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백만원 무게 못 이겨 세상 뜬 23세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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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2월 04일 05: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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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사채 빚 독촉에 시달리던 23세의 대학생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인터넷 대부업체에서 200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꽃다운 청춘이 고작 200만원의 사채 빚 때문에 날아간 것이다. 얼마 전에는 사채 빚에 시달리던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이 연달아 목숨을 끊기도 했다.

    대부업체와 사채업자의 빚 독촉이 얼마나 심하기에 채무자의 자살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민주노동당 민생지킴이(경제민주화운동본부)가 수집한 피해사례를 보면, 사채업자의 불법추심은 이미 도를 넘었다. 여성채무자에게 ‘밟아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하고, 실제로 빚 독촉에 견디다 못해 유흥업소에 들어간 여성도 있다.

    ▶연166%의 고리대에 선이자·수수료 강요, “몸 팔라” 협박까지

    경기도 안양의 한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김명자(가명. 56세) 씨는 물품대금 마련을 위해 3년 전부터 일수 빚을 쓴 것이 현재 10여 군데에 달한다. 이자율은 당시의 금리상한인 연66%를 초과했는데(지난 10월4일부터 연49%) 동료 상인들과 연대하여 빌렸다.

    한 보증인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자살을 시도했으며 현재 잠적했다. 한 할머니도 아들과 함께 보증을 선 뒤 돈을 빌렸는데, 빚 독촉에 시달린 끝에 지난 7월경 사라졌다. 사채업자는 김씨에게 “길거리에서 밟아 죽이는 수가 있다”고 폭언을 하는가 하면, 상점에 진열한 물건을 ‘이자’라며 집어가기도 했다.

    ▶대부업체 빚 갚으려 유흥업소 취직

    20대인 윤미진(가명. 서울 성북) 씨는 2001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900만원을 빌려 열대어 노점상을 시작했지만 실패하고, 700만원의 빚만 남겼다. 윤씨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돌려막기를 했지만 이자만 늘어났고, 채무상환을 위해 2002년 선불금 900만원을 받고 유흥주점에 취직했다.

    윤씨는 며칠 뒤에 업소를 탈출했으나 붙잡혀 감금당했고, 유흥주점 사장은 어머니와 협상을 통해 1300만원을 받고 윤씨를 풀어줬다. 2003년까지 윤씨는 카드빚 등을 갚기 위해 새벽에는 녹즙 배달, 오후에는 옷가게 점원을 하다가 스트레스로 인한 대상포진에 걸렸다. 김씨는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금융권의 전화와 방문추심으로 고통 받는 것을 보고, 집에서 나와 친척집에 무상으로 거주했다.

    ▶5,000만원 갚았는데 원금 950만원 그대로

    2005년 9월 대전에서 PC방을 개업한 장민관(가명) 씨는 임대보증금의 일부를 마련하기 위해 일수업자에게 950만원을 빌렸다. 하루 15만원씩 87일간 1305만원을 갚기로 했다. 연232%에 달하는 불법 고금리다.

    장사는 잘 됐지만 하루 15만원을 갚고 월세, 전기세, 인터넷요금, 컴퓨터 유지비 등을 감당하기가 벅찼다. 한번 일수를 갚으면 다시 빌리는 방법으로 현상유지를 한 것이 2년을 넘겼고, 손님은 줄어들었다.

    2년간 장씨가 일곱 번을 거래하면서 일수업자에게 갚은 돈만 5000만원을 넘는다. 사채업자는 장씨에게 아직 갚을 돈이 95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5000만원을 갚았지만 원금은 한 푼도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연체가 시작되자 사채업자는 PC방의 집기들을 가압류하고 경매 처분했다. 장씨는 “경매가 되면 비싼 컴퓨터도 헐값에 처분될 테니, 내 스스로 팔아 빚을 갚겠다”고 사정했지만 사채업자는 들은 척을 하지 않았다. 경매 후에도 “돈을 갚으라”며 심한 빚 독촉을 했다.

    ▶남편 빚 갚으라며 폭행

    김윤경씨(50대. 가명. 경기 고양)는 2007년 5월27일 저녁 8시40분경 일본계 대형대부업체의 추심원이 찾아와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김씨가 문을 조금 여는 순간, 추심원은 강제로 들어오더니 남편 빚을 대신 갚으라면서, 집안 집기에 딱지를 붙이겠다고 협박하며 공포심을 조성했다(가재도구 압류는 추심원이 아니라 법원 집행문을 부여받은 집행관만 할 수 있다).

    김씨는 집에 14개월 된 손자와 단 둘만 있던 터라 무서운데다가 아이가 심하게 울기에 추심원에게 집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했다. 추심원은 실랑이 끝에 김씨의 오른뺨을 때리고 팔을 비틀었다. 김씨는 무단침입, 퇴거불응, 폭행, 불법추심 죄로 추심원을 고소한 상태다.

    ▶사채업자와 싸워야 이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채무자가 전문 사채업자와 대결해 이기기란 쉽지 않다. 사채 피해자를 외면하는 치안당국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다만 녹음이나 상환내역 등 증거자료를 잘 모아두면, 사채업자와의 싸움이 마냥 불리한 것은 아니다.

    현행 대부업법상 연49%(10월4일 이전은 연66%) 이상의 고리대는 형사처벌 대상이고, 많이 낸 이자는 민사소송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지 않은 사채업자나 일수업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대부업체와 사채업자는 세금을 내지 않을 소지가 많기 때문에 세무서에 탈세 신고도 고려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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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기사는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보도라료를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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