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까지 단일화" vs "위험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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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2월 04일 10: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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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을 보름 앞두고 후보들간의 원칙 없는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4일 신당 측의 정동영 후보에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며 짝짓기 대열에 본격 합류했다.

    문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2월 16일까지 누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지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받아 저와 정동영 후보 중 한 명이 살신성인의 결단을 할 것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기자회견하는 문국현 후보(사진=뉴시스)
     

    그는 "저희 둘의 출마로 인해 부패한 과거세력의 집권을 막지 못한다면 이 역시 역사의 잘못이 될 것"이라며 "누가 과연 한국 사회에 제기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국민에게 평가받아야 한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이같은 문 후보의 제안에 대해 신당의 정동영 후보 측은 "환영한다"면서, 후보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대선 투표일(12월19일) 열흘전인 10일까지 단일화를 끝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기 등 절차상의 이유로 후보단일화가 물건너갈 가능성은 희박해 범 여권의 후보단일화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단일화를 하는 방식과 관련해 "저와 정 후보의 결단을 이끌어 내기 위한 토론의 장을 준비하고 결단의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시민사회의 존경을 받는 분들께서 제안해 주시면 좋겠다"며 시민사회 진영이 토론과 방식을 주관해 줄 것을 주문했다.

    토론과 관련해 문 후보측의 김헌태 정무 특보는 이날 오전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정동영 후보와 사회경제적인 노선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 저희와는 큰 차이가 있다"며 "누가 차기 대한민국을 이끌어갈지를 판정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3~4회 정도의 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특보는 "이번 토론을 통해서 결국 국민들한테 결국 두 후보를 비교할 기회를 주면서 정동영 후보를 사퇴시키기 위해 싸우러 나가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합친다라는 것보다는 결과적으로는 단일화일지 몰라도 내용적으로 봤을 때는 어떤 협의를 통해 연립정부 이런 부분보다는 한쪽이 정확하게 국민한테 평가를 받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특보는 단일화 시점과 관련해 "12월 15~16일 정도가 되는 게 맞다"면서, 토론 의제와 관련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부패 투명사회 실현, 비정규직 일자리 등을 제시했다.

    한편 신당의 민병두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누가 더 훌륭한 대안인지 논의하고 토론할 용의가 있다"며 "서너 차례가 필요하다면 오늘부터 토론하면 되고 정치경제, 안보외교문제, 교육문제등 토론은 얼마든 수용할 수 있다"면서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민 위원장은 단일화 시기와 관련해 "충분한 정치적 효과에 기여할 수 있는 단일화여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들이 단일화됐다는 것을 알고 단일화 의미를 최소한 일주일 정도 선거 전문가들은 열흘 정도 기간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대선이 12월 19일이니까 12월 8일 정도는 마무리되어야 국민들이 공동유세도 하고 이런 것을 통해 마음이 결집현상이 생기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는 12월 15,16일도 가능하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이것은 굉장히 위험스런 것으로 설령 문 후보가 최종 단일 후보로 됐더라도 정치적 효과를 전혀 기할 수 없는 데드라인"이라며 이견을 드러냈다.

    민 위원장은 단일화 효과와 관련해 "BBK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 표심의 이동 , 단일화에 대한 국민심리를 이틀에 한번씩 추적하고 있는데, 상당한 정도 표의 이동 결집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단일화를 위한 단일화 모양새보다는 단일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며 대표적 시민사회 양심적 지식인들과 양당 후보가 밤샘 토론을 하면서 합의하는 등의 그런 과정이 중요하다"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 * *

    기자 회견문 전문

    2007대선 승리를 위한 문국현의 희망제안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국민여러분께 소중한 승리의 약속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 사람의 평범한 기업인이자 시민운동가로 살던 제가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오직 분노와 연민, 그리고 역사적 책임 때문이었습니다.

    국민의 대다수인 중소 기업인들을 소외시키고 대한민국을 소수의 재벌공화국으로 전락시키려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 온갖 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사람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가치관 상실에 대한 분노, 그리고 모든 서민들에게서 내 집 마련의 꿈과 희망을 빼앗아 가버린 사람들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현실 속에서 푸념과 한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대다수 서민과 중산층들에 대한 연민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더욱 서러운 건 그런 현실을 만든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런 사람을 혼내 주겠다는 사람은 건국 이래 가장 부패한 비리와 의혹투성이 대통령 후보라는 사실입니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을 하고 싶다며 직장을 찾아 헤매는 젊은이, 과로로 신음하는 가장, 하루하루가 불안한 비정규직 노동자, 집을 사며 빌린 돈을 갚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서민과 중산층의 고단함을 그 사람들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단 말입니까. 가슴 깊숙이 맺힌 서민들의 응어리와 한을 누가 풀어줄 수 있단 말입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 문국현은 그 동안 민생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 따라 이합집산만을 반복하며, 정쟁만을 거듭해 온 집권여당의 직무유기에 대해 엄중히 질책하며 대통합신당과 정동영 대선후보의 반성과 사과를 요구해 왔습니다.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 안타까운 현실을 만든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질책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반성하지 않는다면, 책임지지 않는다면, 무엇을 반성하고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 알려 줘야 합니다. 그리고 누가 과연 저 수구 부패 세력의 집권을 저지할 수 있는 최상의 후보인지 국민의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과연 누가 우리 경제와 중소기업을 살리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비정규직을 줄여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진짜 경제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인지 일대 일 토론을 벌여 국민의 검증을 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제안합니다.

    먼저 오는 12월 16일까지 누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지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받아 저와 정동영 후보 중 한 명이 살신성인의 결단을 할 것을 말씀드립니다. 저희 둘의 출마로 인해 부패한 과거세력의 집권을 막지 못한다면 이 역시 역사의 잘못이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 역시 모든 것을 버리고 결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힐 것을 요청합니다.

    둘째, 누가 과연 한국 사회에 제기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국민에게 평가받기 위한 공개토론을 제안합니다.

    세번째, 저와 정동영 후보의 결단을 이끌어 내기 위한 토론의 장을 준비하고 결단의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시민사회의 존경을 받는 분들께서 제안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2월 19일은 우리 대한민국이 부패를 극복하고, 500만개 평생일터를 마련하여 국민의 불안을 종식하는 대한민국 재창조의 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어떤 일이 있어도 희망의 끈만은 놓지 말아 주십시오. 저 문국현이 앞장서겠습니다. 희망의 불씨가 되겠습니다. 사람이 희망이고 국민 여러분이 희망임을 저 문국현은 굳게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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