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층 늘어도 민노당 화제 안돼 답답"
    By
        2007년 12월 04일 04:25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BBK, 위장전입, 대선 비자금, 보수 후보들의 무원칙한 짝짓기와 줄서기 등. 대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건만 누가 각 진영의 최종 후보로 나설지도 불확실한 채 중요한 정책이나 이슈에 대한 논쟁은 실종되고 하루 걸러 터지는 각종 의혹들만 난무하는 ‘고약한’ 대선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가 예정된 각 지역에서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대선 분위기를 반전시킬 뾰족한 해법이 없어 난감해하고 있다. 후보와 두 명의 선대위원장을 제외한 6명의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체감하는 대선 민심과 민주노동당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떨까.

       
      ▲권영길 후보의 대전 지역 유세에 함께 한 천영세 원내 대표.(사진=천영세 의원실)
     

    경남 사천 – 강기갑 "한나라당 묻지마 투표"

    강기갑 의원은 민주노동당 예결위원이다. 그는 국감이 끝나자마자 국회 예결위 활동이 바빠 주말을 이용해 농촌 지역과 젊은 층이 거주하는 지역을 돌며 한미FTA 반대 및 양극화 해소 등을 널리 알려내고 있다. 강 의원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대세론을 극복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꼭 이명박 후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을 위해 한나라당을 향해 무조건적인 묻지마 투표를 하고 있다"면서 "설사,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과 관련해 유죄로 밝혀진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흐름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사람들이 체감하는 실물 경제가 너무 어렵다보니 국민들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 후보에 대해 종교처럼 현혹되고 있다"면서 "민주노동당이 농민을 위하는 정당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될 사람을 밀어줘야 된다는 대세론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경북 포항 남구 – 단병호 "이명박 딴지 걸면 역적으로 몰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고향인 포항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다. 포항에서 대통령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대선에 대한 관심도 여느 지역보다 높다고 한다.

    중앙당이 기획한 노동 부분별 순회 및 도당이 준비한 일정에 맞춰 현장을 돌며 표를 조직하고 있는 단병호 의원은 "포항의 일반 유권자들이 온통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느냐 마느냐에 관심이 쏠려 민주노동당을 알리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단 의원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비판이나 평가를 하면 자기 지역에서 대통령이 나오는데 힘은 못 실어줄망정 딴지를 건다고 역적으로 몰릴 정도"라며 "민주노동당뿐 아니라 신당도 솔직히 포항에서는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울산 남구갑 – 이영순 경상일보 여론조사 민주노동당 정당 지지율 2위

    지난 3일 울산 지역 신문인 <경상일보>는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민주노동당이 14.7%로 1위를 한 한나라당(43.1%)에 이어 2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울산 플랜트건설 노조 조합원들과 함께(사진=이영순 의원실)
     

    이영순 의원은 이른 새벽 출퇴근 전부터 시작해 현장 간부들 간담회 및 저녁 재래시장에 이르기까지 주로 서민이 밀집한 지역을 돌고 있다.

    이 의원은 "전반적으로 정치권에 대한 실망으로 분위기가 차분히 가라앉은 듯하지만 지역 여론조사가 보여 주듯 울산에서는 민주노동당의 상황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이 의원은 "서민들이 정치권에 대해 욕을 하면서도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힘이 없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실제로 선전전을 할때 보면 손을 흔들어주거나 격려를 해주는 등의 반응이 일고 있으며 2002년 대선과 비슷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전 대덕구 – 천영세 "낮은 투표율에 민주노동당 피해 볼 듯"

    천영세 의원은 낮은 투표율로 인해 민주노동당이 피해를 보게 될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출신인 천 의원은 중앙당이 기획한 현장 순회 일정 외에도 대전역 등 대전 시민들이 많이 몰리는 길목에서 선전전을 펼치고 있지만, 냉소적인 분위기가 좀처럼 가시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천 의원은 "지금처럼 시민들이 대선에 무관심한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그 어느 때보다도 투표율이 굉장히 낮아질 것 같은데, 그럴 경우 민주노동당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 같아 걱정"이라며 "또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에게 민주노동당이 대안 세력으로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천 의원은 "난립하고 있는 많은 후보들이 정리되고 대선 판도가 단순화되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상황이 좀 나아지지 않겠느냐?"면서 "민주노동당의 정책이나 내용을 전하기에 앞서 전반적으로 깔린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 등을 걷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부천 원미을 – 최순영 "한계를 느낀다"

    "한계를 느낀다" 이른 새벽 출근 전부터 각종 정책 토론회 및 주민 간담회 등에 참여하며 민주노동당의 다양한 민생 공약을 알리고자 서울과 부천을 바쁘게 오가고 있는 최 의원은 온갖 외부 변수로 인해 출렁이는 대선 정국에서 민주노동당의 선전전을 펼치며 느낀 소회를 이같이 전했다.

    최 의원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발로 일단 무조건 갈고 보자는 인식이 박혀  새벽부터 당의 정책을 알리기 위해 이리저리 뛰고 있는데 사람들이 무관심해 분위기가 영 뜨지 않는다"면서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그렇게 높게 나오는 것을 보면 사회가 전반적으로 비리나 부패 등에 대해 그만큼 무감각해지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부동층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들에게 민주노동당이 화제나 이슈가 되고 있지 못해 고민"이라며 "이번 대선처럼 혼미하고 앞이 안보이는 답답한 선거는 난생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서귀포 남제주 – 현애자 "한나라당과 2강 구도 접전" 

    제주도는 조금 달랐다. 계급 투표 전략 아래 제주에서 표를 조직하고 있는 현 의원은 "제주도에서만큼은 한나라당과 민주노도당이 2강 구도로 접전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 의원은 한미 FTA 투쟁과, 제주해군기지 투쟁에서 보여준 민주노동당의 전당적인 헌신에 제주도민들이 점수를 후하게 주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현 의원은 "제주도민들이 한미 FTA에 대한 책임을 한나라당이 아닌 신당 측에 묻고 있어 신당은 존재감이미미하고,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도 가랑비에 옷이 젖듯 뽑으면 안되는 부패한 후보라는 이미지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은 몰라도 제주도에서만큼은 민주노동당의 선전을  기대해도 된다"고 낙관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