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위기 좋고 숨어있는 지지층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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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2월 12일 10: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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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에 나타나는 것처럼 꼭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각 지역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거운동의 달인 5인들이 전하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민심이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여론 조사에는 다 나타나지 않는 숨은 지지율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노동당의 흥겨운 선거 유세전은 이를 지켜보는 선관위원이 "율동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고,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자극할 만큼 선전하며 유권자들에게 적잖은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반면, 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이구동성으로 유권자들이 ‘단골 손님론’, ‘대안론’ 등의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난감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 선거운동과 관련해 열심히 한다고 당 안팎으로 소문이 자자한 5명의 선거운동 달인들이 말하는 각 지역의 민심과 선거 분위기를 전한다.

    부산 해운대구 "역대 대선 중 호감도 가장 높아"

       
      ▲안전모에 기호 3을 새기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안상택씨.
     

    국민승리21 때부터 2007년 대선에 이르기까지 권 후보의 선거운동을 뛰고 있는 안상택(50) 민주노동당 당원.

    그는 ‘빨갱이’ 라는 손가락질을 당했던 97년, 누구냐고 물어보던 2002년에 비해 2007년에는 손을 흔들며 응원해주는 시민이 늘어 여론조사의 낮은 지지율과 달리 상당히 ‘우호적’ 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밀짚모자와 선글라스, 안전모 등을 이용한 특이한 복장으로 유권자와 동료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그는 자정까지 이어지는 야간근무로 인해 퇴근 시간 홍보전에 결합을 못하는 대신 출근 시간과, 시민들이 많이 찾는 해운대 등의 유원지를 찾아 주말에 집중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선전하는 사람도 재미있고 보는 사람도 즐거운 선거를 만들기 위해 주변에 있는 친근하고 일상적인 소품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민주노동당의 깨끗한 정치와 부유세, 무상의료, 무상 교육 등의 민생 공약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좋은 정책이라고 인정받는 과정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반면, 유권자들로부터 ‘찍어줘도 안 될 사람, 단골 손님(후보)’ 이라는 지적을 받을 때에는 "찍고 그런 말씀을 하시라"고 권유하면서 당내 경선 과정의 절차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한다.

    그는 "지난 10년과 비교해보면 시대가 달라져서 그런지 민주노동당에 대한 호감도가 표와 관계없이 오히려 높고 우호적"이라며 "배는 고프지만 대선 뿐 아니라 총선을 내다 보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재미있게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 광산구 "미워도 다시 한 번과 민주노동당 사이"

    유세단에서 율동을 하느라 한 여름보다도 땀을 더 많이 쏟고있는 박수희(38) 당원은 아침 저녁에는 출퇴근 유세전을 벌이고, 낮에는 공단과 시장을 방문하며 주말에는 유원지 등을 찾아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열혈 주부다.

    박씨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광주 시민들의 우려가 높다"면서 신당을 향한 미워도 다시 한 번과,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민주노동당에 호기심을 보이는 광주 민심의 흐름을 전했다.

    박씨는 "주부들의 주 관심사인 자녀들의 사교육비, 취업문제 등을 말하며 아이들마저도 우리같은 일용직, 비정규직으로 살게 만들 수 없다. 아이를 위해 민주노동당을 찍어야 한다고 말하면 수긍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고무된 현장 분위기를 전하고 "무언가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아래로부터는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앞줄 가운데 모자 쓰고 우산 든 이가 박수희 당원이다.
     

    반면, 박씨 또한 선거운동의 난제와 관련해 "선거 벽보의 후보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가 사뭇 달라 유권자들이 또 나왔냐고 지적하면서 다음에 민주노동당을 찍어주겠다고 할 때는 참 어렵다"고 말했다.

    간혹 유세단의 율동을 따라 하느라 침을 맞아가며 활동하는 동료도 있고, 마음만큼 몸이 따르지 않아 뼈가 쑤시기도 한다는 박씨는 학생들의 앵콜 요청과 유권자들의 격려에 힘입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를만큼 재미있게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며 "마지막 뚜껑을 열 때까지 우리가 먼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충남 보령 "한나라당 대세론…민노당만 선거 운동"

    이덕표(43) 보령시 선대위원장은 사실상 한나라당으로 대세가 굳어진 가운데, 민주노동당만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대선보다는 총선을 대비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유세단의 율동을 배우느라 동영상 학습을 한 이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아성이 높은 보령을 바꿔야 세상이 바뀐다는 생각으로 회사에 매인 몸임에도 불구하고 출퇴근 시간과 유원지 등을 방문하는 주말에 홍보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는 유세보다는 유권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율동에 주력하고 있다.

