치려 들지 않고 겸손한 태도로 나오니 매우 황당한 짓임에도 불구하고 용서를 받았다.

    국민들이 ‘작은 것을 속인’ 이명박을 지금은 용서해주지만 실은 더 큰 것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가 곧 올 것이다. 지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분열한 자유주의자들이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단결하지 못한 사회주의자들이나 너무 낙담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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