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 후보, 마귀로부터 지켜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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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2월 06일 02: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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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친북 좌파 세력이 정권을 잡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목숨 걸고 막아야 합니다. 장로 대통령 후보를 마귀의 참소, 테러의 위협에서 지켜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지난 번에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말했다가 이방 종교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지만, 우리는 모두 ‘장로님이 역시 장로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이 어른이 큰일을 한다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꿈만 꿔도 행복합니다.”

막말이 오가는 정치권에서도 이렇게 노골적인 이야기를 듣기는 쉽지 않다. ‘마귀, 기도, 장로’ 같은 낱말이 보여주는 바 그대로, 앞의 인용은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말씀’이고, 뒷 인용은 연세중앙교회 윤석전 목사의 ‘설교’다.

『정치교회』(교양인)는 “대통령 만들기에 사활을 건 한국 정치교회의 속살”이다. 선교사 파송 국가인 미국에 의한 해방, 6.25 전쟁 중 북한으로부터 당한 핍박이 한국 기독교가 ‘친미 반공’이라는 이념에 기울게 된 역사적 기원이었다.

그래서 극우단체들의 집회에는 군복 입은 퇴역 군인들과 목사들이 절반씩 차지하고, 거대 교회의 유명 목사들은 하나님께 이명박의 당선을 기도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이 정교 분리를 명시한 헌법 20조를 흔들고 있다는 걱정은 어쩌면 비현실적 관념일지도 모른다. 이승만은 기독교인이므로 하여 오래 버틸 수 있었고, 김영삼과 김대중 역시 대통령이 되는데 신구 기독교의 힘을 크게 얻었다.

지난 시대에 가톨릭과 민중교회가 자유주의 정치세력을 지지한 것처럼 보수 교회 목사들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 역시 정교 분리보다 더 앞서야 하는 기본권일 수도 있다. 문제는 교회가 정치조직은 아니므로, 정치 일보다는 교회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인데, 금년 터진 두 사건은 한국 교회가 교회 일에 별 관심이 없음을 잘 보여준다.

아프간에 간 젊은이들의 목숨이 경각에 처해 있을 때, “더 많은 피흘림이 필요하다”는 광신이 한국 기독교가 말하는 ‘회개’의 참모습이었다. 이랜드 아줌마들에게 달랑 80만 원 주며 부려 먹은 것도, 매몰차게 내친 것도 기독교의 이름으로 행해진 것이고, 한국 기독교는 공범으로서 침묵의 연대를 굳건히 지켰다.

그래서 진중권 같은 이는 “애국하고 싶으면 그런 일에 나서지 말고 세금 먼저 내라.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를 소품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통렬히 공박했고, 권영길 후보가 종교인 소득세 부과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기에 이르렀다.

어린 시절부터 보수 기독교회에서 자라고 대학 때는 기독학생운동을 했다는 필자 김지방(<국민일보> 기자)은 “예전에는 제발 교회가 세상일에 관심을 가지길 간절히 바랐는데, 요즘엔 지나치게 관심이 많은 것 같아 아이러니를 느낀다. 그 아이러니의 해법을 찾고 싶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책은 진보적 복음주의에서 뉴라이트까지 한국 기독교의 현실과 미국과 유럽의 기독교 정당까지 교회 정치의 다양한 모습을 실감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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