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변협도 삼성 포로됐다"
        2007년 12월 17일 02: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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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심상정 위원장, 민변, 천주교 사제단 등은 17일 대한변호사협회가 삼성 특검 후보로 검찰 출신 변호사 3명을 추천한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정홍원(63) 전 법무연수원장, 고영주(58) 전 서울남부지검장, 조준웅(67) 전 인천지검장 등 3명을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 특별검사 후보자로 확정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그러나 변호사들로부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고, 민변, 사제단 등이 강력 추천했던 박재승 변호사가 특검 후보에서 배제되고,  ‘비검찰 출신’을 요구했던 목소리는 외면당하고 전부 검찰 출신 인사로만 선정됨에 따라 향후 특검 임명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사제단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특검 후보를 다시 검찰 출신으로 내세운 것은 특검을 아예 무효화하자는 것과 똑같으며 더욱 변협이 추천 요건으로 공언한 수사 능력을 감안하더라도 공안검사 이력을 갖춘 후보자들은 더더욱 자격미달"이라고 지적했다.

    사제단은 또 "특검 후보들 스스로가 수사 의지를 갖추고 있는지 또 공정한 수사를 어지럽히는 갖가지 외풍으로부터 수사의지를 보호해 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면서 "3인의 특검 후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아침 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전종훈 신부, 이덕우 변호사와 함께 대한변협을 방문했으나 문전박대당한 심상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심 위원장은 "박재승 변호사를 제외하고 거론되는 후보는 모두 고위 검사나 판사출신으로 삼성로비 대상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심 위원장은 또 "특히 검사장급 직위로 볼 때 김용철 변호사가 얘기한 일상적 로비 대상이라는 점에서 만약 그 가운데 특검이 임명된다면 특검마저 삼성의 포로가 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위원장은 "삼성특검이 현역(YB) 떡값 검사에서 OB 떡값 검사로 바꾸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대한변협이 박재승 변호사를 추천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대한변협도 삼성의 포로가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한변협이 국민들이 부여한 역사적 소임을 끝내 거부한다면 대한변협에 주어진 특검 추천을 포함한 특권을 폐지하고 국민들과 함께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변은 "특검 수사 대상이 돼야 할 사람들이 특별검사로 추천됐다며 누가 임명되더라도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없다"면서 재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참여연대도 "공안과 감찰 분야 고위직 검사 출신은 삼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변협이 특검 후보 3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함에 따라 대통령은 사흘 안에 세 명 가운데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하게 된다. 특별검사가 임명되면 최장 20일 동안 수사진과 사무실 마련 등의 준비기간을 거친 뒤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삼성 의혹 수사에 나서게 된다.

    특수수사통으로 불리는 정 전 법무연수원장은 대검찰청 강력과장과 서울지검 특수부장, 대검 감찰부장을 거쳐 광주지검장, 부산지검장을 역임했다. 고 전 지검장은 법무부 검찰 3과장, 대검 공안기획관, 대검 감찰부장 등을 거친 소문난 공안통이며, 조 전 지검장은 대검 검찰연구관과 공안기획담당관, 광주지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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