       
      ▲청바지를 입고 있는 사람이 이덕표 보령시 선대위원장이다.
     

    이 위원장은 "지역을 다녀보니 공무원 등 지역민들이 제가 먼저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민주노동당의 정책이 제일 좋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고 또 직접 표로 찍어줄지는 모르겠지만(웃음), 민주노동당에 대해 인간적인 친근함과 호감을 갖고 있는 것도 느껴진다"면서 "다만, 또 나왔느냐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에는 좀 답답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뛰고 있다는 이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의 선전전으로 인해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에게 선거 자체가 신나고 즐겁게 다가설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면서 "남이 보든 안 보든 우리가 스스로 흥에 겨워 열심히 하다 보니, 보는 사람도 신이 나는지 민주노동당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격려하는 분들이 많아, 어느 정도는 목표가 달성된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 용인 "선관위원도 우리 율동 배우고 싶어해"

    경기 용인 수지 이마트 투쟁으로 유명 인사가 된 최옥화(45) 사무국장은 당원으로 가입한 지 1년여 만에 사무국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할만큼 이번 선거운동에서도 꼼꼼히 지역구 살림을 관장하며 퇴근도 없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 시장이나, 성당, 여성 모임회 등에서도 주부들의 일상 관심사인 아이들의 보육 정책과, 교육에 대해 민주노동당의 공약을 알리며 밑바닥 여론을 만드는 데에도 한 몫 하고 있다.

       
      ▲중앙유세단의 율동 모습(사진=진보정치)
     

    최 사무국장은 "재보궐 선거가 겹쳐 경기도 다른 지역에 비해 수지는 그나마 선거 분위기가 나은 편"이라며 "한나라당이 강세인 지역인만큼 민주노동당에 대해 호감도가 높지는 않지만, 유세단의 율동과 선전전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어 심지어 중앙선관위원들조차도 율동을 배워보고 싶어 하고, 한나라당 아줌마들도 자극을 받아 몰래 별도로 율동을 준비 중에 있다"며 고무된 분위기를 전했다.

    최 사무국장은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시민들에게 민주노동당의 차별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얘기를 하면 시민들이 민주노동당의 차별성에 다 공감하고 또 정책이 좋다는 것도 인정하는데 막상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아 간혹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최 사무국장은 "시장 등 서민이 밀집한 곳에 가면 여론조사로는 표현되지 않는 민심이 분명히 느껴진다"면서 "남은 기간 서민들과 선거운동원이 모두 즐겁게 선거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중앙 유세단 파견 등 중앙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동작 "여론 조사에 나타나지 않는 숨은 지지율 있어"

    김학규(43) 동작구 위원장은 아침 저녘에는 지하철 역 근방에서 출퇴근 홍보전을 벌이고, 낮에는 사무직 및 기술직 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는 보라매 타운과 상가, 시장 등을 방문하며, 남은 시간에는 친인척 및 지인들에게 전화 홍보를 하는 등 온 종일 선거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또 연말연시 인사 모임에 나가서도 ‘5대 걱정 없는 나라’ 등 피부에 와닿는 민생 문제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대안론을 설파하며 권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어깨띠 두른 이가 김학규 위원장.
     

    김 위원장은 "지역을 돌아보니, 카드 수수료 인하 운동의 성과를 기억하며 반응을 보이는 중소 상인들이나 민주노동당을 향한 노동자 등의 지지 흐름이 일정하게 형성돼 있는데, 여론조사에는 이같은 흐름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전반적인 대선 분위기에 따라 2002년처럼 반응이 뜨겁지는 않지만, 현재 낮게 나타나는 여론 조사 뒤에는 고정 지지층의 지지율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묻지마 정권 교체가 되면 안 된다"고 호소하고 있으나" 유권자들이 ‘단골 손님’론과 ‘민주노동당 대안론’ 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때면 설명이 길어져 답답한 부분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여론 조사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서민, 노동자, 비정규직 등 고정 지지층의 격려와 지원에 힘입어 당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는 김 위원장은 남은 기간 골목골목을 찾아다니며 이들과 접촉 빈도와 강도를 강화시키는 운동을 벌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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